-
강릉 시역(市域)을 돌아 동해로 흐르는 강원도 양양 남대천에는 매년 이맘때쯤 전후로 해서 머나먼 필생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언어떼 행렬이 아주 장관의 모습을 나타낸다고 한다. 귀소본능(歸巢本能)의 장엄함이 연출되는 것이다. 이곳에 도달하는 동안 연어들은 목숨 건 여정을 거듭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던져놓은 그물을 피하고 천적의 습격을 헤쳐나온 연어만이 다시 모천(母川)인 남대천의 품에 안길 수가 있는 것이다. 냉정한 자연의 섭리는 절대로 모든 연어에게 공평한 번식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100마리 치어 가운데 겨우 한 두 마리가 살아남아 남대천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연어가 정확히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는 능력은 태어날 때 선천적으로 하천을 감지할 수 있는 유전능력을 가졌다는 설과 후천적으로 어릴 때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11.17 11:14
-
북한 핵실험 충격을 벗어던지고 ‘햇볕 지키기’에 올인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행보에 대해 새삼 놀라움과 경탄이 모아지는 지경이다. 그는 정치적 고향 목포방문을 통해 “정치를 하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민족화해협력에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가 들어도 아리송한 말이다. ‘정치를 하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이란 표현으로 배수진(背水陣)을 친 채, 정치에는 개입 않겠지만 햇볕 지키기에는 온몸을 바치겠다는 이 말뜻이 현실정치 개입과 전혀 무관할 것이라고 말할 강심장이 또 있을 것 같지가 않다. 그의 목포방문 자체가 벌써 고도의 정치적 산술에 의한 것임을 모를 사람도 없다. 목포행에 동행했던 열린우리당 중량급 의원들이나 민주당 중진들이 김대중씨를 공통분모로 한 통합문제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11.10 15:12
-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의 대연합방식 정계재정비를 주장했다. 김 의장은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과거 민주당 지지자들이 분열한 것이 현 여권비극의 씨앗이라는 김대중씨 지적에 전적인 공감을 표했다. 종전까지 열린우리당을 이끌었던 정동영 전의장까지 열린우리당의 위기는 국민과 유리됐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자인했다. 불과 3년 전에 “최소한 30년을 집권하고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자”고 민주당을 깨고 나가는데 앞장섰던 인물이 누구였는가를 모를 사람이 없다. 그런데 김대중씨 말 한마디에 또 이렇게 넋 나간 듯한 장단을 맞추는 것이다. 온 국민이 북한 핵 불장난을 규탄하며 퍼붓기 식 대북 포용정책의 무망함을 성토하고 나섰을 당시 이들 여권수뇌부도 대북정책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입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11.03 14:59
-
2004년 봄 이 땅에 휘몰아친 ‘노무현 탄핵 역풍’은 그해 4월 15일에 실시한 17대 총선에서 한 살배기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기고만장 할 승리를 안겼었다. 탄핵안을 가결시킨 한나라당이 겨우 박근혜 치마폭에 매달려 제1야당으로 구명도생했었고 민주당은 원내 4당의 초라한 군소정당으로 급전직하하기에 이르렀었다. 그로부터 2년 후 민주당의 탄핵주역 조순형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보궐선거를 통해 당당하게 국회로 돌아와 있다. 한나라당 주역 홍사덕 전 의원 역시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으면 적전 분열을 피하고 무난한 국회입성을 했을 것이란 아쉬움을 남겼었다. 불과 2년 사이에 민심풍향계가 180°로 급격히 바늘 방향을 바꿔서 벌어진 일이다. 실정과 정책적 오류에 대한 단순 민심이반 현상이 아니었다. 많은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10.27 10:35
-
과거 우리 국민들 소위 재야 정치인들로부터 자주 듣는 소리가 있었다. 시대에 관계없이 그들은 언제나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살았느냐’를 좌우명으로 삼는다고 진부한 목소리를 높였었다. 그러나 세월 지나고 보면 그들에게 ‘어떻게 살았느냐’는 그다지 중요치가 않았다. 어떤 반칙을 하더라도 ‘무엇이 되었느냐’가 중요한 것이었다. 반드시 무엇이 되기 위해서 개혁이란 허울 밑에 국민을 쪼개고 찢는 선동정치도 불사했다. 그들 세력은 가진 자들 앞에서 정당한 권리주장을 할 수 없었던 못가진 자들의 주눅든 삶의 무수한 편린들을 고스란히 쓸어 담아 지지층으로 쌓아냈다. 가공스러운 북한의 핵실험 강행은 청와대가 모처럼 전직 대통령의 다른 말을 경청토록 했다. 그 외의 여러 목소리들에도 귀를 닫고 있을 수만 없도록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10.20 10:20
-
대한민국 건국 58년 동안 정국 격변기마다 죽순처럼 난립했다가 곧 역사 속으로 묻혀버린 정당들 이름을 다 기억할 수가 없다. 그 가운데는 군사독재권력이 정통성확보와 집권 들러리를 위해 태동시킨 사쿠라 관제야당도 있었고, 공천 장사를 서슴지 않았던 정상(政商)집단도 적지 않게 존재했었다. 80년대 이후로는 연고중심사회의 지역주의를 근간으로 한 지역정당이 꾸준히 지역감정을 부추긴 데다, 당내 세 불리해서 당을 뛰쳐나온 지역계파보스의 대통령병에 의해 급조된 패거리 신당이 이런 지역적 정서를 칼끝같이 자극시켜 이 땅 정당사를 왜곡시켜놓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제 새 정당이 생겨나서 새 이름 찾기가 힘들만큼 우리 정당역사는 일견 화려해 보이고 다채롭지만 그 많았던 정당들에 얼마나 확고한 정통성이 있었고 뚜렷한 정체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10.11 13:39
-
정말 모처럼만에 상쾌하고 속 시원해지는 소식 하나를 접했다. 지난 4월부터 장기 파업사태를 빚고 있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직원노동조합에 대해 학교 측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확고히 했다고 한다. 학교 측은 합동처장단 회의와 교무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지난 20일 현재 168일째 장기파업중인 직원노조에 그동안 쌓인 임금 40억원을 주지 않고 그 돈을 장학금과 도서관 신축 비용 등으로 쓰겠다고 결정했다. 25억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해서 어려운 학생들의 등록금 대출이자를 대신 내줄 계획을 세웠고 나머지 15억원으로는 도서관에 무인도서반납기를 설치하고 내년 초 5층 규모 도서관을 새로 짓는데 보탤 계획이라고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무노동 무임금’원칙을 지키겠다는 결의다. 학생들도 이 같은 학교결정을 적극 환영하고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9.28 16:12
-
한창 개구쟁이 노릇하던 아이 때 반 아이끼리 같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선생님께 누구는 더 혼나고 또 누구는 덜 혼났던 기억이 더러 없지 않을 것이다. 더 많이 혼난 아이는 평소 하늘같이 보인 선생님도 공정치가 못하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았을 것이다. 패배의식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반면 덜 혼난 아이는 아주 자연스럽게 우월감을 싹틔울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다 자란 어른 사회에서도 변함없는 철학으로 굳어진 바다. 17대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71명이 각종 범죄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고 그 가운데 20명은 아직도 재판을 받고 있다는 ‘2006년 6월말 현재 국회의원 재판 계류 현황’이 국회에 제출됐다. 4·15총선 때의 선거법 위반 48명, 정치자금법 위반 14명, 뇌물수수와 명예훼손 등으로 11명의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9.19 17:14
-
지난 5·31지방선거 과정에서 빚어졌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피습사건은 박 전대표 개인의 불행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땅 선거역사에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이었다. 언론을 통해 나타난 박 전대표의 옆얼굴에 아직도 상처자국이 선명했다. 그 모습에서 “60바늘을 꿰맸다니 성형수술도 함께하는 모양이죠.”라고 비아냥거린 글을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 파문을 일으켰던 주인공의 경박함이 새로 묻어나는듯했다. 또, 박 전대표가 그처럼 깊은 상처를 부지불식간에 입고도 당시 그런 의연함을 보일 수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도 했다. 겉보기 가냘프기만 한 여인의 몸으로 말이다. 딸은 엄마를 빼닮는다고 했던가. 32년 전 8·15광복기념 식전에서 고 육영수 여사가 간첩 문세광의 흉탄에 쓰러지던 장면을 40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9.13 09:30
-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장이 지난달 24일 경실련 등 시민단체와의 정책간담회에서 “민주개혁세력이 지난 10년간 민주주의 진전을 이뤄냈을지 모르겠으나 국민들은 먹고사는 문제에서는 무능했다고 생각한다. 잃어버린 10년, 활력을 못 찾은 10년이었다”고 말했다. 이 자리는 김 의장이 의욕을 보이고 있는 뉴딜(사회적 대타협)정책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이었다. 그러나 잃어버린 10년,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김 의장의 뉴딜추진은 곳곳이 난관이다. 재계는 경제인 사면요구의 불발로 반발하고 있고, 노동계는 노동자에게 일방적 요구를 하지 말라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청와대와 정부가 뉴딜에 부정적이다. 이로써 김 의장의 뉴딜정책은 좀체 햇볕보기가 어려워졌다. 이런 판에 대통령이 ‘도둑맞으려니까 개도 안 짖었다’는 ‘바다게이트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9.11 15:44
-
‘바다이야기’의 이름 그대로 도박공화국이야기가 먼 바다 속 이야기처럼 깊어지고 있다. 숱한 이야기들이 수면위로 떠올라 있지만 칠흑 같은 의혹의 바다 속 뚫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하필이면 게임기 이름을 ‘바다이야기’로 정한 것이 마치 바다 속으로 빠진 듯한 오늘의 정황을 미리 예언이라도 한 것 같다. ‘바다이야기’같은 사행성 게임기가 불과 2년도 안돼서 무려 6만여 대가 국내시장에 유통됐다고 한다. 이 땅 전역이 234개 시·군·구의 행정단위로 나뉘어졌으니 전국의 시·군·구마다에 평균 250여대 이상의 도박게임기가 설치돼 있었던 셈이다. 그러니까 도시 농촌 가릴 것 없이 동네 상가 골목마다 몇 집 건너서 24시간 노름방을 개장해온 꼴이다. 특히 정부청사 이전지로 확정돼 거액의 땅값보상이 이루어졌거나,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9.10 16:20
-
溫故知新(온고지신)은 옛것을 알면서 새것도 안다는 뜻이다. 공자 말씀에 옛것을 알고 새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할 것이며 현실 창조에 놓여서는 옛것을 알지 못하고 새것만을 좇아서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옛것도 새것도 온전할 리 없어진다. 다분히 편향적인 시각에서 과거역사를 살피게 되면 현실을 보는 눈도 편향적이고 인식이 치우쳐서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광복 61주년을 맞은 이 땅에 오히려 이념적 갈등이 깊어지고 커져 보이는 연유가 생각의 치우침이 강해진 까닭뿐일 것이다. 치우치고 기울면 균형을 잃어버려 바로 설 수 없다. 함께 절름발이가 돼야 하는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지금 그러하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군 작통권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9.10 16:08
-
어제까지 현직 차관급의 고등법원 부장판사였던 사람이 자신이 25년 동안 봉직했던 법대 앞에 끌려나와 후배 판사로부터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구속 수감됐다. 55년 만에 처음 일어난 사건이다. 고령의 노인들을 제외하고는 평생 보지 못했던 충격적 법조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다만 분개할 뿐이지 놀라워하지 않는다. 그만큼 면역이 된 탓이다. 즉 법조계가 이번 사건으로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기는 55년만이지만 폭발의 개연성은 언제나 도사려있던 터였다. 그동안 법조 주변에서 수많은 소송 브로커 사건이 터졌었고 각종 표현물을 통해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세태가 낯 뜨겁게 풍자됐었다. 문제는 이런 것들을 한 묶음으로 일부 법조인들의 자질문제와 연관지어 매도할 수만 없다는데 우리사회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우리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9.10 14:50
-
이 땅에 물폭탄이 걷히자마자 하늘은 우리를 다시 폭염의 찜통더위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사람 살기가 이렇게 힘든 것이냐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 가마솥더위는 당분간 더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이런 때 나라 정치라도 좀 시원한 구석이 보이면 얼마나 좋으랴만 우리 정치판은 소모전으로 달군 열기만을 더 내뿜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딱 한 가지 뚫린 구석이 있다면 국민 관심 밖에서 치러졌던 지난 7·26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일 것이다. 탄핵 주역으로 내몰렸던 민주당의 조순형 전대표가 거대 양당을 무력화시키고 다시 국회로 돌아온 사건은 선거에 대한 국민 관심권과 상관없이 작금의 민심을 통째 웅변했다는 의미가 부여될 만했다. 조 당선자가 7·26선거에 공천신청을 했을 때 여론의 반응은 두 갈래였다. ‘이제 현실정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9.08 15:25
-
한국 경제의 거점지역인 포항, 울산이 노동계 파업으로 파국을 빚은 여파가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클 것이다. 게다가 물폭탄에 함몰된 수재민들 구호가 하루가 다급한 상황이다. 이럴 때 고통을 분담하려는 자세가 곧 애국, 애족정신의 발로일 것이다. 반대로 이런 나라사정에 아랑곳없이 내 밥그릇 챙기기를 우선에 두는 행위는 어떤 명분과도 상관없이 이기주의의 극치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지난 포스코 본사 점거사태 건설노조 파업투쟁 과정에 나타났던 노동계 양대 산맥(민노총·한노총)의 행보는 주목되기에 충분했다. 특히 양대 노총이 같으면서 다른 길을 선택했던 때가 적잖았기 때문에 작금의 사태에 대한 그들 추이가 더욱 관심을 끈 것이 사실이다. 예견했던 데로 역시 양대 노총은 극명한 노선차를 보였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8.03 09:00
-
제헌 58주년 기념일이었던 지난 17일 아침 이 땅 전역이 물 폭탄 위기에 빠져있었고 이미 침수되어 쑥대밭으로 결딴난 지역이 전국일원에 적지 않았다.바로 그 시간에 국회에서는 제헌절 기념행사가 있었다. 임채정 국회의장은 이날의 경축사를 빌려서 또다시 개헌 공론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임 의장은 민생현안과 전혀 무관한 개헌 논의에 불을 붙일 정략적 호기를 폭우 때문에 놓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파당의 정략 때문이 아니고서야 천재(天災)였든 인재(人災)였든 국가 재난사태에 직면해서 ‘이른 시일 내 국회의장 자문기구로 헌법 조사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개헌론을 꺼낼 엄두나 냈겠나. 농사도 장사도 다 떠내려가 국민이 울부짖는 마당에 민의의 전당 국회의 수장(首長)된 사람으로서 말이다.임 의장은 지난달 취임사에서도 21세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7.28 09:00
-
지난 11일 시끄럽던 한나라당 대표 경선이 끝났다. 누가 당대표가 된 것이 국민에게 그다지 큰 관심사는 아닌 듯 보인다.강한 국민 이목은 대선후보 경선을 앞둔 한나라당이 이번 대표 경선 후유증으로 더 심각하게 당 단합과 결속을 해치지 않을지의 귀추에 쏠리는 것 같다. 대표 경선기간 내내 이(李) 박(朴) 대리전 노골화를 주저하지 않았던 한나라당이다. 따라서 대표 경선 결과가 대선후보 경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대표 경선 표 몰이에 종래의 밥그릇 싸움과 해묵은 색깔 시비가 일어나고 상호 뿌리파기가 당 지반까지 뒤엎어 거덜 낼 지경이었다. 신빙성 없는 여론조사 결과를 퍼뜨리고 하는 양이 꼭 수구(守舊)시장 난전(亂廛)이 들어선 듯했다. 설마 했던 북한 미사일 위기 앞에서는 보수꼴통 소리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7.20 09:00
-
무슨 선거이건 간에 선거 과정상의 갈등은 있기 마련이다.11년 전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전면 지자체 민선 1기를 출범 시키면서 맞이한 복병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이 지역 편 가르기였다. 선거에 이긴 일부 주민 세력이 신 토호세력으로 부상하고 줄 잘 섰던 공직자들이 파격 승진하거나 힘쓰는 부서를 독식한다는 말들이 조금도 헛말이 아니었다.심지어 어떤 지역에서는 청외(廳外)부시장, 부군수(?)가 지역사업은 물론 청내 직원들 인사를 좌지우지 한다는 기막힌 소리도 들렸던 터다. 때문에 기초단체의 자치권을 제한하거나 아예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선거제도를 바꾸고 없애야한다는 주장까지 간헐적으로 제기돼온 바다. 급기야 이번 민선 4기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는 기초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제를 통과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런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7.13 09:00
-
지난 주말 전국 자치단체들은 5·31선거에 당선된 민선 4기 단체장들의 취임식 준비로 꽤나 분주했을 것이다.한나라당 일색에 가까운 단체장 취임을 바라본 국민 감회가 어떨까? 스스로 만든 결과를 놓고 스스로 놀랐던 우리 국민들이다. 선거 전 드러난 한나라당 치부가 역겹다 하면서도 민심을 깎는 여권을 향해 미운 돌팔매질하는 기분으로 한나라당에 표를 던진 결과가 그렇게까지 나타날 줄은 예상 못했던 바일 것이다.초토화된 열린우리당이 지금 와서 생각하면 유권자들과 현직 단체장들이 압도적으로 반대했던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를 확대하는 선거법 개정을 막무가내로 왜 했는가도 싶을 것이다. 단체장의 지역구 영향력을 자신의 손바닥 위에 얹어 놓으려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입맛에 맞아 떨어진 만큼 그때는 어떤 반대 목소리도 귀에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7.06 09:00
-
6·25전쟁 56주년 되는 어저께 25일이 공교롭게도 노무현 대통령 임기 60개월의 딱 2/3를 넘기는 40개월 지나는 날이었다.노 대통령은 취임 3주년을 맞은 지난 2월 25일 국민에게 보낸 편지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빛바랜 흑백영화처럼 지나간다고 했었다. 또 대다수 국민이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불만과 반대가 많은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썼었다. “벌써 3년이 됐나 하는 분들도 계실 테지만, 아직도 2년이나 남았나 하는 분들이 더 계시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본다”는 구절도 있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새 어젠다로 ‘양극화 해소’가 최우선임을 강조했다. 즉,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의 극심한 사회 불균형 현상을 현 정부에서 기필코 해결해야할 지상명제(至上命題)로 새로이 꼽은 것이다.그러나 이는 참여정부 초기부터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6.28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