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 ‘현대판 데릴사위’ 공개모집 화제
최근 한 재력가의 ‘데릴사위 공개모집’이 연일 ‘화제’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뜨거운 빅뉴스로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이 사연의 전말은 1000억원대 재산을 가진 한 아버지가 혼기를 놓친 딸의 배우자를 ‘공개 모집’하고 나섰다는 것.
‘딸은 시집보내면 출가외인’이라는 우리네 고정관념을 깨기라도 하듯 ‘조건에 맞는 맞춤 사위를 구한다’는 내용의 공지가 알려지자, 인터넷에서는 남성들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지원자가 봇물 터지듯 넘쳐났다. 결혼정보업체 ‘선우’에 따르면 270명의 다양한 직종의 남성들이 ‘밑져야 본전’ 혹은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생각으로 대거 지원했다.



이번 화제의 발단은 강남에 1000억원대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김모(69)씨가 노처녀인 딸에 대한 ‘공개구혼’을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결혼정보업체 ‘선우’(방배센터)의 박영동(51) 대표에 따르면, 슬하에 두 딸을 두고 있는 김씨는 최근 딸의 혼사에 대해 상담을 하기 위해 이 회사를 방문했다.

두 사람은 박 대표가 과거 모 은행 지점장으로 일했을 때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이. 박 대표는 “평소 친분이 있는 김씨가 한두 달 전쯤 찾아와 공개적으로 집안을 이끌어갈 ‘데릴사윗감’을 골라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후 딸의 프로필 등을 파악, 회사 내 커플매니저 50인에게 설문을 해 김씨의 딸에게 알맞은 배우자의 조건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서 정리한 ‘데릴사위의 조건’은 이렇다.

‘차남이나 막내여야 하며, 딸에 준하는 학벌과 전문 직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 외모가 단정하고 종교도 같아야 하며, 올바른 가정교육을 받은 남성이어야 한다. 독자적 경제능력 또한 받쳐줘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한 김씨의 딸은 어떤 프로필을 내놓고 있을까.

선우 측에서 밝힌 공개구혼의 당사자는 올해 38세로, 미국대학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쳐 현재는 국내서 예술분야 전문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며, 연봉 6000여만원에 개인재산만 2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박 대표는 “해외유학파인 이 여성은 나이가 많고 다소 키가 작은 게 핸디캡이지만, 나머지 조건은 명문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공개구혼 공고와 함께 보도가 나가자, 인터넷에서는 이 공고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함께 ‘백마 탄 공주’에게 구애하기 위해 수백 명의 남성 지원자가 몰렸다.


데릴사위 경쟁률 ‘270대 1’

박 대표는 “회원들만이 주로 방문하는 홈페이지에만 공개했음에도 공고를 낸지 하루 만에 조횟수가 1만건이 넘었다”며 “보통의 공지사항의 조횟수가 평균 2000건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클릭 수”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당초 10일 정도 지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김씨 측에서 ‘세간의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러우니 일찍 후보 모집을 마감하자’고 제안했다”며 “11, 12일 이틀 동안 지원한 270명 중에서 사윗감을 선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식 지원자들 외에도 전국 각지 및 해외에서 문의전화가 수백여 통 왔으며, 회사로 직접 방문한 지원자도 적지 않았다”며 “심지어 모집 마감 이후에도 지원 이메일이 끊이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양한 직업 남성 이메일 쇄도

그렇다면 이 ‘까다로운’ 공개모집에 ‘감히’ 지원을 시도한 남성들은 어떤 조건을 갖춘 사람들인 걸까.

선우 측에 따르면 교수,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을 비롯해 대기업 및 공기업 직원, 보험회사 영업소장, 세무사, 목사 아들 등 다양한 직업군의 남성이 공개모집에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24시간 편의점 주인과 정치가 지망생도 있었고, 아이 둘 딸린 이혼남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실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지원자 가운데 일반에 이름이 알려진 사람도 한두 명 있다”며 “지원자 가운데에는 해외 교포도 있고, 부모가 대신 서류를 작성해 낸 사례도 있다”고 귀띔했다. 심지어 아랍어 지원서까지 1장 접수돼 급히 번역자를 구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

이들의 지원동기 및 변도 다양하다.

벤처기업 부사장이라고 밝힌 30대 후반의 한 남성은 “김씨 집안 재산을 보고 데릴사위가 되려는 것은 아니다. 자격 요건을 볼 때 적임자라고 생각해 신청한다”라고 적었다.

모 기업체의 임원이라는 한 남성은 장문의 편지에서 “자격이 없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도전’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해 문을 두드린다”는 간곡한 사연을 쓰기도 했다.

아들이 대기업 H사의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는 김모(59)씨는 아들을 대신해 신청을 하기도 했으며, 어느 목사는 “아무래도 하나님의 뜻인 것 같다”며 자신의 아들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뷰 >> ‘연예인 중매쟁이’ 변신한 전환경부 장관 손숙씨

지난 4월 결혼정보회사 (주)웨디안의 대표로 취임한 전환경부장관 손숙(63·연극인)씨가 연예인 노총각·노처녀들을 결혼시키기 위해 ‘중매쟁이’로 변신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은 손 대표와의 일문일답.

- ‘연예인 중매’에 나선 특별한 이유가 있나.
▲ 방송활동을 오래 하다 보니 연예인들과 인연이 맺어지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중매쟁이로 나서게 됐다. 연예 활동에 제약이 따르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인해 일반인들과는 만남의 기회 자체가 적은 후배 연예인들에게 좋은 만남의 기회를 주고 싶다.

- ‘연예인 중매’가 웨디안 측에서 내세우고 있는 컨셉트인가.
▲ ‘연예인 중매’를 하는 것은 웨디안이 다른 결혼정보회사와 달리 보다 다양하고 많은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를 차별적으로 내세우는 것이지, 특정 계층만을 공략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 최근 웨디안 측에 의뢰하는 연예인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들었다. 그들이 의뢰한 배우자의 조건은 무엇인가.
▲ K군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는 달리 매우 활달한 여성을 선호한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키가 작기 때문에 키가 크고 이목구비가 시원시원하고 움직임에 거침없는 여성이 이상형이라고 한다.
S양은 여느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만을 사랑하고 지켜줄 듬직한 남성을 원한다. 우리 커플매니저가 의심스럽게(?) 몇 번을 물어봐도 정말 얼굴은 안본다고 하더라. 키가 크든 작든, 몸매가 마른 형이든 살찐 형이든 상관없고, 그저 듬직하고 등판이 넓은 남자이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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