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신곡>이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단테가 지옥에서 천국까지 단계적으로 이동하는 순례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맞닥뜨리며 변해가는 내면세계를 관객들도 공감하고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단테가 품은 갈등과 고뇌는 바로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관객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재해석된 이번 공연은 2014년의 오늘을 살고 있는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과 깊은 사유(思惟)를 전달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단테의 신곡>은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옥을 견디는 존재로서의 단테를 더욱 부각하고 연옥과 천국을 보다 극적으로 극대화하기 위해 천국 부분을 아예 새롭게 각색했다. 또한 원작과 초연에는 없는 ‘단테의 그림자’와 ‘늙은 단테’를 등장시켜 단테가 스스로를 응시해 자기 성찰을 하는 존재로서 극의 방점을 찍는다. 극의 해석이 달라짐에 따라 무대도 새로 설계됐다. 저승과 이승의 경계를 지워 관객들이 현재성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15인조 국·양악 혼합 오케스트라로 이전과는 다른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공연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배우 지현준이 주인공 단테, 브라운관과 무대를 넘나들며 명연기를 보여주는 정동환이 단테의 길잡이인 시인 베르길리우스를 맡았다. 또한 압도적 존재감을 가진 박정자가 애욕의 여인 프란체스카로, 국립창극단의 주역 김금미는 인간의 죄를 심판하는 지옥의 판관 미노스로 출연한다. 창극 <장화홍련>에서 장화의 기묘한 매력을 발산했던 김미진이 단테의 뮤즈 베아트리체로 새롭게 합류한다. 
 
한태숙 연출과 고연옥 작가는 원작을 해석하고 분석하는 공동 작업을 통해 100편의 시 중 원작을 대표하면서도 동시대적인 보편성을 가진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를 채택했다.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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