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이 위헌이라는 헌재의 결정이후 여야 차기 대권주자들의 명암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수도이전 사업이 현정부 최대 국책사업이었던 만큼 이를 적극 찬성했던 여권 주자들은 그 위상이 위축된 반면 수도이전반대를 내걸었던 야권 주자들은 상대적으로 정치적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다.여권 주자중에서는 이해찬 총리의 실(失)이 가장 크다. 수도이전 사업에 한 발짝 떨어져 있는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에 비해 이 총리는 국정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위헌 판결로 인한 정치적 타격을 직접 감수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대독하기 위해 25일 국회 본회의장을 찾은 이 총리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을 물끄러미 바라봐야 했다. 물론 한나라당 의원들의 집단퇴장이 헌재 결정을 둘러싼 여야간 감정싸움이 아닌 이 총리의 발언이 빌미를 제공하긴 했지만 어찌 됐든 이 총리는 당분간 가시밭길 행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여권내 차기주자들과는 달리 야권 주자들은 크고 작은 득(得)을 챙겼다는 평이다. 특히 ‘수도이전반대’에 사활을 걸었던 이명박 서울시장의 주가가 상한가를 치고 있다.헌재 결정 직후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월간조선 조갑제 대표는 공개적으로 이 시장 지지를 선언했고, 당내 일부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이 시장을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하고 있을 정도다.

수도이전 문제와 관련해 당론을 결집시키지 못하는 등 리더십 부재를 야기했던 박근혜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손해를 봤지만 향후 충청권 달래기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손학규 경기지사는 이 시장과 함께 수도이전반대를 주창했지만 이 시장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해 평균점을 얻는데 그쳤다는 평이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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