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퇴임 후 바람에 대해 "근본적으로 나라가 안정 속에서 바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부분에 대해선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고 사는 게 유일한 희망이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전날 밤 방송된 중국 베이징TV(BTV) '양란방담록(楊瀾訪談錄)'에 출연, "나중에 내 임무를 마치고 (대통령을) 그만뒀을 때의 바람은 딱 하나"라며 이 같이 말했다.

'양란방담록'은 '중국의 오프라 윈프리'로 불리는 양란(楊瀾) 양광미디어투자그룹 회장이 진행하는 인터뷰 프로그램이다.

이번 박 대통령과의 인터뷰는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가국 정상들에 대한 특집 시리즈의 하나로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이뤄졌고, 9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방송했다.

박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치 입문 배경에 대한 질문엔 "사람이 살아가는데 한편으론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수양해 마음을 다스려야 하고, 또 한편으론 지혜와 의지를 갖고 바른 실천을 해가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면서 "나라가 어려워지고 할 적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뭔가 내 나름대로 기여해 이것(잘못된 점)을 바로잡으면서 나라가 안정되고 발전하는 길로 가야 하지 않겠냐는 마음 상태였기 때문에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고 답했다.

대선 출마 이유에 대해, 박 대통령은  "그것(정치)이 어떤 것임을 아버님(박정희 전 대통령) 곁에서 보면서 다 힘든 과정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출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부친 재임 시절 모친 육영수 여사 서거 뒤 5년 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던데 대해선 "(당시) 어머니를 대신해 쌓았던 경험이 지금도 알게 모르게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특히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친구 사이든, 국가 정상 간에든 배려와 신뢰,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생각, 뭔가 서로 같이 발전하려는 좋은 의지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그래야 국가·정상 간에도 신뢰가 쌓이고 친분도 정말 두터워질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그래서 내 외교정책의 기조가 '신뢰외교'다. 외교에 있어서도 그런 것(신뢰)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해가고 있다"면서 "사람이 뭔가 마음을 먹어도 경험이 없으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난 그런 소중한 경험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뢰외교 의지가 실천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젊은 나이에 부모님 두 분을 다 갑작스럽게, 그것도 비극적으로 잃고 나선 각종 중국 고전들을 읽으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었고, 고전에 담긴 선현들의 말씀이 내 삶의 등대 역할을 해줬다"며 "(펑유란(馮友蘭)의) '중국 철학사'도 그런 대표적인 작품들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또 "어린 시절부터 중국 문화·철학 등을 접하면서 중국인의 가치관·생활방식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중국 철학사'를 읽으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자기 수양을 끊임없이 하면서 마음부터 다스리고, 지혜·의지를 갖고 바르게 실천해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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