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창환기자]  변두리 월세조차 구할 수 없고, 자식을 낳는 여성성을 저주하고, 소외받는 노인의 비굴함을 곁에서 자조하는 연극 <경복궁에서 만난 빨간 여자>1130일까지 국립극단에서 공연된다.

경복궁에서 만난 빨간 여자는 자신을 내팽개치고 사회와의 벽을 쌓기 위해 온힘을 기울이는 도시 극빈들이 주인공으로 등장, 극중 드러나는 많은 비유로 노숙자, 극빈 가족의 사투를 보여준다. 그래서 경복궁에서 만난 빨간 여자의 전체 분위기는 어둡고 뒤숭숭하다.
대부분 관객들에게 이 연극의 첫인상은 낯설고 어쩌면 더러울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인물들에게 동조하고 몰입하고, 웃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 고여 있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연극의 시대정신을 느낄 수도 있다.
 
경복궁에서 만난 빨간 여자는 2014년 공연 예술 창작산실 지원사업 우수작품제작지원 선정작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연극 안티고네’, ‘아름다운 살인자!’ ‘보이첵’, ‘벚나무 그늘 아래에서 벌어지는 한 가문의 몰락사로 호평받은 김승철이 연출을 맡았는데 김 연출은 월세방에서도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가족의 절규와 악다구니를 들려주고 싶다고 연출의도를 전했다.
 
윤미현 작가의 ’ 3부작 <평상>에 이은 작품이다. 중견 연기파 배우 신현종이 낚싯대역할로 선 굵은 카리스마 연기를 선보이며 대학로 연기파 출신 김관장이 불 쬐는 할머니’, 독특한 외모와 개성이 강한 김민태 배우가 군복’, 신예 여배우 송영주가 비만역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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