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창환기자] 연극 <뜨거운 여름>12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뜨거운 여름>응답하라 시리즈등으로 떠오른 90년대 문화와 학창시절의 추억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세련된 유머 코드와 감성, 탄탄한 구성이 매력인 반면, 뜨거운 여름은 좀 더 솔직하고 소박한 분위기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어떻게 재현해야 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 보다는, ‘어떤 이들은 당시를 이렇게도 보냈다라고 눈치 보지 않고 진행하는 느낌이다.

연극의 소재는 인기가요, 만화방, 오락실, 노래방, 나이트클럽, MT, 슈퍼패미콤 게임기 등 친숙하다. 하지만 뜨거운 여름은 연극적 특성을 빌려 이들 내용을 더 솔직하고 소박하게 보이도록 한다. 심플한 무대 위에서 감정과 대사를 곧게 전달하는 연극 특유 분위기는, 머릿속에 담고 있는 아날로그적이면서도 아련한 과거들과 썩 잘 어울린다.

뜨거운 여름은 각본과 연출을 아마추어 느낌이 날 정도로 소소하고 솔직하게 밀고 나간다. 마치 모든 이야기가 작가의 실제 과거인 듯, 부끄러움을 무릅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작품으로 만드는 만큼 어떤 문학적 수식과 메시지를 부여해야 한다등 의욕도 적다. 대신 내 학창시절의 추억이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할지라도 감추지 않고 그대로 표현해도 된다는 열린 마음과 생기가 있다.

이는 누구에게나 후회를 남기는 어릴 적 그녀()’와의 사랑으로 더 분명해진다. 극중 주인공 남녀의 어설프고 순수한 대화, 스킨십은 그 시대 배경음악과 함께 관객들을 옛 감성으로 데려간다.

뜨거운 여름의 색깔은 글을 쓰는 초심자들에게 생각을 달리할 계기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거짓 없이 기록하려는 자세가 유머와 연결선을 생생하게 해줄 수 있다. 자전적 이야기를 구상할 때 실제 경험 티를 내지 않으려 한다면 스스로 몰입하지 못하고 남들에게 전달할 수 없을 것이다.  

공연시작 전 10~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근처에 몇몇 혼자 앉아 있었다. 청소년들이 혼자 관람하는 경우를 개인적으로 처음 본 터라 기억에 남는다이들이 스마트폰, 온라인 게임과 무관한 시절을 어떤 즐거움으로 바라볼지, 공연 중 시선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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