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전통 윤락업계가 존폐의 기로에 선 반면, 새로운 형태의 변종 성매매는 활개를 치고 있다. 성매매 특별법(이하 ‘성특법’)이 발효되면서 대대적인 단속이 이어졌고 이는 기존 성매매 시장을 고사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 점에서만 본다면 성매매를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확고한 성적을 거뒀다. 눈에 보이는 성매매 업소는 거의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 새롭게 생기기 시작한 휴게텔과 오피스텔 성매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은밀한 성매매다. 이는 한국 사회 모두를 사창가화 시킴으로서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수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향후 성매매 문제를 대처하는데 있어서도 더욱 큰 문제를 야기시켰다고 할 수 있다. 전통 윤락가의 몰락과 신종 윤락가의 등장을 집중 조명했다.

서울 용산역 인근의 한 사창가에서 지난 10년간 영업을 해왔다는 업주 김모(52)씨. 그는 성특법 이전의 시절에 대해서 하나의 ‘추억’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호황을 누리던 시절들이 이제는 다 가고 말았다는 이야기다.


옛 추억은 사라지고…

“성특법이 시작되기 전에는 그나마 먹고 살만했다.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직업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수요자가 있으니 공급자도 있는 것이 아닌가. 사창가 일대가 재개발 되면서 때로는 손님이 줄기도 하고 때로는 손님이 더욱 많아지기는 했지만 그나마 평균을 낸다면 지금처럼 힘든 경기는 없었다는 것이다. 아직 이곳에도 업소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도 하루가 멀다하고 이곳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을 떠날 계획을 잡고 있다. 특히 신종 업소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업태 자체를 바꾸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나도 조만간 이곳을 떠날 생각이다. 이런 식의 영업 성적이라면 도저히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이
다.”

전통 사창가가 몰락한 뒤로 가장 호황세를 누리고 있는 신종 업소는 휴게텔과 오피스텔 윤락이라고 할 수 있다. 휴게텔은 번듯한 건물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남성들이 드나들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성매매의 조건이 편리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설도 더욱 좋아졌다. 전통적인 사창가가 낡은 건물에 비좁고 더러웠다면, 이제 신종 휴게텔들은 고급 인테리어를 통해 성매수 남성들에게 보다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서울 강북의 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A휴게텔. 이곳에 하루에 드나드는 드는 손님은 50명에서 70여명. 아무리 적게 잡아도 하루에 400만원에서 600만원의 돈이 돌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아가씨와의 화대 배분이 대략 5:5 정도 되기 때문에 업주들은 한 달이면 수천만 원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
다.

지금과 같은 경기 불황에 특별한 대규모의 투자 없이 오로지 ‘아가씨 장사’로 그 정도의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휴게텔이 성행하고 있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휴게텔 업무 박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성특법이 신종 성매매 부추겨

“솔직히 성특법 이후로 성매매 사업은 더욱 활성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성매매 업소가 변신을 하면서 더욱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정부의 단속이 없었다면 기존 윤락업주들은 별다른 기획이나 새로운 업태를 생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그저 가만히 있어도 장사가 되는데 그럴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하지만 기존 사창가가 망하게 되면서 업주들은 자신들만의 살 길을 찾기 시작했고 그것이 새로운 업태를 개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떻게 하면 남자 손님들을 많이 끌어들일까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더 새로운 서비스, 더 좋은 시설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성매매 사업의 호황은 정부의
성특법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휴게텔은 성매매를 할 수 있으면서도 가격은 기타 성매매 업소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당연히 남성들의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기존의 퇴폐 이발소들도 휴게텔로의 전환을 속속 꾀하고 있다. 어차피 이발만 해서는 돈이 안 되기 때문에 이들 업소의 돈벌이는 성매매일 수밖에 없다. 하
지만 새로운 신종 유흥업소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진 이들이 서둘러 업태 변경을 시도하는 것이다.

특히 휴게텔은 자유업종에 속하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숙박업이나 목욕장업의 경우 각종 위생 관련 규제를 받기는 하지만 휴게텔은 그러한 것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누구나 업장을 개설하고 신고만 하면 영업을 할 수 있고 그 이후에도 경찰의 특별한 단속이 있지 않은 한 별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퇴폐 이발소는 이미 경찰의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퇴폐 이발소를 한다는 것 자체가 업주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휴게텔의 종업원들은 보건소에 갈 의무 역시 없다는 점에서도 자유롭다.


성병에는 속수무책 구조

기존 집창촌 여성들은 아직도 매주 1회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그것도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결국 성병에 대한 것으로 이어진다. 아무리 콘돔을 쓴다고 해도 휴게텔의 여성들이 하루에 10명 이상의 남성과 성관계를 갖다보면 자연스럽게 성병에 대한 노출이 높아지고 감염의
가능성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병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휴게텔과 더불어 일명 ‘오피스텔 성매매’라고 불리는 곳도 마찬가지고 성황을 이루고 있다. 별도의 오피스텔을 얻어 이곳에서 1:1로 남성과 성매매를 하는 것이다. 남성이 미리 예약을 하고 해당 오피스텔을 찾으면 마치 ‘불륜관계의 애인처럼’ 여성이 집에서 대기하고 있고 같이 샤워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유롭게 성매매를 할 수 있다.

오피스텔이 가정집과 비슷한 구조임을 감안한다면 각종 변태 행위도 가능하다. 화장실에서 섹스를 할 수도 있고 마루에서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싱크대 앞 등 남성들이 상상만 하고 있던 자극적인 섹스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러한 자극을 위해서 서비스 역시 더욱 발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섹스 전에 남녀가 함께 포르노를 보면서 자극을 받고, 역시 포르노를 보면서 섹스를 하는 신종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1:2, 혹은 2:2의 그룹섹스도 가능하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집단적인 그룹섹스가 일어난다는 점에서 오피스텔 성매매는 기존 사창가를 능가하며 남성들을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강남역을 중심으로 ‘이 일대가 사창가가 되었다’고 할 정도로 많은 오피스텔 성매매가 발생하고 있다. 오피스텔 성매매를 가끔씩 한다는 직장인 유모씨의 이야기다.

“사실 멀쩡하게 옷을 입고 기존의 홍등이 밝혀져 있는 사창가를 찾아가기는 여간 민망한 것이 아니다. 그것도 술먹고 여러 사람이 함께 간다는 모르겠지만 혼자서 간다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그러한 부담감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성매매 상권’의 출현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은 오피스텔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출입을 할 수 있고 혼자도 아무렇지가 않다. 오히려 이런 곳은 혼자가야 제대로 된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기존 사창가의 발을 완전히 끊었다. 더 좋은 시설과 아가씨, 서비스가 있는데 굳이 사창가를 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렇게 휴게텔과 오피스텔 성매매가 성행하면서 심지어 부동산 상권 조차 바뀌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상권은 무너질 수 있어도 ‘성매매 상권’은 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또한 이들 업소들이 신축 건물에 입주할 경우 주변 상권도 덩달아 활성화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곳에 들리기 전에 남성들이 주변에서 술을 먹거나, 혹은 성매매가 끝난 뒤에 간단한 식사를 하고서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휴게텔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장안동의 경우 주말에는 호황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말에 성매매를 위해 이곳을 찾는 남성들은 하루에 2000명에서 3000명 정도. 성매매 비용과 술, 그리고 식사를 합쳐 20만원만 쓴다고 해도 4천만원에서 6천만원 정도. 한 달로 따지면 수억원 대의
돈이 성매매를 매개로 쓰여 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성매매 상권’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특히 장안동의 경우 ‘성매매 손님들이 인근 상권을 살리고 있다’고 말한다. 비록 다른 돈은 아낀다고 해도 성매매에 들어가는 돈은 쉽게 지갑을 닫을 수가 없다. 돈이 몰리니 여성들도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경기를 ‘맑은’이다. 서민들이 죽어가고 있는 최근의 경기 상황에 비추어 본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경제 특구’라고까지 할 수 있다.

스포츠 마사지도 점점 새로운 형태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대딸방의 호황에 이어 마사지 서비스를 더욱 강화시킨 스포츠 마사지 업체들은 대딸방 아가씨들은 스카웃해 전혀 새로운 변종 서비스를 만들어 낸 것이다. 마사지는 기존처럼 해주면서 마지막 ‘마무리’에서 남자 손님들이 원하는 ‘마지막 2%’를
충족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의 대딸방 손님들도 상당수 스포츠 마사지 업계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업소들은 향후 특별하면서도 대대적인 조치가 없다면 계속해서 호황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어차피 성매매 수요 자체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 지속적인 ‘서비스의 공급’이 멈춰질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ㅂㄱ’을 아십니까?

한때 ‘ㅈ ㄱ’이라는 인터넷 은어가 유행했었다. ‘조건’ 만남에서 맨 앞의 철자만 따서 성매매를 하기 위한 그들만의 은어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이제는 대중화되었고 경찰에게도 알려지자 최근에는 다른 형태의 은어가 생겨났다. 바로 ‘ㅂ ㄱ’이 그것이다. 이는 ‘비건전 만남’의 약자인 셈. 건전만남
이 그냥 말 그대로 건전한 데이트나 만남이라면 비건전 만남은 당연히 성매매를 의미한다.

최근 비건전 만남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보다 은밀하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서 많은 말을 하는 것은 서로의 신상 정보를 노출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채팅은 짧게 한 후 바로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성관계를 맺는다. 일부는 공중전화를 이용하기도 한다. 전화번호를 추적할 수는 있지만 전화를 직접적으로 건 사람을 찾아낼 수 없으니 성구매자로서는 단속을 피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인 것이다.

최근 들어 온라인을 통한 성매매도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채팅이라는 것이 낯선 사람들을 만나 교제를 넓힌다기 보다는 오히려 성매매를 위한 창구로 전락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만큼 많은 여성들이 성매매를 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남성들 역시 성 구매를 위해 채팅방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1:1 거래이기 때문에 중간에 누군가에게 돈을 줄 필요도 없다. 그녀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때로는 형사들에 의해 적발되기도 하지만 일단 형사들이 목표로 삼는 궁극적인 상대는 성구매 남성들이고 때로 여성들의 경우 생계형 범죄로 인정될 수도 있기 때문에 벌금형이나 기소유예가 될 수도 있다. 여성들이 더욱 안심하고 성매매를 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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