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복장에 성적매력이…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최근 비행기 바(Bar)가 이슈가 됐다. 술을 따르는 여종업원들이 항공사 승무원 복장을 하고 있다고 해서 승무원 지망생과 항공사 노조가 발끈하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들은 ‘승무원에 대한 노골적인 성적 시선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하며 어떤 식으로든 항의를 할 생각이다. 하지만 경찰은 ‘특정 직업의 복장을 입혔다고 해서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성매매가 없는 상황에서 특별한 옷을 입는다고 그것이 처벌되는 것은 상식에서 어긋나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비행기 바가 생긴 것은 남성들의 일명 ‘복장 페티시’가 투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남성들은 승무원 복장뿐만 아니라 간호사, 교복, 오피스 레이디 등 다양한 복장에 대해서 성적 집착을 하고 있다. 도대체 남성들은 왜 이러한 복장 페티시에 사로잡혀 있는 것일까? 남자들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 심리의 내면을 들여다봤다.

직장인 최모씨는 최근 몇 년 사이에 ‘페티시의 즐거움’에 푹 빠졌다. 과거에는 그저 여자의 얼굴이 예쁘거나 몸매가 좋으면 만족했지만 요즘에는 그것만으로는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보다는 오히려 여자의 옷, 신발, 장신구 등에서 좀 더 ‘찐한 섹시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그는 ‘여자는 이러한 패션으로 완성된다’고 주장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가 말하는 것은 섹시함, 혹은 성적 욕구이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정확한 이유는 나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기차나 비행기를 탈 때 승무원의 복장과 신발, 스타킹은 나에게 큰 자극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섹시한 아름다움에 마음이 동요되는 것이다. 그래서 승무원들을 만나게 되기 전부터 기대감이 들기도 한다. 섹스를 할 때에도 여자가 완전히 알몸으로 있으면 오히려 매력이 떨어진다. 하이힐을 신고 섹스를 한다든지, 혹은 상의는 그대로 입고 하의만 벗고 하는 것에서 성감이 자극적으로 상승된다.”

그런데 이러한 페티시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또한 이러한 페티시의 스펙트럼은 말 그대로 사람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것도 사실이다. 그저 약간의 매력을 느끼는 정도의 남성이 있는가 하면 앞서 최 씨의 경우처럼 섹스를 하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부속품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라도 여성의 인체 이외의 다른 부분에서 성적 감흥을 느끼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적지 않은 남성들이 여성들의 제복, 그러니까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복장에 흥미를 느낀다. 간호사, 승무원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남성들은 왜 이러한 제복에서 섹시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한 제복을 입는 여성들은 대부분 서비스업에 종사하기 때문이고 그녀들의 친절함이 곧 섹스에서의 순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미지의 연상 때문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항공사 승무원의 경우에는 고객의 어떤 불평불만에도 우선은 친절한 미소로 대답해야 하는 것이 직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자들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변태적인 섹스, 혹은 자극적인 섹스에 여성들이 순종적이기를 바라는 것이고 이것이 제복을 입은 여성의 이미지와 중첩된다는 이야기다. 특히 ‘섹스에 순종적인 여성’이라는 이미지는 남성들이 무척이나 선호하는 것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남성들이 ‘드센 여자’를 싫어한다. 이는 남성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의 의견이 관철되기 쉽지 않고 피곤할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섹스는 어떤 면에서 봤을 때 지극히 개인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행위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드센 여자보다는 자신의 모든 욕구를 다 받아들여주는 여성들의 순종성을 추구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순종적인 여자를 선호하는 남성들의 심리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섹스는 한마디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섹스’라고 할 수 있다. 생각보다는 의외로 많은 남성들이 여성과의 섹스에서 자신의 욕구만을 추구하지는 못한다. 여성도 만족시켜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의무방어전’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러한 섹스에서의 의무감은 남성들은 한편으로 억압하는 기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순종적인 여성을 만나서 섹스를 하게 되면 어떨까? 이러한 의무감이 사라지고 남성의 스트레스 요인이 제거되면서 상당히 만족적인 섹스를 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이러한 점이 순종적인 여성을 바라는 남성들의 심리적이면서도 근원적인 배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일부 남성들이 여자 친구나 아내가 있어도 성매매를 하는 이유가 이러한 부분에서 해석이 가능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섹스 자체의 쾌감만으로 봤을 때에는 성매매 여성이나 자신의 아내와 큰 차이는 없다. 어쨌든 성적인 욕구 그 자체는 충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욕구 자체의 퀼리티이다. 스트레스가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자신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섹스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섹스를 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성매매 여성은 돈을 주는 만큼 상대에 대한 배려를 배제할 수 있고 이것이 스트레스 없는 섹스를 할 수 있는 중요한 작용 중의 하나라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여성을 만족시키지 못했을 때 오는 남성으로서의 자신감 부족이라는 면에서도 완전히 해방된다. 아내를 만족시키지 못했을 때에는 열등감을 가질 수 있지만, 성매매 여성을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열등감을 갖는 남성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제복이 주는 순수함, 정갈함을 범하는 것에서 쾌감을 느끼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제복을 입는다는 것 자체는 온전히 일에만 몰두하는 정갈한 인상을 주고 섹스와의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것들은 파괴했을 때 일종의 성적 쾌감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 남성은 “제복을 입은 여성이 성적인 욕망에 사로잡힌다는 생각을 해보라. 이는 남성을 자극시킬 수 있는 충분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는 어떤 순수성을 파괴했을 때에 느끼는 쾌감이 더해진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제복을 입은 상당수의 여성들은 남성들의 이러한 심리를 알 리가 없다. 그런 점에서 앞에서 언급했던 비행기 바(Bar)에 대한 기존 승무원이나 승무원 지망생들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되는 것도 사실이다. 누군가가 자신을 온전한 섹스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은 여성은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이러한 사실이 현행법상으로는 해결되기가 힘들다. 또한 제복을 좋아하는 남성들이 있는 이상, 제2, 제3의 비행기 바는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다. 기차 바도 가능하고 교실 바도 가능하다. 그러니까 기차 승무원을 입고 서빙을 하거나 대화를 하는 바, 그리고 마치 여고 교실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학생복을 입은 여성들이 서빙하고 대화하는 바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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