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창환기자] 반전에 반전으로 이어지는 연극 <술래잡기>가 대학로 우리네극장에서 연말 공연 중이다. ‘술래잡기는 관계를 알 수 없는 세 남녀가 빠져나갈 수 없는 밀실에 영문도 모른 채 갇혀 과거를 추적하는 내용으로 20131025일부터 지금까지 관객동원을 하고 있다.

술래잡기는 다중인격이라는 낯선 소재를 극의 중요 실마리로 선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인간 존재의 불완전성을 형상화하고 있다.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13년 동안 복역한 강대수, 아버지의 학대로 인해 방어적인 삶을 살고 있는 송지아, 보육원 생활로 인해 애정결핍을 겪고 있는 오수련이 등장해 극의 초반 긴장감과 궁금증을 서서히 증폭시킨다. 갑자기 닥친 불행이 그들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 아니라는 것에 궁금증은 배가된다. 이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답답함, 당황스러움은 끔찍한 범죄자의 작업실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무대와 어우러져 관객들의 집중을 돕는다. 사소한 것에도 의심을 품고 놀라는 인물들의 심리 변화는 배우들의 연기로 전달 된다.
 
처음 대면한 이들은 나이, 성별 등등 무엇 하나 공통점을 찾아내지 못하지만 모니터 속 정체 모를 인물의 수수께끼, 서로 간의 경계심, 언쟁 속에서 점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중 드러난 한 가지는, 모두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가질 수 있는 행복감을 상실했다는 것. 가정의 상실을 통해 이들은 타인으로부터 유기되어 사회로부터 고립된 삶을 살아왔다.
 
연극은 스릴러 장르답게 커플이나 여성 관객들의 예매 비율이 높은 편. 오픈런 연극의 강점이라할 수 있는 배우들 간의 호흡 역시 동일한 상황의 대부분 연극들처럼 노련하다. 공연을 마친 이후에도 찾아온 관객들과 시간을 나누는 광경은 오픈런 공연을 뛰는 배우들의 정성이라 보면 되겠다.
 
줄거리-
한 때는 평범한 삶을 살았던 남자의 이름은 강대수. 13년 동안 살인죄로 교도소에 감금되었던 그는 출소 후 이유도 모른 채 이곳 밀실에 감금된다. 그와 함께 밀실에 갇힌 송지아는 미술을 전공한 미대생, 오수련은 작은 BAR를 운영하는 젊은 여사장이다. 밀실에 갇힌 이들은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되고 그 속에서 조금씩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런 그들 앞에 나타난 납치범 산타. 뭔가 메시지나 암시를 담은 산타의 보급품으로 세 사람은 밀실에서 생활을 이어간다. 어느 날 셋 중 한 사람에게만 전달되는 산타의 특별한 선물이 밀실 속으로 전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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