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춤 파티’…“못하는게 어디있니?”


노래방의 탈선 불법 영업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기존에 불황을 겪고 있던 고가형 룸살롱과 단란주점이 시들해지고 있는 틈을 다서 노래방이 새로운 위세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은 물론 동네에 위치해 있다는 접근의 용이성 때문에 일반 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이에 발맞춰 노래방들 역시 ‘룸방형 노래방’을 만들거나 룸살롱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손님들의 구미를 자극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 경제 불황을 겪고 있는 주부들이 노래방으로 쏟아져 나와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과잉’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남성 고객들은 여자들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지속적으로 노래방을 찾고 있으며 이에 업주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노래방의 불법 탈선 영업을 긴급 취재했다.

동료들과 술을 한잔 할 때면 어김없이 노래방으로 향하던 중년 직장인 K씨(49). 은근히 취한 상태에서 노래를 부르면 옛 추억도 생각나고 무엇보다 생활의 활력을 되찾는다고 한다.


저렴한 가격에 도우미의 서비스 받아

그러나 최근 K씨는 자신의 이런 취향을 포기해야만 했다. 어딜 가도 기존에 보아오던 정상적인 노래방이 점점 사라지고 룸살롱의 형태를 띤 ‘룸방형 노래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기 때문이다.

K씨는 “가끔씩은 가족이 함께 노래방을 찾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도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저렴한 가격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거의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집주변 노래방 복도에서 남녀가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까지 봤기 때문이다. 어린자식을 둔 부모 입장에서는 여간해서 아이들을 데려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

하지만 K씨는 그곳이 내심 싫지만은 않았다고. 비싸지 않은 가격에 또 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아내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K씨는 예전에 해왔던 것처럼 ‘노래방에 간다’고 아내에게 말하고 그곳으로 향한다.

아내는 예전의 노래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 만약 그 사실을 안다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 한다. K씨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어보자.

“예전에는 노래방에 대해 도우미를 넣지 못하게 한다는 등 이것저것 단속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런 말조차 오간데 없어졌다. 그 누구도 문제 삼지 않고 업주들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노래방이 ‘국내 유흥문화’의 대세로 자리를 잡은 듯한 생각마저 든다.”


유흥문화의 대세는 노래방

룸살롱과 노래방을 합친 ‘룸방형 노래방’은 현재 도심 곳곳으로 파고들면서 서민들의 건전한 생활환경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들의 진원지는 강남구와 송파구 등의 유흥가였다. 하지만 점차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타 지역에서도 서둘러 비슷한 컨셉의 업소들이 속속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

이곳의 양주가격은 보통 10만원에서 20만원대. 하지만 이곳에 오는 계층이 계층인 만큼 저렴한 10만원대가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도우미들의 팁은 2만원. 비싼 곳이 3만원이며 그 이상으로는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두 명이 논다고 해도 최고 20만원이면 거나하게 취하고 신나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좋은 조건의 유흥 밤문화인 셈이다.

이러한 노래방들의 탈선 영업에 대해서 업주들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강북의 한 룸방형 업소 주인 N씨의 이야기다.


도우미 공급과잉 현상

“말이 불법과 탈선이지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유흥업소가 몇 군데가 있겠나. 소주를 파는 소주방이면 몰라도 양주가 있고 아가씨가 있는 곳은 아마 거의 다 불법과 탈선을 저지를 것이다. 그런 업소들을 모조리 단속하려면 아마 대한민국에서 남아있을 업소가 몇이나 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나라경제가 불안정하니까 먹고 살기도 힘들고 그러니까 서민들도 어쩔 수 없이 불법을 하는 것 아닌가. 나도 자식을 교육시키는 사람이다. 아이들 얼굴보기 부끄럽기는 하지만 굶어죽을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노래방은 이제 퇴폐의 온상이 되고 있다. 예전에는 캔맥주 몇 잔 놓고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이 전부였다면 이제는 북창동에 버금가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물론 옷을 완전히 벗고 쇼를 보여주거나 특별한 서비스를 하지는 않지만 남자손님들이 원하면 나체춤을 추거나 성관계 직전까지의 깊은 스킨십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룸방형 업소들은 ‘2차’도 공공연히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차피 도우미들의 입장에서도 팁만 가지고 생활하기 쉽지 않다.

한 시간에 2만원이 결코 작은 돈은 아니지만 도우미들의 입장에서 차비 빼고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실제 남은 돈은 거의 없다. 따라서 요즘에는 아예 도우미들이 먼저 2차를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최근에서야 노래방에 ‘참 맛’을 들였다는 직장인 G씨는 도우미들과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노래방 도우미들이 2차를 잘 나가려 하지 않았고 설사 나간다고 하더라도 15만원 이상의 높은 비용을 불렀다. 성매매에 대한 공급이 없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게 매겨지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하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단골 업주들에 따르면 지금은 ‘공급 초과상태’라고 한다. 가격은 낮아지고 협상의 주도권은 당연히 손님들에게 올 수 밖에 없다. 어떤 때는 5만원에 잠자리를 한 경우도 있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거의 대부분 10만원 이하로 협상을 해볼 수 있다. 협상하는 재미도 있고 예전보다 낮은 가격으로 잠자리를 할 수 있기에 그 재미가 짭짤하다.”

노래방이 새로운 성매매창구로 변함에 따라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다름 아닌 성병의 문제다. 기존의 룸살롱이나 집창촌에서는 그나마 보건소를 통해서 성병 관리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성병에 대한 관리가 거의 완벽하게 없어져버린 셈이다.

개개인이 관리를 하지 않는 한 이 문제를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업주들은 물론이고 보도방 실장들도 이러한 문제에 개입하지 않고 개입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손님들에게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또한 노래방 영업이 잘 되다 보니 일부에서는 가짜 양주 피해도 되살아나고 있다. 만취된 상태에서 2차로 룸방형 노래방을 찾게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가짜양주에 대한 구분도 힘들어 노래방을 중심으로 가짜 양주가 다시 나돌고 있다는 이야기다.

또 최근에는 도우미의 세계에서 연령제한도 거의 사라졌다. 초창기에는 주부들이 많이 도우미생활을 해왔고 그 다음에는 대학생이나 젊은층이 주류를 이뤘다면 이제는 그런 경계가 완전히 사라졌다. 20대에서 40대까지 골고루 분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불법 노래방에 대한 단속은 요원하다. 가끔씩 해당 관청에서 단속을 하기는 하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고 영업 정지가 끝난 다음에는 또다시 버젓이 비슷한 행태의 영업을 하는 노래방이 많기 때문이다.


#‘룸살롱’에도 등급과 종류가 있다

룸살롱은 고급 유흥문화의 대표격으로 불린다. 학창 시절에는 주점이나 호프집을 다녔다면 성인이 되고 회사 내에서의 직급이 높아질수록 한번쯤은 반드시 겪고 가는 곳이 룸살롱이다.

하지만 이름이 ‘룸살롱’이라고 다 같은 룸살롱은 아니다. 그곳에도 분명 등급이 있고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등급을 결정하는 것은 가격대, 인테리어, 혹은 아가씨들의 수질 등이다. 그렇다면 룸살롱의 등급은 어떻게 매겨지는 것일까.

일단 누가 봐도 ‘최고급 룸살롱’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이곳은 멤버십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나가다 ‘좋아 보인다’고 해서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멤버십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마담이나 웨이터하고 친분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 이곳에서 파는 술은 당연히 최고급 양주.

한 병에 최소 100만원이 넘는 로얄 샬루트나 조니워커 블루 등이 이곳에서 ‘흔하게’ 먹는 술이다. 아가씨 팁도 꽤 높다. 한 명당 15만원 정도.

2차를 나갈 때에는 40만원에서 50만 원 선에서 결정된다. 2명이서 술을 먹고 2차까지 하게 되면 총 250만원이 든다고 보면 된다. 결코 일반인들은 함부로 갈 수 없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은 ‘성인클럽’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최고급 룸살롱 아랫단계에 있는 유흥주점으로써 흔히 접대를 위해 많이 찾는 곳이다. 술값은 대략 15만원 안팎. 윈저나 딤플, 임페리얼 등을 먹는다. 2차 비용 20만원에 팁은 10만원. 최고급 룸살롱에 비하면 반값 이하라고 보면 된다.

‘비스니스 클럽’은 성인클럽보다 낮은 위치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술값의 경우 한병당 20만원으로 오히려 더 비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안주가 무료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노래방과 비슷한 형태의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이외 아가씨 팁이나 2차 비용은 성인클럽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가장 아랫 단계에 있는 것이 ‘단란주점’이다. 양주는 보통 10만원 넘지 않고 맥주만 먹어도 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른 곳에 비하면 비교적 소규모로 아가씨들의 수질 역시 그다지 높지는 않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한 달에 한번쯤은 가볼 수 있는 정도.

최근 유흥업소 관계자들은 이러한 등급과 차별화를 오히려 마케팅의 하나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는 컨셉이 확실해야만 손님들도 안심하고 이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 두바이 룸살롱의 이영민 상무는 “괜히 시스템이 복잡하고 헷갈리면 손님들이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의 하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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