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창환기자]  연극 <리타>201521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에서 공연된다. 공효진, 강혜정이라는 톱스타를 캐스팅하면서 화제를 일으킨 리타1980년 영국에서 리타 길들이기(Educating Rita)’로 초연된 명작으로, 극작가 윌리 러셀의 대표작이다. 국내에서는 1991년 초연됐다. 1984년에는 영화로 제작, 권위 있는 영화제의 주요부문 수상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대중 코미디와 다소 거리가 먼 성격과 2인극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음에도, 연극 리타는 티켓 오픈 이후 줄곧 인터넷 예매사이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명 배우들이 선택한 연극에 대한 기대심리 덕분이다.
 
작품은 미용사 리타가 배움에 대한 콤플렉스 등을 극복하기 위해 평생교육원에 입학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리타는 염세적인 프랭크 교수 밑에 있으면서 과거의 자신과 앞으로의 자신을 고민한다. 리타와 교수는 점점 서로의 변화를 목격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연극 리타는 전도연, 이태란, 최화정 등 당대 여배우들이 거쳐 간 작품이다. 이번 공연을 함께하는 공효진의 경우 연기경력 15년 만의 첫 도전이다. 강혜정은 연극 프루프를 마친 후 4년 만에 돌아왔다.
 
공효진과 강혜정의 상반된 스타일은, 배우가 선택 가능하다는 연극적 요소아래 즐거운 고민으로 작용되고 있다. 같은 대사를 뱉고 동일한 행동을 저지르는 주인공일지라도 배우에 따라 전혀 다른 디테일과 목소리로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이다. TV, 영화, CF 등에서 익숙하게 봤던 배우들의 경우 더 생생하다. 관객들은 극 내용 이외의 매력에 몰입할 수도 있다. 출연하는 배우를 잊은 채 극중 인물로만 여기지 않고, 지금 나는 누가연기하는 그 배역을 보고 있다는 인식 말이다.
 
이런 점이 연극을 관람하는 데 있어서 단점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어떤 연극배우의 연기를 보다가, 과거 다른 작품에서 이미 그와 만났던 사실을 생각해냈을 때의 반가움과 친근함은 무대와 나를 더 가깝게 만들어 줬다.) 극에 대한 집중 여부는 희곡의 수준과 배우의 연기력에 달려있을 뿐이다.
 
이번 작품을 두 번 관람한다면, 동일한 인물이 얼마나,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둘 중 어떤 배우가 20대 후반의 아는 것 없지만 배움에는 목마른 말괄량이 미용사를 완벽하게 재현 했는지, 혹은 자신만의 새롭고 개성 있는 리타를 창조했는지 비교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극 잠깐의 암전마다 위대했던 명사들의 문구가 나와 분위기 전환과 고조를 돕는다. 그중 작가 알베르 카뮈와 제임스 조이스의 문구가 리타의 결심 동기 혹은 교수의 냉소와 허무를 대변해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공은 언제나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오지 않았고 그것은 내 인생에 큰 가르침이 되었다- 알베르 카뮈.
-예술 그것은 아무 쓸모가 없다- 제임스 조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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