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학파’ 부유층 자제들이 주범

대마초 흡연과 마약 복용 등 유학생들의 비뚤어진 탈선행각이 도를 넘었다.

해외 유학이나 여행 중 현지에서 대마나 환각제 등을 접한 이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계속 마약의 유혹에 빠진다. 최근 유학파 부유층 자제들이 대마초를 몰래 피워온 혐의로 대거 검거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며 대부분 해외유학파인 부유층 자제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유학시절 대마를 접한 이들은 귀국 후에도 같이 어울리며 상습적으로 몰래 마약을 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판매책으로 활동한 대학생 A씨는 미국에서 유학중인 지인에게 부탁, 내용물이 채워진 화장품 케이스 안에 대마 50g을 감춰 이를 우편물로 전달 받는 대담한 수법을 사용했다.

이것은 밀수범들이 자주 이용하는 수법으로 지난 2002년 대학로에 대마와 마약 등을 유통했던 대학생 40여명이 검거된 사건에도 이용된 바 있다.

이번에 적발된 15명중에는 대학생이 6명이나 포함돼 있어 환각제가 대학가를 중심으로 널리 퍼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해외 유학생이나 여행객들이 해외서 체류하는 동안 쉽게 접하게 되는 대마나 마약류의 환각제들은 이들이 귀국할 때 일일이 모발 검사나 혈액 검사 등을 실시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 적발이 어렵다. 이러한 허점을 이용해 대학생들이 해외에 나가 몰래 대마나 마약 등을 즐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태국이나 필리핀 등지의 동남아 국가는 비교적 단속이 느슨하기 때문에 환각여행을 주선하는 브로커도 상당수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팁 이외의 부수입을 위해 주로 신혼부부와 젊은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은밀하게 자신들만의 여행상품(?)을 권한다.

필리핀에서 가이드로 활동하다 귀국한 J씨(31)는 “예전에는 가이드가 대마를 권하면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먼저 대마나 환각제 등을 구할 수 없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주로 가라오케의 룸이나 호텔 방에 모여 대마를 피운다는 게 J씨의 귀띔이다.

현재 대마나 환각제를 찾는 주고객은 대학생들이지만 점점 이용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 그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002년에는 유학생들이 대학가에 대량으로 마약을 유통시켜 40명이 무더기로 구속되는 일이 있었다.

귀국한 유학생들을 비롯한 젊은이들은 대부분 테크노바와 여관 등지에서 주로 환각파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환각파티'에는 어린 여대생과 의대생까지 서슴지 않고 가담했다.

검찰에 따르면 적발된 마약사범 가운데 상당수가 어렸을 때 해외 유학을 떠나 마약을 접하고 유학 생활을 한 인물들로 귀국한 유학생 출신들끼리 어울리며 마약에 손을 댔다.

최근에는 10대들이 엑스터시 등 각종 환각제를 복용하다 적발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대마나 환각제 마약 등을 몰래 하는 연령층이 어려지는 것이다.

대마초의 경우 가격이 마약류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8만원선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학생들이 대마초 정도는 별거 아니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모 대학 앞에서 바를 경영하는 K(54)씨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마초를 피우는 학생들을 자주 보지만 모른 척할 수 밖에 없다"며 “이들은 대마초를 그저 담배보다 조금 센 것 정도로 알고 피운다"고 말했다.


#신종마약의 종류

최근 유행하는 신종마약으로는 (MDMA, YABA)와 ‘물뽕’(GHB)이 있다. 이것들은 먹기 쉬운 알약형과 음료 혼합식 분말로 되어 있어 급속히 퍼지고 있다.

특히 이중 '물뽕'은 GHB(Gamma-hydroxybutyrate)라 불리며 2002년도부터 부유층 대학생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성범죄용으로 악용돼 ‘강간용 약물(Date Rape Drug)’이라 불리기도 한다.

특히 별칭 그대로 성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술을 판매하는 유흥가 지역을 중심으로 단속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마약관계당국에 따르면 이들 신종 마약은 일반 마약류와 달리 음료나 술에 섞으면 투명한 형태로 변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워 모르는 사이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복용 후 24시간 이내에 인체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사후 추적도 어려워 단속이 쉽지 않다. 당국에 따르면 2년 전부터 국제 마약 조직들이 GHB를 합법 상품으로 위장, 국제우편 등을 이용해 세계각지로 밀거래까지 하고 있다 .

한국의 경우 인터넷 보급 확산과 고도로 발달된 택배망으로 ‘물뽕’의 국내 유입과 유통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또 인터넷을 통해 제조공법까지 공개되는 바람에 ‘물뽕’의 제조 공법을 익혀 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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