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해롤드&모드’

[일요서울|이지혜 기자] 연극계 대모 박정자, 연기파 대세배우 강하늘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연극 <해롤드&모드>가 지난 9일부터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극중 ‘모드’로 출연하는 52년 연기인생의 배우 박정자는 단 한해도 빠짐없이 14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한 연극계의 살아있는 신화이다. 그런 박정자가 인생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는 연극 <해롤드&모드>. 2015년 새해 ‘대체 불가한 영원한 모드’의 무대가 기다려진다.

여러 가지 규범들에 얽매이기 거부하는 부잣집 도련님 해롤드는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자살Show를 벌이는 것이 유일한 취미다. 어느 날 해롤드는 한 장례식장에서 80세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엉뚱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할머니 모드를 만난다.
자유분방한 모드의 일상에 함께하며 해롤드는 싱그러운 삶의 즐거움을, 그리고 난생 처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천방지축 귀여운 모드를 사랑하게 된 해롤드는 그녀의 80번째 생일을 기념해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사랑의 징표로 반지를 준비한다. 하지만 모드는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대로 자신의 80세 생일 날 아름다운 죽음을 맞기 위해 이미 약을 먹은 상태인데…

콜린 히긴스의 소설 <해롤드 앤 모드>가 원작인 이 작품은 1980년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선보여져 이내 프랑스와 독일을 거쳐 전 유럽을 강타, 재공연을 거듭하며 관객들을 중독 시킨 수작이다. 자살을 꿈꾸며 죽음을 동경하는 19세 소년 ‘해롤드’가 유쾌하고 천진난만한 80세 할머니 ‘모드’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소동과 두 사람 사이의 우정, 사랑을 다룬 이 연극은 블랙 코미디이고 컬트 연극이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장난끼 넘치며 황당할 만큼 의외의 사건들이 펼쳐지며 관객들의 웃음을 불러일으키지만 한편으로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한다.

해롤드와 모드, 소년과 노인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 이 이야기는 단순히 흥미 유발을 위한 엽기적 러브스토리가 아니다. 연극 <해롤드&모드>에는 ‘죽음’이라는 테마를 다루면서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를 깨닫게 하고 인생의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되짚어 보게 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19세 소년 해롤드가 동경하며 연이어 벌이는 자살 소동을 통해서 ‘죽음’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쇼’로 간주하고 ‘죽음의 가벼움’을 이야기하며, 80세 할머니 모드가 꿈꾸는 ‘삶’을 통해서 ‘인생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해롤드와 자유분방하고 천진난만한 모드는 기존 사회의 통념, 질서나 논리의 틀을 뒤엎는 유쾌한 억지스러움을 무기로 우리의 정서를 북돋으며 안아주고 토닥여준다.

이번 공연에는 연극계 살아있는 역사 배우 박정자가 무대에 오른다. 박정자는 그녀 자신이 곧 모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모드와는 떼어놓을 수 없이 캐릭터에 동화됐다. 관객들은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매력 넘치는 명랑한 할머니 모드가 제시하는 삶의 즐거움과 인생의 지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번 공연에는 대세남으로 떠오른 배우 강하늘이 무대에 올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진정한 배우의 길을 걷기 위해 눈앞의 요행을 바라지 않고 차곡차곡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될성부른 떡잎’ 강하늘이 선보일 역대 최고의 매력을 지닌 ‘해롤드’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극 <해롤드&모드>의 티켓 가격은 VIP석 6만 원, R석 5만 원, S석 3만 원이다. 예매는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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