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 출신 성형외과 실장 A씨 충격 증언

최근 자살한 연예인 B양이 생전에 약물중독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B양이 사용했다는 약물은 프로포폴이라는 것으로 수면마취제 일종이다. 이 약물은 주로 성형외과에서 전신 또는 부분마취제로 사용한다. 이 같은 주장을 한 이는 강남의 모 성형외과 실장 A씨다. A씨는 과거 TV브라운관을 통해 자주 얼굴을 비쳤던 유명 연예인으로 이 병원에서 제 2의 삶을 살다 지금은 퇴직한 상태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B씨는 왜 프로포폴에 중독됐던 것일까. A씨는 이에 대해 B씨가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어 이 약물이 없으면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프로포폴은 신종마약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많아 고발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다뤄진바 있다. 이 약은 일반인이 쉽게 손에 넣기 힘들다. 때문에 B씨가 어떻게 문제의 약물을 대량으로 입수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A씨는 병원 측 관계자가 몰래 약을 빼돌려 B씨에게 공급해 왔다고 폭로했다.

“B양이 죽기 직전까지 병원 조무사를 통해 빼돌린 프로포폴을 수시로 투약했고 완전히 중독 수준이었다. B씨가 맞은 프로포폴의 양은 무려 220병(1병당 50cc기준)이나 됐다.”

지난달 24일 [일요서울]과 만난 A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이 같이 주장했다. 또 A씨는 “병원 측이 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B양의 과거 차트를 모두 없애버렸다”고도 했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B씨의 자살사건에 대한 재조명이 불가피하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B씨는 우울증으로 자살한 것이지만, 이는 B씨의 약물중독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A씨는 B씨가 오래전부터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전했다. 바꿔 말해 B씨가 언론에 드러난 내용 외에 전부터 다른 문제로 고민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B씨에게 프로포폴이 건네진 경위도 의문투성이다. A씨에 따르면 병원 간호조무사이자 B양과 유독 친분이 두터웠던 K씨는 다량의 프로포폴을 빼돌린 뒤 이를 B양에게 넘겼다. 하지만 K씨는 “B양에게 준 적이 없다”며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병원장은 K씨를 약품 절도 혐의로 고발해 K씨는 현재 불구속 입건 돼 조사를 받고 있다. B씨의 약물중독에 관한 열쇠는 공급자인 K씨가 쥐고 있는 셈이다.

병원장 B씨는 “K조무사가 ‘훔친 약물을 연예인에게 줬다’고 털어놨다”고 말해 A씨의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병원장이 관련 차트 없애라 지시”

A씨는 “마약류를 포함한 약품 주문내역은 원래 팀장이 관리하게 돼 있다. 그래서 나는 ○○병원에 입사한 직후 간호조무사 2명에게 주문내역이 담긴 장부를 달라고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장부를 넘기려하지 않았다”며 “이에 의구심이 들어 조무사들이 수술실에 들어가 있는 동안 장부를 살펴봤는데, 유독 프로포폴이 2주 간격으로 50~60병씩이나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조무사들은 주기적으로 포로포폴을 외부로 빼돌리고 있었으며, 이들로부터 약물을 공급받은 사람 중 일부는 연예인인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B씨도 여기에 포함된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또 A씨는 “병원장은 프로포폴의 외부 반출사실을 알면서도 눈감아 왔다”고 말했다.

○○병원은 유명연예인들이 자주 찾는 병원으로 병원장은 연예인들이 찾아오면 프로포폴을 직접 주사해 주기도 했다는 게 A씨의 증언이다.

A씨는 “병원장은 B씨 사건으로 약물사용 내역이 밝혀지는 것을 꺼렸다. 그래서 조무사를 시켜 이를 조작했다”며 “그리고 경찰이 B양의 병원에서 사용한 카드전표 등을 요구하자 30만원, 40만원, 100만원이 찍힌 명세서 석 장만 제출하고 B씨의 진료기록 등 나머지는 모두 폐기처분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A씨의 주장대로라면 병원장의 행동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다분하다. A씨는 병원 측이 약품 불법 반출 사실을 숨기려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병원장도 프로포폴이 외부로 다량 반출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적잖이 당황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C원장이 나에게 ‘프로포폴이 얼마나 비는 지 확인하라’고 지시해 집계 해보니 모두 220병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마취제가 대량으로 사라진 사실이 드러나자 C원장은 K씨와 또 다른 간호조무사를 불러 ‘누가 약품에 손댔느냐’고 다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언니는 약 없으면 잠 못 자요”

A씨에 따르면 C원장의 추궁 끝에 K조무사가 “내가 건드렸다”고 실토했고 K조무사는 병원 관계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아는 기획사 소속의 모 연예인에게 줬다”고 말했다.

과연 K조무사는 엄청난 양의 마취제를 누구에게 줬을까. 끈질기게 다그친 끝에 A씨는 “B양에게 줬다”는 K씨의 고백을 들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 많은 약을 왜 줬느냐며 야단을 친 A씨. 이에 K조무사는 “언니가 그 주사를 안 맞으면 전혀 잠을 못 잤다. 약이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약품이 없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C원장은 곧장 절도혐의로 K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혐의를 인정하고 불구속 입건된 K조무사. 그러나 그는 경찰에서 B양과 관련된 이야기는 일체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20병이나 되는 프로포폴을 모두 자신에게 투약했다며 버틴 것.

A씨는 “K에게 ‘왜 말을 바꿨냐’고 따지자 ‘이렇게 말해야 빨리 끝나요’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K씨는 완강히 부인하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K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B양)언니에게 약을 준적은 단 한번도 없다. 언니가 죽기 한참 전부터 연락도 거의 하지 않았다. 거기에 대해서 더 이상 말하기 싫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그는 ‘빼돌린 약을 정말 자신에게 쓴거냐’고 묻는 질문에도 즉답을 피했다. K씨는 “지금 전화 받기 곤란하다. 나중에 하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 C원장 “K씨가 연예인 언급한 건 맞다”

“나와 관련된 A씨 주장, 대꾸할 가치조차 없어”

K씨와 함께 의혹의 핵심에 서 있는 C원장은 약품 유출과 관련된 일부 사실은 인정했지만 A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C원장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경찰 조사에 있는 그대로 협조했다. 숨기거나 빼는 것 없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진술했고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A씨가 무슨 이야기를 했든 개인의 사적인 감정이 담긴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진료기록을 없애는 등의 부도덕적인 일은 하지 않았다. 정말 기사가 쓰고 싶으면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확인된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서만 써 달라”고 말했다.

한편 K씨가 ‘B양에게 약물을 줬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C원장은 ‘연예인에게 줬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답했다. B원장은 “이와 관련해 K씨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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