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파트너 떨궈 내려면…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화학적으로’만 살펴봤을 때 남녀의 사랑은 1년을 넘기 힘들다. 서로가 서로에게 강렬하게 반응하는 호르몬의 유효기간이 그리 오래가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 기간이 지나면 ‘정’으로 ‘의리로’ 살아간다는 것이 대체적인 경험자들의 증언(?)이기도 하다. 물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경우 평생 미래를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섹스 파트너끼리의 관계다. 어차피 이들은 섹스 때문에 만난 것이고 그 섹스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떨어지면 헤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남자는 그나마 쉽지만 여자는 정이 들면 좀 더 관계를 이어나가려고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때 남자는 몹시 괴로운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이른바 ‘섹파끊기 신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헤어지고 싶은 섹스 파트너를 어떻게 떨궈낼 것인가, 바로 이것이 이 신공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련한 프로들은 어떻게 이 어려운 과제를 최적화된 상태에서 수행해낼 수 있는 것일까?

자영업자 최모씨는 이제껏 사귄 여자만 거의 100여 명에 이른다. 지금으로서는 누가 누군지 이름도 다 외우지 못할 정도다. 물론 그가 한 번에 한명의 여자만 사귄 것은 아니다. 최소 두 명, 많으면 네 명 정도의 섹스 파트너를 둔 적도 많았다. 그런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여자를 사귀는 능력이 아니라 여자를 끊어내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사귀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끊어내지 못하면 또 다른 사귐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 결국 사귀는 것은 끊어내는 것에 기반을 두고 이뤄진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물론 그 역시 처음부터 모든 것에 익숙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울며불며 매달리는 여자를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억지로 관계를 이어가기도 했고 그러다가 발목을 잡힐 뻔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앞으로 만날 새로운 여자들에 대한 기대감이 그를 그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줬다. 여자와의 만남과 계속되는 만남을 ‘구덩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최 씨의 경우에는 최소한 그렇게 여긴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가 여자와의 관계를 끊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이를 한마디로 ‘감정을 소비하지 말고 명분을 소비하라’고 말한다. 그의 이야기는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자.

100명의 여자를 사귄 남자의 조언

“서로가 헤어질 때 가장 바보같고 멍청한 것은 ‘네가 싫어졌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즐거워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때부터 싸움이 시작된다. ‘헤어지자’ ‘말자’에서부터 왜 그러느냐, 다른 이성 생겼느냐 등등 온갖 감정적인 소비가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면 헤어지기도 힘들뿐더러 감정적으로도 아주 힘든 상태가 되어버리고 만다. 마음만 힘들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때는 명분의 힘을 이용해야 한다. 명분을 대면 감정을 소비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헤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명분의 힘’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그는 명분을 좀 더 쉽게 말하면 ‘적당한 핑계’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해외 지사에 발령을 받았다던가, 사업이 잘 되지 않아 접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어서 당분간 좀 기다려 달라거나, 혹은 집 안에 일이 생겨서 정신 없다든지 하는 객관적인 상황을 들이대라는 것이다. 단, 이러한 명분을 댈 때에는 그에 적절한 ‘증거’가 반드시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해외 지사에 발령 받았다는 명분을 댔다면 해외에 여행이라도 가서 사진을 찍어서 몇 장 정도 보내주고 연락을 서서히 줄인다든지, 혹은 사업 때문에 힘들다고 하면 지방에 가서 칩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지방에 가서 칩거를 한다고 해서 진짜 칩거할 필요는 없다. 그저 해당 지역의 유선 전화로 전화를 몇 번 정도만 하면 지방에 있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증명되는 것이고 이를 통해서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라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는 쇼맨십과 연기력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자.

“쇼를 한다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저 자신의 특정한 목적을 위해 좀 더 노력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이렇게 하는 것이 서로 불필요하게 감정싸움을 하고 짜증을 내는 일보다 훨씬 더 행복한 것이다. 조금만 머리를 쓰면 헤어지는 과정도 스스로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돈이 조금 들어도 해외여행을 하면 자신도 행복해지고 해외 근무를 명령받았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지혜로운 길을 놔두고 굳이 감정을 소비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남들이 다 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말고, 남들이 하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보라. 또한 그것이 훨씬 지혜롭게 상대방을 끊어내는 방법이기도 하다.”

다른 방법도 있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상대방이 오히려 정을 끊게 만드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거액의 돈을 빌려 달라고 한다던가, 상대의 차를 팔아 돈을 좀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부부 사이나 결혼을 약속한 사이에서는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섹스 파트너 사이라면 이러한 부탁은 무리한 부탁임에 틀림없다. 특히 그 중에는 ‘돈 거래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진 여성들도 있다. 이런 여성들일수록 이렇게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는 더욱 강렬하게 들어맞는다. 여자는 속으로 짜증내겠지만, 남성은 그 짜증으로 인해 화장실에서 웃으면서 여유롭게 헤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가장 극단적인 방법도 있다. 이는 ‘여자를 끊기 위해 여자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또 다른 여성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 정말로 여자를 만들 필요는 없다. 바로 역할대행 도우미가 있기 때문이다. 임시 휴대폰을 개통, 도우미가 쓸 수 있도록 해서 자신에게 문자, 이메일, 사진 등을 보내게 한 뒤 이를 의도적으로 상대에게 들키는 방법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 여성은 화를 내면서 싸우려고 하겠지만 이때 남자는 ‘나는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도우미에게도 원래의 파트너였던 여자에게 전화를 걸도록 시킬 수도 있다. 그녀 역시 ‘우리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이다. 이 남자에게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다. 이제 그만 이 남자를 놔달라’라고 말하게 한다. 마치 3류 신파 영화의 한 장면일지 모르지만 정작 이러한 문제에 봉착한 상대 여성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빠르게 체념이 가능할 수도 있다. 역시 이러한 방법은 감정소모를 최소화시키고 상대방을 끊어내는 빠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꼭 이런 방법까지 써야 하냐’라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빠르고 현명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렇게 헤어지는 방법 중에서 또 하나 최악의 방법을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일방적으로 아무런 설명도 없이 연락을 받지 않는 것이다. 또한 문자로만 이별 사실을 통보한다든지 하는 것도 최악의 방법 중 하나이다. 이는 여자를 극도의 고통속으로 몰아넣음으로써 보복을 꾀하게 하거나 회사나 집으로 찾아오게 만들 수도 있다. 20대의 젊은이라면 모르겠지만 30~40대에 직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헤어진 연인이 자신의 회사로 찾아오는 것을 최악의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렇게 오히려 상대의 화를 북돋워 자신을 곤경에 처하게 하는 일만큼은 확실히 피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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