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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포츠신문 성장사의 산 증인인 이상우 회장(현 (주)투데이 프로덕션, 한국추리작가 협회 명예회장)이 다년간의 취재를 통해 얻은 지식 등을 논픽션 소설 ‘신의 불꽃’(출판사 화남)으로 꾸며 화제다. 논픽션 소설은 50%는 리얼한 현실을 담은 다큐먼터리적인 소설을 말한다. 발간한 ‘신의 불꽃’ 또한 김형욱, 박정희, 그리고 파리 발 K902편의 소련 땅 강제 착륙 등 실제 발생했던 실화에 추리를 덧붙여 음모와 기상천외한 함수관계를 서서히 전개한다. 때문에 발간 이전부터 주문량이 늘어날 정도로 이목을 끌고 있다. 그를 만나 책의 내용을 들어본다.

1979년 10월 7일,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어느 여배우의 편지를 받고 파리에 갔다가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그의 실종사건은 미스터리에 묻혔다.

김형욱 실종사건에 관해 두 가지 가설이 있다. 첫째는 중앙정보부 특수 공작팀에 의해 파리시내의 한 카지노 근처에서 납치되어 외딴 양계장에 끌려가 분쇄기에 갈려 닭의 모이로 주었다. 둘째는 한국에 와서 청와대 지하실에서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직접 사살을 당했다는 루머이다.

김형욱 죽음은 현재까지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다만 일반인사이에선 죽음에 대한 배경은 해외 망명한 그가 박정희와 유신정권을 비판했기 때문에 중앙정보부에 의해 살해당했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이다.

이상우 작가는 자신의 신작 ‘신의 불꽃’을 통해 김형욱 사건을 토대로 핵문제에 얽힌 한·미간 갈등을 논픽션으로 담고 있다.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죽음을 다른 식으로 해석했다.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배신한 것이 아니라 위장잠입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핵을 보유하기 위해 노력했다. 미국은 한국이 핵을 보유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래서 프랑스와 비밀리에 핵의 원료 수입과 기술이전 등에 대한 계약 체결을 추진한다. 미국의 방해가 심했다. 그래서 박 대통령은 자신의 최측근인 김형욱을 위장 미국망명하게 한 후 박과 유신정권을 비판하게 한다. 이 같은 페인트모션으로 미국을 믿게 한 뒤 프랑스로 가서 비밀리에 핵문제를 협상하려다가 미국과 중앙정보부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작품을 쓴 배경에 불과하다. ‘김형욱은 박정희를 배신하지 않았다. 그 배우에는 핵이 있었다' 고 연결고리를 만들어 핵에 둘러싼 국제간 첩보전을 담고 있다.

이상우 작가는 “핵은 세계적 관심사다. 그 한가운데 북한과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려있다. 전쟁을 목적으로 한 핵을 보유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지표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면서 “실제 대한민국 원자력 기술은 미국, 프랑스 등과 더불어 세계 수준이다. 중동 등 해외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원자력은 전쟁 도구가 아닌 에너지로서 가치가 충분하다. 자원이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력은 가장 안전한 자연 에너지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프랑스 등이 원자력에 대한 기술유출을 막고 있다. 원자력을 잘 개발하면 미래의 생명 자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신의 불꽃’은 원자력 발전의 강국이 되어가는 한국을 겨냥한 미국, 프랑스, 캐나다의 불꽃 튀는 첩보전, 김형욱과 박 전 대통령의 관계, 그 배후에 정말 핵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 볼 수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미니인터뷰
‘신의 불꽃’ 이상우 작가

2001년 9월 창간 때부터 굿데이신문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우 회장은 경상남도 산청 출신으로 스포츠서울 편집국장을 거쳐 일간스포츠 사장, 국민일보 사장, 스포츠투데이 사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주)투데이 프로덕션 회장으로 재임 중이다. 또한 현재 한국 추리작가협회 명예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논픽션으로 구성된 ‘신의 불꽃’ 책의 저자인 이상우 작가를 만나 그동안의 삶을 알아본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책을 쓰게 된 동기.
원자력 발전의 안전과 중요성을 배경으로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싶었다. 원자력 발전의 이미지 개선은 물론 의식의 교정으로 ‘핵’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고쳐주고 싶었다. 때문에 책의 저술을 시작했다.

- 방대한 자료가 이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얻었는가.
언론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치부 편집을 담당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일부 참모진들이 ‘핵’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 것을 취재한 바 있다. 이것이 기틀이 되었고, 다년간 관심 있게 보았던 여러 사건들을 종합해 책을 펴내게 됐다. 특히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자료를 구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알아보려 노력했고, 그 결과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 추리작가협회에서도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추리소설의 강점은 무엇인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독자층이 넓다’, ‘독자층이 젊다’, ‘전문지식 부여 가능하다’, ‘잠재의식 개발’등이다. 일반소설에 비해 추리, 역사, 모험소설은 독자층이 넓고 강력한 흥미를 추구하가 때문에 한번 손에 쥐면 완독하게 된다. 또한 전문적인 영역을 깊이 있게 다루기 때문에 특수 분야를 이해시키는 중요 역할을 한다. 더욱이 잠재의식 속에 지식을 자연스럽게 심을 수 있는 강점이 있어 매료된다.

- 그동안 스포츠 신문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작가와 신문제작 중 어떤 것이 더 좋은가.
무엇이 좋다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신문은 오랫동안 해왔던 일이기에 욕심은 난다. 또한 반응이 즉각적으로 오다 보니 신명난다. 하지만 정년이 있다 보니 조심스럽고, 작가는 평생을 할 수 있다 생각하니 좋다.

- 스포츠 신문에 대한 에피소드는.
스포츠지 창간 당시 종합지와의 차별을 위한 회의가 연속으로 진행됐다. 당시 경영진은 스포츠지에 만화, 추리소설 등이 실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확고하게 밀어붙인 끝에 스포츠지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그때부터 많은 스포츠지에 연예면과 만화, 추리소설 등이 연재됐다.

- 앞으로 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인터넷과 연동된 사업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는 인터넷 시대다. 때문에 오프라인의 강화는 물론 인터넷 사업과의 연동을 통해 진취적인 발걸음을 걸어야 된다. 일예로 (스포스 신문 회장 당시) 인터넷에 상품을 걸고, 그 답을 맞히려면 신문을 사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경영성과도 좋게 얻었고, 스포츠지 발전의 한 획을 그었다.

- 추리 소설을 쓰는 후배작가들에게 한 말씀.
작가의 길은 결코 쉽지 않다. 단순 ‘글쟁이’작업이라 생각하지 말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만큼 많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색깔을 입힌 글들을 구성하다보면, 좋은 결실을 맺게 된다. 그만큼 노력하고, 힘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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