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방에 전화거는 여성들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이제 우리나라에서 전화방은 ‘한물 간 업소’ 취급을 받고 있다. 전화방이 처음 등장했던 10여년 전만해도 가장 ‘핫한’ 업소였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그간 ‘여대생 전화’ 등의 신종 컨셉들이 진화하면서 적지 않은 남성들이 전화방에서 애인을 찾고 섹스 파트너를 찾았으며 더불어 성매매 여성과 연락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영광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여성은 성매매를 하기 위해 전화를 할 뿐이고 연령대도 30대를 넘어 40대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전화방은 단순한 성매매를 위한 중개소가 되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고 많은 남성들은 바로 여기에 실망한 것이다. 하지만 경험자들에 의하면 이러한 전화방을 즐기는 여자들도 있다. 성매매가 아니라 정말로 남자를 만나는 통로로 활용하고 애인을 사귀는 것을 즐긴다는 이야기다. 도대체 그녀들은 어떤 여자들일까. 그리고 어떻게 남성을 만나고 즐기는 것일까?

전화방에 전화를 거는 여자들은 대개 30대 후반이후 부터다. 그리고 그녀들의 90%는 목적이 성매매다. 성매매 업소에 가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룸살롱에 갈 수도 없는 여성들이 전화방이라는 소규모 성매매 중개 업소에서 돈을 벌면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10%의 여자들은 이러한 성매매와 큰 관련이 없다. 물론 남자들이 돈을 준다니 받겠지만 그녀들의 진짜 목적은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남자를 만나는 것이고, 더불어 남자와 섹스를 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주겠다는 돈을 받지 않기도 한다. 자신의 목적은 그게 아닌데, 돈을 받게 되면 자존심이 상한다는 이유에서다. 취재진은 전화방을 자주 다닌다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경험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는 ‘전화방에 다닌지 1년이 넘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매우 특이한 경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도대체 그에게는 어떤 특이한 경험이 있을까?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나도 원래는 성매매를 목적으로 전화방에 가곤 한다. 어차피 거기에 전화를 거는 여성은 거의 대부분이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이다. 운이 좋으면 몸매가 좀 좋은 여자를 만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배나온 중년 여성을 만날 뿐이다. 그런데 한번은 몸매가 좋은 여성을 만났다. 대개는 그냥 모텔에서 방 잡고 있으면 그곳으로 와서 섹스만 하고 돈만 받아간다. 그런데 그녀는 전화번호를 달라고 하더니 저녁에 술이나 한잔 하자고 했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다. 전화방을 나와서도 다시 전화를 하는 여성은 거의 없고, 전화번호를 달라고 하는 것 역시 그냥 속임수에 불과하다. 전화방에 고용되어 있는 여성들은 통화만 해도 어쨌든 업주들로부터 돈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몇 시간 뒤에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고 그녀는 진짜로 술을 한잔하기를 원했다.”

그렇게 해서 함께 술을 마신 뒤 여성은 노래방에 가자고 했다고 한다. 대개 여성은 남자와 술을 먹는 일도 별로 없거니와 노래방에 가는 일은 더더욱 없다. 그 시간을 아껴서 성매매를 하기 때문이다. 얼큰하게 취한 그녀는 드디어 남자에게 섹스를 하자고 했다. 어떻게 보면 그 시간 동안 여자는 남자와 섹스를 할지에 대한 ‘간’을 봤다고 해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열정적인 섹스를 하게 됐고 여성은 남성에게 돈을 받지도 않고 사라져버렸다. 이후에 남성은 그녀에게 몇 번의 문자를 보내기는 했지만 답변을 받지도 못했고 다시 만나지도 못했다고 한다. 남자의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자.

“노래방에서 만난 여자들 중에서 가장 특이한 경험이었다. 말 그대로 복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녀는 정말로 남자를 만나 즐기고 싶었고 남자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섹스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섹스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물론 내 입장에서는 관계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싶었지만 그녀는 그저 하룻밤에 만족했던 것 같다. 더 이상 관계가 지속됐을 때에 문제가 있었던 것을 피하고 싶었을 수도 있고. 어쨌든 전화방이라고 100% 성매매만 하는 여성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그때 처음으로 알았다. 황홀한 경험이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변태적인 성 욕구를 해소하려고 전화방에 전화를 거는 여자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변태적 욕구를 받아주는 남자들을 만나기 쉽지 않다. 모든 남자들이 다 변태는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이 마조히스트가 되는 건 쉽지 않다. 여자의 학대와 모욕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존심 강한 남자들은 사디스트가 될지 언 정 마조히스트는 되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그녀들은 남자를 만날 기회가 없으며, 따라서 다소 성에 관심이 많은 남자들이 오는 전화방으로 전화를 걸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하면 어느 정도 대화를 하게 되고 이 대화의 과정에서 남성의 변태적 욕구를 확인한 뒤 자신과 맞는다고 느끼면 본격적으로 섹스를 제안한다는 것. 실제 이러한 경험을 했다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에는 크게 그녀가 변태라고 느끼지는 못했다. 그저 평범한 대화를 이끌어 가면서 대화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야한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했고 나의 성적 취향에 대해 다소 집요하게 물어보는 느낌이었다. 거기다가 사디스트니 마조히스트와 같은 다소 전문적인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고 결국 자신은 마조히스트라고 고백했다. 남자를 다소 거칠게 다루면서 성적 쾌감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특히 남자가 노예역할을 해주면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느낌상으로는 내가 마조히스트면 그녀는 곧바로 만날 의향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런 성향도 아닌데다가 노예 역할을 하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결국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런 여자도 전화방에 전화를 건다는 신기했고, 여자들도 변태가 있다는 사실도 재미있었다.”
물론 이러한 변태적 성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전화방을 이용하는 여성들은 극히 소수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 그런 여자도 있을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순수하게 애인을 만들고 싶어서 전화방을 활용하는 여성도 있을까? 이 역시 그리 많은 경우는 아니지만 일부의 여성들은 남자를 만날 수 있는 채널이 거의 없다보니 마지막으로 전화방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주변의 지인을 사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나이트 같은 곳에서 부킹을 하는 것도 싫은 여자들이 전화방이라는 마지막 탈출구를 통해 남자를 만나서 사귀는 것이다. 실제 전화방에서 만난 여자와 6개월 정도 관계를 이어갔다는 한 남성이 있었다. 그는 그녀를 ‘전화방에서 만난 여자 중에서 최고였다’고 말했다.

“그녀의 성격은 상당히 수동적이었다. 아마도 전화방에서 남자를 만나는 이유도 바로 그러한 성격 때문이 아닌가 한다. 사실 일반적인 사회모임에서 남자를 사귀기 위해서는 부끄러움도 없고 그런 걸 감수해야 되지 않는가. 그런데 그녀는 그런 것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1:1로 전화를 해서 만나는 전화방을 선호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부분들이 나쁘지 않아 보였다. 원래부터 조용하고 내성적인 여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잠자리에서 그녀는 전혀 다른 타입이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적극적인 섹스 성향을 보였고 정말로 욕구가 강한 여자였다. 그래서 그런 그녀와 다소 짧은 기간 동안 행복한 연애를 했다.”
물론 많은 남성들이 전화방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와중에도 전화방을 즐기는 남녀가 많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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