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인 강씨(40세, 남)와 고씨(35세, 여)는 6년 동안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

전업주부인 강씨의 아내는 자녀 뒷바라지 때문에 강씨한테 소홀하기 쉽다. 먹거리도 언제부턴가 자녀 위주로 준비하게 되고 주말 일정도 아이들 시간에 맞추게 되었다.

고씨 남편은 결혼 후 잦은 이직과 경제적인 문제로 아직 자녀를 갖지 못했다. 부부 사이가 소원한 것도 자녀가 없는 이유다. 고씨는 아이를 둔 직장 동료 여성을 배려해 야근하는 경우가 있는데 요즘은 자청해서 야근하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아졌다. 남편과 부부관계를 전혀 갖지 않은 것도 반년이 지났다.

강씨와 고씨는 직장 동료로 얼굴만 아는 정도였는데, 고씨가 강씨가 사는 동네로 이사를 한 이후 가끔 출퇴근을 같이하다 보니 깊은 대화도 하게 되었다. 강씨는 아내가 자신에게 소홀한 것이 불만이고 고씨는 남편과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강씨와 고씨는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를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오피스 스파우즈(office spouse)’란 현대인들이 가정보다는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아지면서 배우자보다는 직장 동료와 공통의 관심사나 고충을 나눌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에서 비롯된 신조어를 말한다. 우리말로 ‘직장 연인’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633명을 대상으로 ‘오피스 스파우즈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42.8%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성별에 따라서 살펴보면, 남성(52.4%)이 여성(31.7%)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업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57.2%,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른 시각의 충고를 들을 수 있어서’(46.1%), ‘회사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서’(41.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응답자(362명)들은 ‘배우자나 연인이 싫어할 것 같아서’(63.5%, 복수응답), ‘주변의 괜한 오해를 받을 수 있어서’(60.5%), ‘이성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어서’(48.9%)라는 이유를 들었다.

오피스 스파우즈가 된 계기로는 ‘함께 업무를 하다 친해져서’(55.6%,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계속해서 ‘말이 잘 통해서’(54.3%), ‘성격이 잘 맞아서’(46.9%),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서’(19.8%),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서’(16%), ‘회식 등 만남이 잦아서’(12.3%)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오피스 스파우즈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공통된 관심사가 있으며, 서로의 고민과 업무를 해결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직장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성적인 감정이 개입되면 부부 관계의 위기와 가정의 해제를 가져올 수 있어 논란이 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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