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서 ‘거꾸로 판결'이 논란이 되고 있다. 강간을 당한 10대 소녀가 101대의 채찍형을 당한 반면, 강간범은 무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26일(한국시간)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16살 소녀가 작년 4월 동네 청년에게 강간을 당했다. 하지만 마을 원로들은 강간범 대신 이 소녀에게만 가혹한 형벌을 내렸다.

이 소녀는 강간을 당한 후 감당하기 힘든 수치심에 입을 닫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을 했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이 사실을 감추고 싶었던 소녀의 바람과는 달리 강간으로 임신을 하게 되며 모든 비밀은 드러났다. 결국 소녀는 결혼 후 불과 몇 주 만에 이혼을 당했다.

마을의 무슬림 원로들은 종교법에 따라 16세 소녀에게 101대 채찍형을 처하고 가족들에게는 무거운 벌금형을 내렸다. 원로들은 이 피해소녀의 가족들에게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낙인을 찍어 마을 밖으로 쫓아내겠다는 경고의 메시지까지 보냈다.

강간 피해소녀와 가족들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는 반면 이 소녀를 강간한 청년은 원로들에게 아무런 조건없이 용서를 받았다.

인권위원회는 현재 종교법에 의해 독방에 고립돼 있는 이 소녀를 구하기 위해 힘을 쏟는 한편 국제사회의 협력을 호소하고 있다. 독방에 갇혀있는 이 소녀는 “강간범이 자신의 삶을 망쳐놨다"며 “정의를 원한다"고 눈물로 애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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