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지혜 기자] 10년 만에 새롭게 돌아온 뮤지컬 <유린타운>이 오는 17일부터 8월 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유린타운>은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오줌 마을’이다. 물 부족에 시달리는 가상의 마을에서 ‘유료 화장실 사용권’을 둘러싸고 이익을 취하려는 독점적 기업과 가난한 군중들이 대립하고, 급기야 군중들로부터 민중봉기가 일어나 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처럼 금기시되는 제목과 파격적 내용으로 수많은 공연장들에 거절당하며 천신만고 끝에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유린타운>은 ‘소재의 참신함,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전개 방식으로 브로드웨이가 추구하는 부분을 충족시켰다’는 높은 평가를 받으며 3개월 만에 브로드웨이로 당당히 입성했다.

도시의 시민들은 정부가 공인한 개인 기업인 유린 굿 컴퍼니에서 소유하고 운영하는 공공의 유료급수를 이용하면서 생리현상을 해결한다. 돈을 내지 않고 정해진 장소 외 다른 곳에서 용변을 보는 시민들은 체포되어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비밀스런 공간인 유린타운으로 보내지게 된다. 가난한 스트롱 노인은 정해진 자리가 아닌 곳에서 용변을 보고 이로 인해 록스탁과 바렐에게 체포당해 곧바로 유린타운으로 보내진다.

한편, 유린 굿 컴퍼니의 본부에서는 전 도시의 용변권리를 장악하고 있는 사악한 클로드웰 사장이 다음 번 요금 인상 시기에 대해서 피프 상원의원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 그들의 논의는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대학에 다니고 있는 클로드웰의 사랑스러운 딸인 호프 클로드웰의 등장으로 잠시 멈추게 된다. 스트롱 노인이 체포된 일로 괴로워하는 바비는 클로드웰을 만나러 간 자리에서 호프를 만나 호감을 갖게 된다. 바비는 낙관적인 호프의 말에 힘을 얻어 저항을 결심하고, 순간을 틈타 사람들이 무료로 볼일을 볼 수 있도록 용변 시설을 개방하게 된다. 용변관리자 페니와이즈는 바비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향해 방금 전 그가 행한 짓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뮤지컬 <유린타운>은 말초적 상업극에서도 좀처럼 사용하지 않고, 터부시되는 제목을 과감히 사용하고 그것을 가벼운 터치로 다듬어내고 있지만, 그 겉모습만 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정신을 숨긴, 수준 높은 블랙 코미디이다. 물 부족에 시달리는 가상의 마을에서의 화장실 사용권에 대한 다툼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소재를 가지고 권력의 남용과 피 지배 계층의 아픔, 물질만능주의, 환경문제 등 사회 속의 거시적인 문제들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이번 공연은 웃고 즐기는 가운데 극중의 인물들이 당면한 문제들에 관객이 함께 동참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관객들은 그 해법을 함께 찾아나가는 가운데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브레히트의 서사극 방식으로 전개되는 뮤지컬 <유린타운>은 음악, 드라마, 춤 등 필수요소들을 표현함에 있어 패러디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관객들은 어디서 한번쯤 봤을 법한 낯익은 음율과 대사, 장면이 오버랩 될 때마다 흥미와 호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 방법이 관객의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작품의 주제와 어려운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심 끝에 일구어 낸 표현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더욱 이 작품에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번 공연의 티켓 가격은 VIP석 10만 원, R석 8만 원, OP석 8만 원, S석 6만 원, A석 4만 원이다. 예매는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가능하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