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창환기자] <카프카의 소송>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오는 31일 막 내린다. 연극 <카프카의 소송>은 전체주의, 법치주의의 어두운 면을 고발한 소설 소송을 원작으로 한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은 조지오웰 소설 ‘1984’와 같이 미래를 예언한 작품으로 가치를 발한다.

이번 공연은 글과 문장으로 전하는 소설적 특징을 뒤집으려는 의도가 느껴질 정도로 역동적이고 감각적이다. 카프카 작품 속에는 미스테리한 사건과 인물, 기괴하고 환상적인 공간이 있다. 이를 간파한 사다리움직임연구소는 그 특징들을 다양하게 해석해, 창의적 무대를 선보인다. 음악 또한 헐리우드 드라마 영화에서나 들을 수 있는 수준과 질감이 드러난다. ‘The Elephant Man(1980)’, ‘Music for 18 musicians’ 사운드트랙을 사용했다고 한다.
현대적으로 탈바꿈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소설이 가진 비극이 흔들리지 않는 것은, 주인공의 탁월한 분위기 장악력과 연기 덕분이다.
 
<카프카의 소송> 무대에 사용하는 책상, 의자, 벤치는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그 오브제들은 차별화된 시선과 독특한 표현의 힘을 빌려 연극적 사물로 태어난다. 원작 속에 묘사된 혼란과 공포의 비현실적인 공간, 인물들의 기괴한 상황을 대변하는 기하학적인 건축물 속에서 조화를 이룬다.
 
<카프카의 소송>은 현대사회의 자의성과 폭력성, 고통과 희생의 반복, 세계의 모호성 혹은 거꾸로 된 세계, 승진에의 압박과 경쟁사회, 다가오는 전쟁, 매끈하게 흘러가는 세계의 부조리함, 이 부조리함 속에 개처럼 죽어가는 삶 등 불명확하고 부조리한 인간의 삶을 무대 위에 펼쳐놓는다. 그리고 오늘의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어떻게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반추해보려고 한다.
 
줄거리-
인정받는 중견 은행원 요제프 K는 생일날 아침 갑자기 체포된다. 하지만 그가 무슨 죄로 체포되었는지 체포하는 사람은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체포된 이후에도 아무런 구금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 단지 피소되었다는 것을 집행자들이 주지시킬 뿐. 그는 그가 무슨 죄로 피소되었는지 자신을 심판하려는 법원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요제프 K는 권력의 폭력 앞에서 이 이상한 사태, 즉 소송이라는 심연으로부터 탈출하려 갖은 애를 쓴다. 변호사는 물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매수하기 위해 찾아 다니지만 실패하고 만다. 그리고 계속 보이지 않는 권력에 감시 당하고 억압당한다. 체포된 지 1년 후, 요제프 K는 두 명의 형리에 의해 밤의 도시를 통해 끌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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