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고통을 아는 정당. 서민의 고충을 대변하는 정당이 민주노동당이다. 개인적으로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이 가장 큰 목표였다. 이제 목표를 이뤘으니 앞으로 4년 간은 집권을 향해 나아가는 당의 앞길에 초석을 놓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진보정당의 원내 진출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민주노동당 울산 북구 조승수 의원(42). 95년부터 제도 정치권에서 활약한 조승수 의원은 어쩌면 민주노동당 내에서 가장 현실정치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현재의 의정활동을 시민사회 운동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는 조 의원은 “만약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지금쯤 당내에서 어떤 역할이든 하고 있을 것”이라 말해 당에 대한 애착심을 강하게 드러냈다. 무엇보다 산자위 소속의 조 의원이 가장 목소리를 높인 것은 바로 전력수급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였다.

그는 “최근 부안 방폐장 사태나 신규 원전 건설로 집단민원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모두 불합리한 전력 수급 구조 때문이다. 유럽 연합에서 일찌감치 포기한 핵 발전을 우리는 친환경적·경제적이라는 잘못된 상식으로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본적으로 전력 수급 계획 자체를 핵에서 탈피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더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조 의원은 현재 ‘탈핵과 대안적 전력정책 연구모임’을 이끌고 있다. 그는 모임에 대해 “국회라는 공간 내에서 탈핵을 위한 정책적 제안을 공론화하고 의견화해 장기적인 수급정책을 세우는 것이 목표”라 설명했다. 그리고 조 의원은 기자에게 정치개혁에 관한 뚜렷한 철학을 보여줬다. 그는 “인적청산은 과거부터 계속 있어왔다. 그러나 정치개혁의 핵심은 바로 지역주의·보스정치·패거리정치 등 전근대적 구조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예컨대 선거제도나 정치자금법의 경우 더욱 많은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 조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또 선거제도의 경우 국민의 표에 따라 정당이 힘을 받는 구조로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민주노동당은 독일식 정당 명부제를 당론으로 정하고 있다.“원구성·상임위원장 배분·주요의사일정 등 모든 부분에 있어 국회법이 교섭단체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 교섭단체가 아니면 국회운영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은 국회법을 교섭단체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국회법 자체가 국회내 거대 정당에 특권을 주고 있어 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조 의원은 교섭 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현재의 상황에 앞서 민주주의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국회 내에서 조차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음이 상당히 놀라웠다고 한다.

파병 철회 단식농성으로 병원에 있는 김혜경 대표를 만나고 왔다는 조 의원. 그는 최근 당내에서 일고 있는 계파 갈등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조 의원은 “일정한 룰 내에서 이뤄지는 건전한 갈등은 발전을 낳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갈등이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진보정당 최초 원내 진출. 서민을 대표하는 정당에서 집권 정당까지 가능하다는 민주노동당. 비록 다소 서툰 모습도 보였지만 그 중심에 조승수 의원이 있다면 집권을 꿈꾸는 진보정당의 초석만큼은 단단히 다져질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