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나쁜 여자 스타일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세간에는 ‘나쁜 남자’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그런 남자들이 인기가 있다는 이야기에서부터 혹은 나쁜 남자와의 사귐은 결국 끝이 안 좋다는 이야기까지 매우 다양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나쁜 남자만 있는 게 아니라 나쁜 여자도 많다는 점이다. 그녀들은 나쁜 남자들 못지않게 이성을 우습게 알고 그들을 대상으로 ‘애정행각’을 벌이고 또한 씻기 쉽지 않은 깊은 상처를 주는 경우도 많다. 더군다나 남자가 다소 순진한 스타일이라면 이러한 나쁜 여자들에게 당하기 딱 좋은 케이스이며 심지어는 처음에는 마음을 통째로 빼앗기고 나중에는 많은 후회를 하는 경우도 있다. 나쁜 여자들은 어떤 유형이 있고, 또 그녀들은 어떤 스타일을 가지고 있을까? 나쁜 여자들에게 당한 착한 남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녀들의 모습을 파악해보자.

흔히 여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내숭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그것이 여성의 특권이자 매력의 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것도 어느 정도까지의 이야기일 뿐이다. 이 내숭이 지나치게 되면 주변 사람들을 완전히 속이게 되고 이러한 내숭만 봤던 남성들의 입장에서는 그녀들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되는 순간 충격에 가까운 상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직장에서 한 여성에게 은근히 접근했던 한 김 모 씨가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는 같은 동료의 순수하고 착해 보이는 모습에 마음이 빼앗겨 은근히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겉으로 봤을 때에는 특별히 사귀는 남자도 없어 보였고 회사 생활도 성실하게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나 내일을 마다하고 그녀의 일을 도와주었던 건 물론이고 때가 되면 편지를 써서 선물을 주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순수한 그녀도 내 마음을 알아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또한 그것이 어느 정도 그녀의 마음에 닿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러한 그녀의 이미지가 완벽하게 깨지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녀가 월차를 냈을 때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컴퓨터를 봐야했는데, 그 안에 있던 메신저의 대화를 보는 순간, 완벽한 멘붕에 빠지고 말았다. 어떻게 그렇게까지 자신을 속여 왔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아마도 철저하게 훈련받은 이중간첩이라고 하더라도 그렇게까지 깜쪽 같이 주변사람을 속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무엇보다 김씨를 멘붕에 빠뜨렸던 것은 바로 자신이 준 선물과 편지에 대한 친구와의 메시지 내용. 그녀는 ‘왜 그런 싸구려 선물을 줬는지 모르겠다. 거기다가 지금이 무슨 70년대도아니고 왠 손편지?’라는 무시가 있는가 하면 ‘그렇게 해서라도 나를 한번 먹어 보려는 속셈인가?’라는 성적인 내용까지 담겨 있었다. 김 씨가 평소에 보는 그녀는 섹스에 대해서는 시웃자도 모를 것 같은 그녀의 모습에서 봤을 때는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가 아닐 수 없었다. 거기다가 일주일이면 최소 한두 번씩 클럽에 가서 남자들과 원나잇 스탠드를 했던 내용까지 들어있었다. 물론 김 씨의 입장에서는 그녀와 사귄 것도 아니고 부부사이도 아니기 때문에 딱히 뭐라고 할 수는 없었겠지만 자신의 진심이 무시 받고 그녀의 겉모습에 속았다는 사실이 너무도 분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마치 막장 드라마의 한 장면 같은 이런 상황은 자신이 당했다고 생각하니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물론 월차를 낸 다음 날에도 그녀는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며 출근했다. 그럴수록 김 씨는 그녀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에 치를 떨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나쁜 여자는 내숭이 생활화되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좋은 이미지로 치장하는 데에는 달인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자를 물건 바꾸듯이

얼굴도 예쁘장하고 스타일도 나쁘지 않아서 남자들이 유독 좋아하는 여성들이 있다. 그런데 이런 여자들 중에서는 이러한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충천해 남자를 마치 물건 바꾸듯이 바꾸면서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조금만 자신의 비위에 거슬린다든지, 혹은 남자가 돈이 없거나 성의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가차 없이 헤어지는 여자들이 있다. 그러다가 채 1주일도 되지 않아 과거에 자신에게 들이댔던 남자에게 연락을 해 연인관계를 맺고 자유로운 성생활을 즐기는 여자들이 있다. 이런 여성들은 한마디로 이성 관계에서의 나쁜 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채 2개월도 되지 않아 여자 친구와 헤어진 박 모 씨의 경우가 바로 이런 나쁜 여자에게 걸린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지금 생각해봐도 왜 자신이 그녀와 헤어졌는지에 대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당하고 발린 것 같다’는 것이 그가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이라는 것.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처음에 사귀기 시작한 것은 내가 대시를 해서가 아니었다. 그런 일은 오래 전에 있었지만 당시에 그녀는 딱히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연락이 온 것이 2개월 전이었다. ‘술 한 잔 하고 싶다’고 해서 술을 사주었고 그렇게 해서 늦은 밤에 함께 모텔을 가게 됐다. 그리고 그 다음 날부터 연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그녀도 나에게 잘해주는 것 같았고 우리의 사랑에 신경을 쓰는 듯 했다. 나는 예전에 거절 아닌 거절을 당했을 때의 아쉬움을 씻을 수 있었고 그렇게 해서 오래 사귀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2개월이 지난 후 갑작스레 연락이 와서 이제 그만 만나자고 했다. 그것도 통화를 한 것도 아니고 문자로 말이다. 이유를 물었더니 내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나는 그 자체로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둘이 크게 싸운 것도 아니고 무슨 깊은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그냥 나랑 헤어지기 위한 명분에 불과한 것이고, 나는 그냥 잠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만났던 남자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런 여자야말로 ‘아주 나쁜 여자’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남자는 ‘연인’으로 생각했지만 정작 여자는 ‘섹스 파트너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이러한 모습은 가장 전형적인 나쁜 남자 스타일인 경우가 흔하다. 여자는 진심으로 사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남자는 정작 ‘결혼과 연애’는 분리한 채 그냥 여자를 섹스 파트너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여자의 입장에서는 황당하다 못해 심한 수치심과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알고 봤더니 그저 자신의 몸뚱아리는 ‘엔조이’ 용에 불과했다면 누구든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쁜 여자들 역시 남자들을 이렇게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소 순진한 남자들은 상대를 진정한 사랑으로 생각하겠지만 결국에는 그저 언제든 먹다 버릴 수 있는 섹스 파트너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러한 여성에게 섹스 파트너 취급을 당하다가 버림받은 남성이 있다.

“솔직히 나는 정말로 진심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녀에게는 4~5명 정도의 나와 비슷한 섹스 파트너들이 있었다. 모두들 그냥 그렇게 엔조이만을 하기 위해서 만나고 서로 기분이 나빠지거나 바빠지면 언제든 연락을 하지 않고 또 다른 사람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나도 그녀와의 섹스는 좋았지만 결국 내가 그런 취급을 당했다는 사실에는 무척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나쁜 남자만 있는 게 아니라 나쁜 여자도 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된 것 같다.”

물론 세상에는 수많은 캐릭터의 사람들이 있다. 그 중에서는 좋은 사람도 있게 마련이고 나쁜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성을 대하는 캐릭터 중에서도 좋은 여자, 좋은 남자, 혹은 나쁜 여자, 나쁜 남자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문제는 한쪽이 지나치게 순진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나쁜 이성’에게 당했을 때의 충격은 적지 않다는 문제에 있다. 이렇게 나쁜 이성에게 당한 경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제 더 이상 이성을 믿지 않게 됐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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