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실명 거론 정치인과 직접 통화

[뉴시스]

‘김부선 스캔들’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영화배우 김부선이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명 정치인과 하룻밤을 함께 보냈다고 폭로해 버렸기 때문. 김부선은 자신의 하룻밤 상대가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유명 정치인이라고 했다. 궁금증에 발동이 걸린 네티즌들은 곧바로 ‘신상털기’에 나섰고, 급기야 실명이 거론되는 상황으로 까지 발전했다. [일요서울]은 김부선의 하룻밤 상대로 지목된 정치인 A씨와 직접 연락을 시도해 그의 입장을 들어봤다.

문제의 발단은 김부선이 지난 11일자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 내용이 보도되면서부터 시작됐다.

김부선은 이날 인터뷰에서 변호사 출신의 피부 깨끗한 정치인 A씨와 인연을 소개하면서 “총각이라는데 그 인생 스토리가 참 짠하더라고. 인천 앞바다에서 연인들처럼 사진 찍고 지가 내 가방 메주고 그러면서 데이트를 했다”면서 “그러고서는 며칠 안 가서 같이 잤다”고 털어놨다.

김부선은 또 그 당시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도 심경을 밝혔다. 인터뷰에서 김부선은 “정말 오랜 세월 혼자 외롭게 보냈다. 그렇게 나한테 적극적인 남자는 없었다”면서 “진짜 행복하더라. 다 지난 일이지만 그땐 여자로서 고마웠다”고 했다.

김부선은 충격적인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A씨는 자신에게 총각이라고 했지만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던 것.

김부선은 이에 대해 “다음날 아침에 내가 해 주는 밥이라도 먹고 가는 게 내 시나리오인데 바로 옷을 주섬주섬 입더라. 그래서 내가 농담처럼 ‘여우같은 처자와 토끼 같은 자식 있는 거 아니에요’라고 했는데 답이 없었다”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거지. 유부남이었던 거야. 발소리도 안 내고 도망가더라”고 밝혔다.


김부선, 파문 확산되자 “내가 댓글 안 달았다”

김부선은 A씨로부터 ‘다시는 정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는데 결국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 그가 가진 권력으로 자신을 괴롭힐 수 있으니 실명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같은 보도가 나가자 일부 네티즌들이 해당 정치인에 대한 신원파악에 나서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들은 지난 4월 A씨가 한 지역신문과 가진 인터뷰 기사에 ‘김부선’이라는 이름으로 “거짓말로 밖에 안 보인다. 나한테 총각이라고 했잖아”라는 댓글이 달린 것을 찾아냈다. 이 지역신문은 때 아닌 ‘특수’를 맞아 네티즌들의 ‘성지순례’가 이어지고 있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김부선은 그 댓글은 자신이 단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제가 미쳤습니까. 일 없어서 밥도 굶어죽는 주제에 실명 걸고 그런 글을 쓰다니”라면서 “댓글의 아이피를 보내 달라. 형사고소를 해서라도 반드시 범인이 잡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부선은 자신의 팬카페에 올린 글에서는 “오랫동안 일을 못해서 간만에 인터뷰로 언론에 얼굴을 알리게 됐는데 의사와 무관하게 세상이 떠들썩해져서 무안하다”면서 “내가 누구랑 자든 그게 그들의 삶에서 그렇게 중요한 일일까. 언론인들은 이제 소설을 그만 써주시길 바란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부선의 해명에도 의문은 가시질 않는다. A씨가 시장으로 있는 B시 지역 정가에서는 김부선과 A씨의 스캔들에 관한 소문이 몇 달 전부터 떠돌았기 때문이다.

급기야 B시를 출입하는 한 일간지 기자는 지난 10월 4일 본지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김부선과 A씨의 관계를 알고 있느냐”면서 “둘이 사귀었다더라”고 말했다. ‘소문이 언제부터 돌았냐’고 묻자 이 기자는 “6개월 전 쯤부터 돌았다”고 했다. 이 자리에 동석한 모 방송사의 한 기자 역시 “김부선과 A씨에 관한 이야기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요서울]은 김부선이 주장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6일 오전 A씨의 개인 휴대전화로 연락을 시도했다. 대화내용은 이렇다.

기자가 ‘궁금한 것이 있어서 연락했다’고 하자 A씨는 “아, 김부선씨 관련 보도 때문이냐”면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이어 ‘김부선의 잠자리 상대로 시장께서 지목되고 있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노코멘트 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또 ‘김부선을 한 번이라도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이제 그만하자”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김부선과의 만남에 대해 A씨는 “노코멘트”라고만 밝히며 사실상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결국 어정쩡한 해명만 내놔 궁금증만 증폭된 셈이다.

A씨는 답변을 거부했지만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최근 A씨의 참모진이 A씨가 김부선을 2008년 촛불집회 때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줬다”고 전했다.


김부선과 B시의 남다른 인연

김부선은 자신이 밝힌 정치인이 A씨가 아니라면서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사실 A씨가 시장으로 있는 B시와도 인연이 깊다.

김부선은 지난 2004년 4월 15일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B시의 검찰청에 구속된 바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 때 김부선의 구속기사를 처리한 한 일간지 기자가 A씨와 동명이인이다. A씨는 이 때 B시에서 시민단체 간부로 있으면서 인권변호사 등으로 활동했다.

김부선이 A씨와 처음 만났다고 밝힌 시기는 지난 대선 직전인 2007년. 따라서 2004년 구속 당시 김부선과 A씨는 직접적으로 연관성은 없으나, 여러모로 인연이 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자유선진당은 “‘정치인의 성모럴이 위험 수준’이라는 논평을 낸 윤혜연 부대변인에게 A씨가 전화를 걸어 막말을 퍼부어 윤 부대변인이 실신했다”면서 A씨에게 공개사과를 촉구하고 나서 파장은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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