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별세한 ‘이성의 펜’ 리영희 교수(81)는 ‘언롱인’을 경계했다.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주필을 거친 김삼웅(67) 독립기념관 전 관장은 5일 “리영희 선생은 기자들이 강자의 입장에 서지 말고 권력에 한눈을 팔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며 “언론인은 가장 정직한 사관이고 공정한 심판관이며, 언론이 약자를 배신하면 언론인이 아니라 언롱(弄)인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리 교수는 언론인과 대학교수로 20여년씩을 보냈다. 조선일보 등에서 기자로 일하다 2차례 강제 해직됐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겸 중국문제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했을 때도 역시 두 번 해직당했다. 10여차례 옥살이도 겪었다.

김 전 관장은 “당신은 자신이 70% 언론인이라고 했다”면서 “언론사에서 두 차례 강제 해직을 당했지만 당대 가장 강직하고 정직한 언론인이었다”고 추모했다.

또 “구린내 나는 언롱인들이 언론인을 참칭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그 분은 평론이나 칼럼을 쓸 때 형용사나 추상명사를 거부하고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 쓰는 학자적인 언론인 생활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김 전 관장은 4일 리 교수의 생애와 사상을 다양한 프리즘으로 조명한 ‘리영희 평전’을 출간했다. 저자가 지난 2년간 리 교수를 수십회 인터뷰한 내용을 비롯해 리 교수 생전의 글, 각계각층에서 수렴한 ‘리영희론’ 등이 정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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