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적발돼 교화소(교도소)에 수감된 북한 주민들이 한 교화소에만 1200여명이 넘는다고 6일 탈북자 학술단체 'NK지식인연대'가 전했다.

이 단체는 평안남도 개천교화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교화소 수감자 3000명 가운데 ⅓이 넘는 인원이 한국영화 및 드라마 시청 건으로 수감돼 있다고 밝혔다.

교화소 관계자는 "개천교화소가 생긴 이래 한국드라마 건으로 잡혀온 사람이 1000명을 넘는 것은 처음"이라며 "집중 단속으로 하루에도 몇 십명이 들어오는데 이 때문에 개천교화소 수용인원이 초과될 지경"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들은 보통 2~5년의 판결을 받고 복역 중에 있으며 '썩은 정신을 개조한다'는 미명아래 일반 경제사범에 비해 혹독한 노동을 강요당하고 사면에서도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남한 영화 및 드라마 시청자들을 단속하는 곳은 '130 상무'라는 기관으로 김정은 후계체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올해 1월에 조직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과 평안남북도, 황해도, 함흥, 청진 일부 지역에 한국 TV공중파 방송이 수신되면서 많은 북한 주민들이 안방에서 몰래 한국 TV를 시청하고 있으며 위성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되는 남한 드라마가 방영 다음 날 CD로 복사돼 내부로 유통될 만큼 북한 내 전파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체제불안을 느끼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NK지식인연대는 "한류문화가 북한 일반주민뿐 아니라 엘리트 계층에까지 확산되고 있어 당국이 아무리 단속을 강화해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개천교화소에는 한국 드라마 건으로 구속된 주민 외에도 중국에서 북송된 수백명의 탈북자가 수감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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