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우종철 논설주간] 춘추전국시대의 새 질서를 수립한 춘추오패 중 첫 번째 패자(覇者)인 제나라 환공(桓公)이 명재상 관중(管仲)과 나눈 대화는 천하를 얻기 위한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불행한 사실은 내가 사냥을 좋아하고 여자도 좋아한다는 것이요. 이것이 천하를 얻는 ‘패업’에 영향을 주지 않겠소?”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럼 무엇이 방해가 된다는 것이요.”
“유능한 인재를 몰라보고 이를 기용하지 않는 것이 패업에 방해가 됩니다. 천하를 쟁취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사람 얻기를 우선합니다(爭天下者 必先爭人).
“구체적인 방법으로 무엇이 있소?”
“일 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이 좋고, 십 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이 좋고, 백 년의 계획은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중은 인재를 키우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인재를 가르치는 교육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다. 그래서 교육을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했다.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임기가 5년 단임에 불과하다. 백년대계를 위한 교육개혁을 실시하기에는 턱없이 임기가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육제도는 짧게는 2~3년에서 5년을 넘기지 못하고 바뀌곤 한다. 문제해결 없는 시행착오가 일상화되고 있어 교육정책이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당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월 6일 대국민 담화에서 발표했듯이, 정권의 명운을 걸고 주도하고 있는 ‘공공, 노동, 교육, 금융’ 4대 부문 개혁 중 공교육 정상화가 핵심인 교육개혁은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개혁이다. 때문에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서 교육개혁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8월 8일 취임 1주 기념 서한을 통해 “사회에 부응하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과제 로드맵에는 자유학기제 확산, 공교육 정상화, 지방교육재정 개혁, 맞춤형 인력 양성, 선 취업 후 진학 등 ‘6대 과제’의 일정이 망라돼 있다.

황 부총리는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사회 구현’, ‘사회 수요 맞춤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교육개혁 중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國定化)’ 하는 방안을 소신 있게 추진하는 것이다. 황 부총리의 평소 지론인 “교실에서부터 역사에 의해 국민이 분열되지 않도록 역사를 하나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교육수장으로서의 올바른 입장이라 하겠다.

또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 될 ‘자유학기제’와 현재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대학구조조정’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교육개혁 과제이다. 자유학기제를 통해 교육의 변화와 수업 혁신을 이끌어내야 한다. 다만 자유학기제에 따른 학력 저하 우려와 사교육 문제에 대한 우려를 떨칠 수 있는 국민과 교육기관의 지지·동참 등 홍보가 요망된다.

사실상 자유학기제 시행은 교육의 본질적 문제다. 우리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인성, 즉 사람 됨됨이 교육의 소홀이다. 외국 유학까지 다녀온 아들이 돈을 주지 않는다고 부모에게 위해(危害)를 가하고, 항공사 임원이 승무원 서비스가 불만이라며 여객기를 회항시키는 것 등은 모두 인성교육의 소홀에 따른 결과이다. 이 같은 반인륜 반사회적인 행동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막대한 사회 갈등 비용을 줄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인성교육에 있다. 따라서 인성교육의 효율화를 위한 정부의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대학이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구조개혁을 지원해야 한다.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배우는 ‘일·학습병행제도’를 확대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학생들을 키워, 이를 기반으로 ‘선 취업 후 진학’이 정착되도록 적극 지원해 국민이 원하는 시기에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유연한 학습사회를 이루어 나가겠다”는 황 부총리의 포부가 달성되길 기대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靑華大)에서 한 연설에서 ‘일년지계 막여수곡, 십년지계 막여수목, 백년지계 막여수인(一年之計 莫如樹穀, 十年之計 莫如樹木, 百年之計 莫如樹人)’이라는 『관자(管子)』의 한 구절을 중국어로 인용하여 화제가 되었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고로 개인과 가정, 사회와 국가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교육부가 성과에만 급급해 졸속적인 교육개혁에 나선다면 성공하기 어렵고 오히려 또 다른 불씨를 제공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말처럼 개혁의 성패는 현장에 있다.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지켜져야 한다. 대한민국의 100년을 가꾸는 마음으로 교육정책을 다듬어야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한 ‘황우여표’ 교육개혁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기원하는 것은 국민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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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철 논설주간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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