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앞 도로에 주차를 하려고 하는데 식당 주인이 나와서 식당 영업에 방해가 되니 차를 빼달라고 요구를 하였다. 도로 앞에 차를 세우면 식당의 입구가 잘 보이지 않고, 식당에 오는 손님이 차를 세워야 하는데 차를 세워 놓으면 손님이 차를 세울 곳이 없어서 영업이 방해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반대로 식당에서 주차금지를 위하여 고무로 된 고깔 모양의 물건, 타이어 등을 도로나 주차구역에 가져다 놓거나 줄을 쳐 놓고 손님들에게만 주차를 하도록 하였는데, 지나가던 차량이 이를 들이받아 차량이 일부 부서진 경우, 그 앞을 지나던 아이가 줄에 걸려 넘어지면서 다친 경우에 식당 주인에게 얼마만큼의 책임이 있는지도 문제된다.

식당 앞의 도로나 주차지역이 식당 건물에 속한 토지가 아니라면 식당에서는 도로나 주차지역에 대한 권리가 있을 수 없다. 다만, 행정기관으로부터 도로점용허가를 받아 사용하고 있다면 그 곳은 식당의 영업시설의 일부가 될 수 있으므로 법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식당이 속한 토지도 아니고 도로점용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차를 식당 앞에 세우지 못하게 하는 경우에는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므로 식당 앞의 도로나 주차구역에 차를 세웠다고 하여 삿대질을 하고 차를 빼라고 요구하거나 영업방해로 고소할 수는 없다.

사실상 많은 식당이나 영업점들이 자신의 가게 앞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주차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사실상의 사용일 뿐 법적인 사용권한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식당이나 상점, 가게 앞에 있는 주차구역에서 차를 세우지 못하게 하거나 차를 빼라고 하더라도 법적인 권리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경우는 불법적인 공공장소의 사적사용이므로 행정청에서 적절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식당이나 상점의 앞에 설치한 불법적인 주차금지 시설이나 물건 등에 지나가던 행인이 부딪혀 넘어지거나 다친 경우에는 원을 제공한 식당에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 실제 식당에서 흘러나온 물이 얼어붙어 빙판이 생겼음에도 식당에서 이를 제거하지 않고 방치하여 지나가던 손님이 다친 경우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도 있었다. 다만, 빙판에 넘어져 다친 사람의 과실도 참작되어야 하기 때문에 손해의 일부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이재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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