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 음식은 소비자를 사로잡는 힘이 있다. 그때 그 시절의 경험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일상적인 긴장과 피로감에서 벗어나게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심리적 위안을 얻는다. 강력한 소비 주체인 7080세대들은 복고적 취향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 고용과 경제적 불안, 미래에 대한 걱정 등 불안한 심리에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복고는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지갑까지 열게 하는 셈. 불황에 복고 열풍이 더욱 거센 이유다.


경기가 어렵고 불안이 확산될수록 소비자는 복잡하고 새로운 것보다 단순하고 익숙한 것에 관심을 가지고, 돈을 쓴다. 해태제과에서 1970년 당시 포장 디자인을 그대로 살린 부라보콘 120만개 한정판을 출시, 한 달도 안 돼 완판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롯데푸드는 53년 만에 ‘삼강하드’를 재출시하기도 했다. 외식업체들도 복고풍 메뉴를 곁들이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어 매출 상승을 꾀하고 있다.
옛날 메뉴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한다. 옛날 치킨도 뜨고 있다. 튀김옷이 두꺼운 후라이드 치킨은 지고 있다.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통째로 튀긴 통닭이나 튀김옷을 얇게 입혀 튀겨낸 통닭, 가마솥에서 튀겨낸 전통시장 통닭 등이 인기몰이 중이다.
옛날 통닭은 30여년 전의 추억을 되새기는 장년층을 비롯,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젊은층에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맛데이켄터키두마리치킨은 옛날 치킨을 그대로 구현했다. 튀김옷을 얇게 하고 바삭하게 튀겨낸 옛날식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이다.


가격도 1995년 그대로다. 1마리에 1만2000원, 2마리에 1만8900원이다. 맛·양·가격이 착한 치킨을 표방, 치킨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제공한다. 
최근 1마리에 2만원에 육박하는 여느 브랜드들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불황 속 지갑이 얇아진 고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튀김 옷 얇은 옛날통닭

치킨 품질은 높다. 100% 국내산 싱싱닭 만을 사용한다.
냉동닭을 사용하는 타 브랜드들과 달리 100% 냉장 신선육만을 사용해 식감과 육질이 남다르다.
수제 100%로 맛데이 만의 방식으로 염지, 저온 숙성시킨 후 명품 파우더로 만들어 속살까지 푹 베인 깊은 맛도 특징이다.
100% 식물성 기름으로 튀겨 더욱 신선하고 바삭한 튀김 맛을 느낄 수 있다.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이유는 본사가 모든 식자재를 100% 현금으로 결제해 구입, 생산하여 비교적 낮은 단가로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이다.


또 본사에서 완제품 형태로 공급하기 때문에 매장에서는 치킨을 튀겨 바로 소스에 버무려 내놓으면 된다. 조리에 들어가는 노동력을 줄여 인건비와 경비를 낮추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이유다.
이외에 ‘오늘의 통닭’, ‘또봉이통닭’, ‘옛날통닭’ 등도 치킨에 복고를 접목했다.
‘파리바게뜨’는 국내산 팥을 사용해 ‘그때 그 시절 국산팥 빙수’를 여름시즌메뉴로 선보인다. 시원한 얼음 위에 국내산 팥과 찹쌀떡, 콩고물을 올린다. 가격도 4800원으로 저렴하다. 이외에도 지난해 말 출시한 ‘옛날 콩코물빵’은 출시 10여일 만에 100만개를 판매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설빙’은 전통음식인 가래떡을 새롭게 해선한 '쌍쌍 가래떡 시리즈'를 내놨다.
모짜렐라 치즈를 넣은 가래떡에 체다와 치즈가루를 뿌려 오븐에 구운 쌍쌍 치즈 가래떡을 기본으로 다양한 메뉴로 구성했다. ‘본죽’은 여름 한정 메뉴로 '현미누룽지닭죽'을 선보였다.

빙수·가래떡 추억의 간식

복고는 향수를 파는 것 이상의 효과를 낸다.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장년층에는 옛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젊은층에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기업입장에서 보면 신메뉴를 개발하거나, 특정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려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복고메뉴나 콘셉트를 도입하는 것은 브랜드 혹인 해당제품에 대한 친밀감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도 있다.
강병오 (주)FC창업코리아 소장(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창업학 박사))은 “복고풍 음식을 내놓을 때는 과거 메뉴를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기법을 더해 새롭게 탈바꿈 시켜야 한다”며 “자칫 잘못하면 소비자들이 진부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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