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 종결자 서본좌 구속

국내 최대 규모로 음란 동영상을 유포한 ‘서본좌’가 구속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 14일 전화방에 3만3000여 건의 음란 동영상을 유포한 서모(36)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2009년 구속된 정본좌 정모(28)씨보다 7000건이나 많은 음란물을 유포한 서씨는 음란물의 선정성도 정본좌를 능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음란 사이트 두 곳을 개설하고 전국 전화방에 음란 동영상을 유포해 2억 원의 부당수익을 올렸다. 평범한 영업사원이던 서씨가 ‘서본좌’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입체 추적했다.

2006년부터 의료기기납품업체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서씨는 벌이가 신통치 않자 직장을 그만뒀다. 퇴사 직후 IT 관련 사업에 관심을 갖던 서씨의 눈에 ‘음란 동영상 서버 판매 게시글’이 띈 것이 화근이었다. 서씨는 강원도에서 서버 판매자를 만나 3000만 원을 주고 1만7000여개의 음란 동영상이 든 서버를 구입하고 영업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아동 포르노 다수 포함

강원도 영월에 거주하던 서씨는 보증금 100만 원에 월 30만 원의 조건으로 강원도 원주에 원룸을 얻었다. 원룸에 작업실을 꾸린 서씨는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신용불량자였던 서씨는 ‘돈을 많이 벌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인터넷 상에 떠도는 음란 동영상을 모으는 것은 물론 국내외 유료 음란 사이트를 넘나들며 부지런히 음란 동영상을 다운로드했다.

서씨는 음란 사이트 두 곳을 만들어 자신이 직접 운영하며 꾸준히 업데이트했다. 서씨가 개설한 음란 사이트는 헤라와 메리앤제인 등 두 곳으로 불법 음란 사이트로 유명세를 떨쳤던 곳이다.

서씨가 유포한 음란 동영상 건수는 3만3353건으로 1만6000GB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일본 음란 동영상의 70% 이상을 공급했던 김본좌 김모(33)씨의 음란 동영상 1만 4000개와 정본좌가 유포한 음란 동영상 2만6000건을 훌쩍 뛰어 넘는 것으로 서씨는 국내 최다 규모의 음란물 유포자로 기록되게 됐다.

서씨는 자신의 음란사이트에 방대한 양의 음란물을 60개의 카테고리로 일목요연하게 나눠 분류했다. 특히 서씨가 유포한 동영상에는 미성년자가 성행위를 하는 ‘아동 포르노’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당수익 2억, 카지노서 탕진

서씨는 전국 전화방을 대상으로 직접 영업을 뛰었다. 방대한 음란 동영상을 보유하고 있는 자신의 음란 사이트를 전화방 업주들에게 직접 보여주며 홍보했다. 업계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서씨의 사이트는 전화방 업주들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끌게 됐고 그 결과 전국 377개 전화방 업주들을 확보하게 됐다.

서씨는 자신이 확보한 음란 동영상을 유포하고 그 대가로 전화방 업주로부터 매월 10만~20만 원을 받았다. 2009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음란 동영상을 배포한 서씨의 통장에 입금된 금액은 1억4000만 원이나, 경찰은 서씨의 총 부당수익을 2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씨는 부당수익 대부분을 카지노에서 탕진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허무인 명의 사용 등 치밀한 범행

전화방 업주들은 불특정 손님들에게 음란물을 보여주는 대가로 시간당 5000원에서 2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서씨의 음란 동영상으로 전화방이 벌어들인 수익을 수백억 원 대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화방을 통해 서씨의 서버에 접속하거나 음란 동영상을 다운로드 받은 사람은 수십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로그자료 결과 확인됐다.

서씨의 범행은 조직적이고 치밀했다. 서씨는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일본 동경에 1개의 서버를 두고 서버관리를 해왔다. 또 자신의 원룸에 4개의 서버를 설치해 음란 사이트 등을 관리하고 동영상을 수시로 업데이트 했다.

또 허무인(실제 존재하지 않는 인물) 명의를 사용했다. 대포(명의자와 사용자가 다른 것)계좌를 통해 전화방 업주들에게 송금을 받았고 이밖에도 대포 원룸과 사설 대포 서버, 대포 폰을 사용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어렵게 만들었다. 심지어 서씨는 전화방 업주들과 거래를 할 때도 자신의 신분을 일체 노출시키지 않았다.

서씨는 자신의 범행이 발각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했지만 경찰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자신의 원룸에서 서버 접속을 하다 인터넷주소(IP)를 실수로 드러내고 만 것. 결국 경찰은 국내 호스팅 업체의 협조를 얻어 해외 서버를 압수하고 서씨를 붙잡았다.


국과수에 음란물 출연자 연령감정 의뢰

특히 경찰은 서씨가 유포한 음란 동영상의 출연자들이 너무 어려 보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 연령감정을 의뢰했다. 서씨에게 아동이용음란물배포 등의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였다.

이례적인 의뢰에 국과수는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아동포르노로 추정되는 20개의 음란 동영상을 국과수에 넘겼고, 국과수는 가슴발육 나이 추정기법을 이용해 음란 동영상 출연자가 미성년자임을 입증했다.

한편 경찰은 서씨의 음란 동영상을 공급받은 전화방 업주 377명에 대해서도 입건 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포르노 등 음란물을 유포해 영리를 취하는 음란물 유통조직을 일망타진하고, 해외에 서버를 둔 다른 음란물 유포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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