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보험여왕

‘보험의 여왕’이라고 불렸던 보험설계사가 주식 투자로 진 빚을 갚기 위해 고객들을 상대로 보험료와 투자금 명목으로 100억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챘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환치기에 투자하면 원금은 물론 월 6%이자를 보장해주겠다며 서울 동대문과 명동 일대 상인 128명에게서 117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이모(48·여)씨를 구속했다.

이씨는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보험계약자 106명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1억9300여만 원을 개인용도로 쓰는 등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고객들은 이씨가 다른 보험설계사들의 평균 보험계약 실적 30배가 넘는 실적으로 A생명보험사 ‘올해의 보험왕’을 2005년 이후 5번이나 선정된 인물인데다 지난 10년 간 고객 관리를 성실하게 해온 사실을 믿고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117억 가운데 10억 원은 주식 투자 실패로 진 빚을 갚고 나머지는 고객들의 원금과 이자를 돌려막는데 사용했다. 이씨는 계약자와 투자자 80%에게 원금을 돌려줬으나 원금을 돌려 받지 못한 고객들이 잇따라 고소하면서 철장행 신세가 됐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주식으로 거액의 손해를 본 데다 보험 불완전판매로 인한 손실보전금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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