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의 지속적인 운영과 매출 유지를 위해서 창업자는 프랜차이즈 본사를 신중히 선택해야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말 영세 자영업자수는 406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416만2000명에 비해 10만명 줄어든 셈이다. 창업 이후 1년도 안 돼 문을 닫는 가게도 많다.

반면 브랜드는 넘쳐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정보공개서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만 4만5000개를 훌쩍 넘어섰다. 2010년 2550개에서 2000개 늘었다. 매년 400개씩 생겨난 셈이다. 반면 10~20년 꾸준히 운영된 브랜드는 손에 꼽힌다. 게다가 10명이 창업해 3년 안에 8명이 문을 닫는 국내 자영업시장을 감안하면 탄탄하고 건전한 가맹 본사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는 점포 운영 경험이나 노하우가 없는 가맹점에 본사가 운영 방법을 전수하고 지속적인 매출 유지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투자하기 때문이다. 본사가 부실하면 가맹점은 투자금을 회수하고 충분한 수익을 거두지 못한 채 사업을 접을 수도 있다. 장수브랜드는 본사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꾸준히 개발할 역량이 되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창업자들에게 비교적 유리하다. 예비 창업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내 장수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장수비결을 살펴봤다.

‘원할머니보쌈·족발’은 국내 보쌈 전문점의 대명사다. 1975년 서울 황학동의 작고 소박한 보쌈집으로 시작, 올해가 40돌이다. 할머니가 운영하던 이 가게는 간판도 없어 손님들이 ‘할머니 보쌈집'으로 불렀다.
할머니는 이른 새벽부터 가장 먼저 시장에 나가 깐깐하게 직접 고른 재료로 보쌈을 정성껏 만들었다. 보쌈으로 서민들의 하루 고단함을 달랬다. 원할머니보쌈·족발의 장수비결로 꼽히는 것은 이 보쌈 맛을 지키기 위한 장인정신과 과감한 투자다.

원할머니보쌈·족발의 보쌈김치에는 밤, 굴, 미나리, 배 등 수십 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아삭아삭한 식감과 감칠맛이 나야 한다. 해물이 많이 들어가 이틀만 되도 김치가 숙성된다.
식감이 떨어져 보쌈 김치로는 적절하지 않다. 10년의 연구 끝에 2002년 김치숙성지연기술을 개발하고 나서야 지방으로 점포를 출점하기 시작했다.

대중+표준화=40년 전통으로

전국 어디서나 똑같은 맛을 내기 위해 포장방법, 콜드체인시스템, GPS 배송탑차 등도 갖췄다. 2007년에는 업계에서는 유래 없이 큰 규모인 220억 원을 투자해 충청남도 천안에 식품공장을 완공했다. 연건평 9917㎡(3000평) 규모에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지었다. 최첨단 생산시설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한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에 맞는 위생설비도 갖췄다.

40년 전통과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최근에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보쌈을 변화하는 고객 입맛에 맞춰 다양한 확장 브랜드를 론칭한 것. 보쌈은 그대로 두고 쌈, 각종 양념, 제공 형태 등을 세부 고객층에 맞췄다. 웰빙 건강쌈밥 ‘원할머니보쌈·족발&건강쌈밥’, 1인 반상 ‘원할머니 국수·보쌈’과 ‘원할머니보쌈·족발 국수반상’ 등이다. 특히 국수·보쌈과 국수반상은 1~2인가구 증가와 집밥 선호현상에 맞춰 보쌈을 1인 한상으로 간편하게 차려낸다. 도시락도 출시해 일부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1997년 경기도 이천 직영 1호점으로 시작한 훌랄라는 올해로 18년 됐다. 후라이드와 양념통닭으로 양분됐던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어 숯불바베큐치킨으로 차별화, 1500호점을 오픈하며 국내 대표 바비큐치킨 브랜드로 우뚝 섰다. 기름에 튀기지 않고 숯불에 구워 건강하고, 한국인 취향에 맞는 고추장 허브 소스로 대중성과 차별성을 함께 갖춘 점이 특징이다.

훌랄라의 장수 비결은 가맹점 우선주의와 체계적인 프랜차이즈 지원 시스템에 있다. 가맹점이 성공해야 본사가 발전한다는 철학으로 가맹점 수익성 향상에 신경 쓴다. 모든 식자재를 100% 현금결제를 통해 구입함으로써 경쟁업체들에 비해 비교적 낮은 단가로 가맹점에 공급한다. 재료는 완제품의 형태로 각 가맹점에 공급, 손질에 들어가는 노동을 줄인다. 바비큐 전용 조리기 ‘매직화이어’가 있어 치킨을 15분 만에 최대 5마리까지 구울 수 있다. 인건비 등 고정비도 절감된다.

경기도 용인에 2만3000㎡ 규모의 물류센터와 생산라인, 창업센터를 운영,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기반을 갖췄다.
물류와 생산을 일괄 처리함으로써 중간 물류비와 유통단계를 생략해 효율성을 높였다. 창업센터에서는 예비 가맹점주 창업교육부터 조리교육, 신제품 개발 연구까지 원스톱으로 실시한다. 이러한 성공을 기반으로 중국에도 진출했다.

2012년 중국시장에 첫발을 디딘 훌랄라는 북경과 상해 직영점을 거점으로, 텐진, 장가계, 시천, 길림, 청도, 하얼빈 등과 지사계약을 연이어 성사시킬 정도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중국의 수도 북경 조양구의 중심번화가 야인촌에 위치한 ‘훌랄라치킨카페’ 앞은 항상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지난 2014년 8월 오픈, 지역 내에서 맛있는 한국 숯불바베큐 치킨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중국인들 식문화에 맞춰 숯불바베큐치킨을 비롯, 식사 위주 메뉴로 구성했다.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도 특징이다. 여세를 몰아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 매장 100개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틈새 파고들어 블루오션 창출

국내에서는 수제버거로 공세에 나섰다. 신선함을 내세운 수제버거를 3~4천원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치킨, 패티 등 냉장육만을 사용한다. 채소도 당일 들어온 것만 사용해 아삭하고 신선하다. 대학가와 주택가 등 골목길 전략으로 임대료 등 고정비를 낮췄다. 현대인들에게 친근한 간편식인 햄버거의 품질을 높이고 중저가 전략을 취해 대중성을 확보했다.  웰빙 트렌드가 자리매김하면서 건강한 버거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마미쿡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외식 프랜차이즈 장수 브랜드의 공통점은 메뉴 전문화로 한길을 걸어오며 지속적으로 메뉴를 개발해왔다는 점이다. 또 생산공장과 물류센터를 갖추어 가맹점에 안정적으로 식재료를 공급한다. 규모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 홍보와 교육 등으로 가맹점의 매출 향상을 꾀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로 성장의 선순환 시스템도 갖췄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소장(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창업학 박사)) 은 “20년 이상 된 장수 브랜드들은 가맹점들이 긴 시간 꾸준한 매출을 올리며 대중성을 검증받아 안정적”이라며 “창업자들은 적어도 10년 이상 가게를 운영한다는 생각으로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본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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