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밥 시대다. ‘밥을 지어’ 식사를 해결하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외식이나 빵, 햄버거, 샌드위치, 도시락 등의 간편식, 라면 등 즉석식품을 먹는다. 식재료 구입, 조리, 상차림, 식사, 설거지 등 최소 1~2시간이 소요됐던 식사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1인 가구 증가, 여성의 경제활동 정착, 개인 여가활동 중시 경향 등 사회구조적 변화와 가치관 변화가 맞물리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간편하게 먹으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가구당 월 평균 소비지출액에서 식료품 구입비율은 줄고 외식비율은 늘어난 점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간편밥 시장을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한끼식품’ 매출이 늘면서 제품 비율을 늘리는 추세다. 창업시장에서는 도시락전문점, 베이커리 카페 등이 인기다. 또 외식업체들은 기존 매장에서 즐기던 음식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시락 제품을 출시, 매출 상승을 꾀하고 있다.

 ‘원할머니보쌈·족발’이 지난 5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정성 도시락’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도시락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판매 매장의 점심 매출도 크게 늘었다. 판매매장을 현재 18개에서 10월까지 60개 매장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18일부터 ‘원할머니보쌈·족발’과 ‘원할머니보쌈·족발&건강쌈밥’ 등 일부 매장에서 ‘보쌈정식’, ‘오리보쌈정식’, ‘매운火보쌈정식’ 도시락 등 3~4종을 7,000~10,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도시락 판매 개시 후 일일 판매량이 초기보다 40~50% 증가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전단 배포 및 배달앱 등록 등 마케팅을 적극 펼쳐 회사, 학교, 교회 등 단체 주문과 포장 매출이 증가한 점이 주효했다.

도시락 오피스가서 ‘인기’
점심 매출 껑충

자연스레 도시락 판매 점포의 점심 매출이 증가해 점주들의 만족도도 올랐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원할머니보쌈족발’ 관계자는 “매장에서 맛봤던 건강하고 맛있는 따뜻한 밥상을 도시락에 그대로 담아 내 품질 측면에서 고객들이 흡족해 재구매율이 높다”며, “도시락 단체주문 시 구매 금액별 모바일 교환권 증정 이벤트와 도시락 배달 이벤트 등도 적극 실시해 가맹점 매출 증대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식사대용식 강화…베이글카페 새바람

프리미엄 돈가스전문점 ‘하루엔소쿠’의 도시락도 매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에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테이크아웃 제품을 전국 매장(일부점포 제외)으로 확대 실시한바 있다.

나베류를 제외한 전 메뉴 포장이 가능하다. 일본 정통돈가스와 우동, 메밀국수 포장이 가능해 오피스 세미나, 행사용 등으로 단체 도시락 주문으로 인기 행진 중이다. 하루엔소쿠는 두툼한 고기와 생빵가루, 고품질 튀김기름 등으로 만든 고품질 돈가스를 8000~10000원의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서울 압구정점은 돈가스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빵은 가장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식사대용식이다. 한국인의 제2 주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인의 밥 섭취량은 반토막이 났지만 빵의 섭취량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커피 전문점들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대용식을 강화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봄과 가을 시즌별로 다채로운 식사 대용식을 신메뉴로 출시하고 있다. 스타벅스도 샌드위치, 라자냐, 빵 등 식품라인을 강화해 왔다.

식사빵 수요도 갈수록 늘고 있다. 최근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베이글이 대표적이다.

‘카페베네 126베이글’은 식사대용식을 찾는 고객들에게 인기다. 다양한 베이글과 커피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가래떡 같이 쫄깃한 식감으로 포만감을 주고, 반죽에 설탕이나 버터 등이 들어가지 않아 맛도 담백하다.

밥에 익숙한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빵이다. 여기에 14종의 다양한 크림치즈를 넣거나, 연어, 야채 등을 넣어 샌드위치로도 먹을 수 있다. 커피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카페베네 126베이글’ 등 베이글 카페가 커피, 식사대용 빵의 조합을 주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베이글은 아침대용식과 샌드위치, 햄버거 시장까지 넘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와 식사를 함께 겸할 수 있는 캐주얼 다이닝 형태의 ‘브런치카페’도 서울 강남, 신사동, 홍대, 합정 등 중심상권이나 소득수준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속속 생겨나고 있다. 젊은층의 브런치 명소로 통하는 ‘카페마마스’와 브런치 맛집으로 소문난 ‘닐스야드’ 등이 예이다.

편의점도 가정간편식이 날개 돋힌 듯 팔리자 관련 제품을 늘리고 있다. 1~2인가구나 지갑이 얇은 직장인, 학생들이 가까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도시락 등으로 끼니를 떼우면서 편의점 업계는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 4월 대전대덕대점에 푸드코트를 더한 카페테리아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서울 테헤란로 KT강남점에 도시락카페1호점을 오픈, 식사와 회의가 가능하도록 했다.

1인가구 증가와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간편식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존 점포에서는 가정간편식 판매를 위한 소용량 포장상품을 개발하거나 타임마케팅 등 적극적인 판매촉진 활동으로 매출을 높일 수 있다.

또 신규나 업종전환 창업자들은 이러한 소비 트렌드의 큰 흐름을 읽어내고 아이템을 선정해야 한다. 간편식의 경우 도시락, 햄버거 등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이 많으니 충분히 탐색하여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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