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서 “이인규 전 중수부장, 오만하고 거만” 질책

문재인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2주기를 맞아 펴낸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의 내용을 둘러싸고 파장이 만만치 않다. 책에서는 참여정부 당시의 비화에 대해 많은 내용이 소개됐다.

이 중 대검 중수부장 시절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한 이인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를 비판한 대목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문 이사장은 이 책에서 노 전 대통령 퇴임 직후 검찰 조사를 받던 상황을 언급하며 이 변호사를 질책했다. 문 이사장은 이 변호사에 대해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있었다”며 “검찰의 조사를 지켜보면서 검찰이 아무 증거가 없다는 걸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박연차 회장의 진술 말고는 증거가 없었다”며 “심지어 통화기록조차 없었다. 통화기록이 없다는 것은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또 “검찰을 장악하려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보장해 주려 애썼던 노 대통령이 바로 그 검찰에 의해 정치적 목적의 수사를 당했으니 세상에 이런 허망한 일이 또 있을까 싶다”고 토로했다. 이는 검찰의 수사가 ‘정치적 보복’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 이사장은 최근 논란이 된 대검 중수부 폐지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검 중수부 폐지는 검찰의 탈정치, 정치 중립을 위해 상당히 중요한 과제였다”며 “그러나 역설적으로 정치 중립의 요구 때문에 손을 대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문 이사장은 이 책에서 향후 정치적 행보를 시사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우리는 참여정부를 넘어서 한다. 성공은 성공대로, 좌절은 좌절대로 뛰어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의 서거조차 그러했다. 나를 다시 길로 끌어냈다”며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고 글을 맺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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