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한 동(洞) 주민센터가 주차난을 이유로 정자 형태의 쉼터를 철거한데 대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11일 광주 북구 두암3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예산 2000여만원을 들여 주민센터 앞 광장에 설치된 6.6㎡ 남짓의 유개(지방)식 쉼터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6∼7면 규모의 주차장을 조성중이다.

뜯긴 쉼터 구조물은 주민센터에서 1㎞ 가량 떨어진 인근 두암체육공원으로 이설됐다.

현재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1998년 주민센터 개소와 함께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정자는 그 동안 인근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 같은 이유에서인지 주민센터의 처사에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 김모(69·여)씨는 "노약자들이 많이 찾았던 공간인데 철거유무에 대한 의사타진 한 번 없이 공사를 진행했다"며 "속상함을 넘어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이모(54)씨 역시 "주차장 몇 면 늘리기 위해 주민들의 사랑방을 없애는 게 말이 되느냐"며 "커피숍과 같은 장소로도 때론 만남의 장소로도 오랫동안 사용한 건물을 한 순간에 철거해버린 주민센터의 처사를 이해 할 수 없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에 대해 주민센터 관계자는 "주차장이 협소해 센터를 찾는 주민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어 부득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주민센터 건물 3층 등지의 휴게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놨다"고 말했다.

또 "인근 지역에 공용주차장 조성을 위해 예산까지 확보했으나 부지 소유자들이 매매에 나서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여러 궁리끝에 쉼터를 철거하기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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