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 찾으러 갔다 집단성매매 현장 발각 ‘경악’

(좌)인터넷 채팅사이트에 개설된 집단성매매 가담자 모집 채팅방. (우)A양이 박씨에게 성매매 거부 의사를 밝힌 문자.

한 모텔 방에 여러 명 모여 집단성관계 하거나 ‘관전’ 하기도
자퇴 이후 반항심에 가출…금전 유혹에 집단 성매매 응해


최은서 기자 = 15세 가출 여중생에게 집단 성매매를 시키고 성매수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수십여 명의 회원을 모집 한 후 경기도 일대 모텔에서 집단 성매매를 알선했다. 일당은 집단 성매매 대가로 남성 회원들로부터 회비를 걷어 수백만 원에 달하는 성매수금을 받아 챙겼다. 집단 성매매에 참여한 남성 대부분은 미혼 남성으로 현직 변호사와 육군 대위도 포함돼 있었다.

가출신고가 들어온 여중생 A(15)양의 소재를 파악한 경찰이 경기도 성남의 한 모텔을 찾았다. 경찰은 A양을 찾기 위해 모텔방 문을 열었다 아연실색했다. 모텔방 안에서 변호사 이모(31)씨가 속옷만 입은 A양의 몸을 더듬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매매 주선자 박모(36)씨도 이 자리에 있었다. 경찰은 가출 청소년을 찾으러 갔다 성매매 현장을 덮치게 된 셈이 됐다. 가출 이후 A양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큰 돈 벌 수 있다” 유인

결손가정이었던 A양은 어머니의 부재에서 싹튼 반항심으로 아버지와 잦은 마찰을 빚었다. 잦은 가출을 반복하던 A양은 중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했다.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으로 가출하게 된 A양은 PC방 등을 전전하며 지냈다. 숙식이 필요했던 A양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동거 남성을 구했다. A양은 원조교제 등을 통해 숙식을 해결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으로 용돈을 벌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A양은 인터넷 채팅을 하다 박씨와 김모(29)씨를 만나게 됐다. 박씨 등은 A양에게 “집단 성매매를 하게 되면 이틀에 100만 원을 벌 수 있다”고 유인했다. 돈이 필요했던 A양은 일당의 제안에 응했고 박씨의 집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일당은 A양이 승낙하자 인터넷 채팅사이트에 ‘그룹섹스 관심 있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그룹S방’을 개설해 회원을 모았다. 박씨가 채팅방을 만들고 김씨가 호객행위를 하자 회원 30여 명이 순식간에 모였다. 박씨 등은 모집한 30여명의 남성회원을 상대로 1회에 10만~15만 원의 회비를 받고 500여만 원의 금품을 가로챘다.

성매매 거부하자 성폭행

A양은 손쉽게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A양이 25일간 집단 성매매를 하고 손에 쥔 돈은 고작 20여만 원에 불과했다. 박씨 등은 A양이 집단 성관계를 맺을 때마다 2만~3만 원을 줄 뿐이었다. 박씨 등은 숙식비 등을 이유로 약속한 금액을 건네지 않은 채 집단 성매매를 강요했다.

집단 성매매가 벌어졌던 지난 25일간은 A양에게는 악몽과도 같았다. A양은 박씨 등의 강요에 지난 6월 1일부터 같은 달 25일까지 경기도 일대 모텔을 돌며 12차례에 걸쳐 집단 성매매를 했다.

모텔 주인이 의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텔 방 두 곳을 예약해 그룹을 나눠 들어갔다. A양이 도착하면 한 방에 모여 본격적으로 집단 성매매가 이뤄졌다. 모텔 주인이 A양이 미성년자인 것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박씨 등과 연인으로 가장해 모텔에 들어가기도 했다. 더구나 A양은 인터넷을 통해 10만 원에 산 위조 주민등록증이 있었던 데다, 173cm의 큰 키에 외모가 성숙해 모텔 주인들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긴장을 풀기위해 A양과 남성 회원들이 술을 나눠 마신 후 집단 성매매를 했다. A양은 최대 8명과 한 방에 들어가 집단 성매매를 하기도 했다. 4명이 먼저 A양과 집단 성매매를 벌이면 성행위에 참여하지 않은 나머지 4명은 그룹섹스를 지켜보는 식이었다.

일부 성매수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그룹섹스만 지켜보기도 했고, 일부는 그룹섹스를 관전하러 왔다 진짜로 집단 성매매가 이뤄지자 놀라서 돌아가기도 했다.

환불을 요구하는 성매수자들도 있었다. A양은 상대가 나이가 너무 많거나, 몸이 힘들면 거부의사를 밝히며 성매매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환불요구가 들어오면 박씨 등은 “똑바로 못하냐” “힘들게 사람들을 모았는데 다 돌아가란 말이냐” 등의 말로 A양을 윽박지르고 협박했다. A양은 집단 성매매가 계속해서 이뤄지자 정신적·육체적 피로를 호소했다.

이 뿐 아니었다. A양은 지난 6월 박씨에게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 강력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심지어 A양이 문자로 “안할래요”라고 거부의사를 밝힌 날에도 두 차례의 성매매가 이뤄졌다. 오히려 반발하는 A양에게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강제로 그룹성매매를 시켰다.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A양이 성매수남 개개인의 욕구를 다 충족시켜 줘야 하는데다, 성행위가 몇 시간에 걸쳐 이어지다보니 육체적으로 힘들어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A양은 경찰조사에서 정신적 고통과 도덕적 혼란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성매수남 “호기심 느껴 참여”

조사를 마친 성매수 남성들은 대부분 미혼으로 “A양이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수 남성들은 인터넷 음란물 동영상을 통해 그룹섹스 장면을 보고 호기심을 느껴 그룹섹스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경찰조사결과 성매수에 가담한 남성들 가운데는 현직변호사와 육군 대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통념에 어긋나는 변태적 행위를 돈을 주고 한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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