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최근 스릴러 영화들이 속속 개봉하며 자리다툼을 하고 있는 가운데 영화 ‘로드 무비’, ;얼굴없는 미녀‘ 등 파격적인 소재의 작품을 선보인 김인식 감독이 엄마와 딸, 새 아빠의 삼각관계를 그린 멜로 작품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세상끝의 사랑’은 오는 12일 개봉을 앞두고 언론시사(지난달 30일) 및 VIP시사회(10일)를 잇달아 개최하며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영화는 한 번의 실패한 사랑 때문에 다시 시작된 새로운 사랑을 놓치기 싫은 자영(한은정 분)을 중심으로 과거 상처를 품고 사는 딸 유진(공예지 분)과 자영의 새 남편이자 이들 두 여자를 각기 사랑하게 되는 동하(조동혁 분)가 그려내는 다소 파격적인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영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며 자영의 선택의 정당성을 찾아간다. 그녀는 이미 전직 운동선수와의 결혼으로 아름다운 결혼을 꿈꿨지만 실패한 남편 덕에 대학 강사를 핑계로 도망치듯 하루를 살아간다.
 
그의 딸 유진도 부친에게서 시작된 폭력의 끝을 경험하며 결국 스스로 부친을 살해하는 가해자가 되고 정당방위가 성립돼 두 모녀는 평온을 되찾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동네 주유소 사장인 동하를 만나게 되면서 각기 새로운 사랑을 꿈꾸게 된다. 자연스레 엄마인 자영과 동하는 결혼을 하면서 두 번째 사랑을 이어가고 그 와중에 동하와 유진의 미묘한 감정에서 촉발된 또 다른 사랑으로 파국을 맞게 된다.
 
이 영화의 주목할 점은 한국영화에서는 좀처럼 다루기 힘든 파격적인 소재라는 점이다. 전통 유교적 사고방식에서는 좀처럼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엔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가족관계의 중요성을 상실해가는 요즘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아니다.
 
특히 그간 독특한 인간관계를 묘한 심리와 감정으로 표현한 김인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사실 만으로도 김 감독의 독특한 작품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한은정과 조동혁의 변신도 새롭다. 한은정은 이 작품에서 다양한 감정을 표출함으로서 다소 무겁지만 사랑을 갈망하는 한 여자의 모습을 대변했다.
 
지난해 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통해 강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던 조동혁도 모처럼 멜로물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이미지로 변신했다. 물론 극 초반의 다소 구식 대사 표현이 이뤄져 매끄럽지 못한 느낌도 있지만 이 또한 김 감독의 의도된 표현이라는 게 조동혁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파격 노출까지 감행한 충무로 기대주 공예지는 새 아빠 동하의 다정하고 애틋한 모습에 설레며 깊어지는 마음을 애써 외면하다가 결국 파국의 중인공이 되는 복잡한 심경을 도전적인 연기력으로 표현해내 눈길을 끈다.
 
다만 영화가 복잡한 감정들을 엮어내다 보니 출연배우들의 감정 연결이 다소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이 존재한다. 여기에 주인공인 자영과 유진의 관계성과 동하와의 연결고리를 남성적 시각에서 풀었다는 점에서 얼마나 여성간의 미묘한 감정의 끈을 드러냈는가는 의문을 남기고 있다.
 
여기에 소재 자체가 주는 파격성은 한국적 정서보다는 미국 정서에 더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아 있다.
 
영화는 오는 12일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todida@ilyoseoul.co.kr

<사진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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