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TV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에서는 살인죄를 저지른 의혹이 있는 사람에 대하여 살인죄로 기소를 하지 못한 안타까운 현실을 보도하였다.


실종된 피해자는 교회에서 독실한 신자인 알렉스 최라는 남자친구를 만나 4년을 사귀었는데 남자친구의 부모가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재력가로 알고 있었다. 남자친구가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하자 6개월 고민하다 직장을 정리하고 남자친구를 따라 미국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피해자는 출국을 하루 앞두고 연락도 없이 사라졌다. 알렉스 최는 출국 전날 피해자가 자신이 이야기했던 것들이 거짓말이라는 고백을 듣고 반지를 내던지고 밖으로 뛰쳐나간 후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변명하였다.


그런데 남자친구의 아버지는 미국에 거주한 적이 없고 폐지를 줍는 사람이었고, 남자친구는 실종 며칠 전 3-40만원 하는 회칼을 구입한 것과 다음 날 렌터카를 빌려 사용한 것이 드러났다. 자살을 위하여 회칼을 구입했고, 마트에 물건사기 위하여 차를 렌트하였다고 변명하였다. 알렉스 최는 실종 당일 날 휴대번호를 바꾸고 잠적했고 여자 친구가 사용하던 신용카드를 사용하였으며 여자 친구의 짐도 모두 치워버렸다. 여자 친구를 마지막 만났던 장소도 자신의 집이었지만 모텔이라고 거짓 진술하였다. 뒤늦게 실종신고를 한 부모의 연락을 받고 경찰에서 연락했을 때 자신과 같이 잘 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하였다.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도 모두 거짓반응이 나타났지만 신경안정제를 먹었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방송 보도를 보면서 분명 남자친구가 범인임이 틀림없다는 심증이 갔다.


알렉스 최는 사기, 여신금융업법위반죄만으로 구속되었지만 검찰에서 살인죄의 의심이 간다는 이유로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법원은 살인죄 부분을 반영하지 않고 기소된 죄에 대하여 징역 2년만 선고하였다. 이에 대한 여론과 인터넷에 수많은 댓글이 올라왔다. 그 중 사법부의 판단에 대단히 실망했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저런 나쁜 놈이 있나’라는 반응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가 여기에서 냉정하고 침착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이 사건은 살인죄로 남자친구를 기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원은 이에 대하여 재판할 수 없다(기소독점주의). 단순한 사기죄, 여신금융업법 위반에 대한 처벌만 한 것이다. 추후 살인죄로 기소한다면 추후 얼마든지 높을 형을 선고할 수 있다. 법원은 미리 기소되지도 않은 사건을 재판할 수 없고, 충분한 증거도 없이 감정적으로 기소되지 않는 사건을 형량에 참작하는 것은 여론재판, 마녀사냥에 불과하다.

<이재구 변호사>

김현지 기자  yon88@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