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民生)이 사라졌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국민을 대변하는 대의기관, 국회가 국민을 외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결론적인 표현으로 정치를 이끌어 국리(國利)와 민복(民福)을 꾀할 정치 지도자들이 국민의 삶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이 오로지 자신들의 정치 욕심(欲心)에 사로잡혀 있다는 말이다. 공격하는 어떤 명분도, 또 방어하는 그 어떠한 논리도 자신들 욕심을 합리화 시키는 말장난에 불과 한 행태가 작금의 대한민국 국회 현실이다.
욕심이란 게 뭔가. 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탐내고 가지려는 마음이다. 사람이 욕망과 야망이 없을 수는 없다. 이런 마음은 ‘욕심’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욕망과 야망은 한발, 한발 희망을 향해 다가가는 마음과, 무엇인가를 단계적으로 이루려는 스스로의 다짐으로 누구나 가지는 마음이다. 탐욕과 같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나라 국회의원들 너무나 많은 특권 때문인지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죽기 살기로 그 자리를 놓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몇몇 중진 국회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더욱 돋보이고 ‘참용기’로 평가 받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간의 정치적 악연도 두 사람 모두 민생 보다 본인들의 욕심에 사로잡힌 결과다.
두 사람 모두 서로가 서로를 진정 동지적 관계로 발전시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없는 사람들이다. 오히려 서로를 반드시 극복해야 할 적으로 본 결과가 지금 나타난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새정치연합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한솥밥을 먹어가면서도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관계다. 이런 사람들한테 민생이 눈에 들어오고, 극도의 국민 불안심리가 전해질리 만무하다.
‘대권욕’의 탐욕이 두 사람을 지배해 한 사람은 호랑이를 잡겠다고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가 오히려 쫓겨나온 꼴이고, 또 한 사람은 굴에 들어온 새끼 호랑이에게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앉은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나라꼴이 어떻게 되든 간에 옆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래서 국회는 식물 국회에서 아예 송장 국회로 변하게 됐고 급기야 ‘국회무용론’에 휩싸여 버렸다.
심야에 만나기 싫다는 사람 집을 새벽 1시에 억지로 찾아가서 문전박대 당하는 모습을 연출해서 자신이 피해자인양 하는 해묵은 연기도 꼴불견이었고, 이런 상황에 당당히 대처하지 못한 안 의원의 무능도 국민이 바라는 정치지도자의 자질과는 거리가 멀었다. 만약이라도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 후보가 단일화 파기를 주장하자 노무현 후보가 밤늦게 정 후보 집을 찾아가서 크게 재미 본 효과를 노렸다면 「바보 노무현」 아닌 『진짜 바보 문재인』 소리를 들어야 싸다.
안 의원의 탈당사태 후 문재인 대표는 “정말 정치가 싫지만,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아마 자신이 정치를 손 놓으면 새정치연합이 공중분해 되고 말 것이란 말뜻 같은데 유권자들 생각이 정말 그럴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문재인 대표의 태생적 문제를 생각 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야당의 대명사인 민주당과는 전혀 뿌리가 다르다. 누가 봐도 그는 노무현 사람이다.
이 말의 실체적 진실은 한자리 숫자에 불과한 호남지역의 문재인 지지도에서 완벽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런 문제가 아니었으면 호남 유권자들이 그렇게까지 문재인을 외면할 까닭이 없다. 때문에 문 대표가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는 진짜 이유는 그의 욕심에 사로잡혀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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