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위한 바다 사나이의 꿈과 야망이야기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여기, 미사여구의 치장 없이 기본 명제로 진해를 정의한 사람이 있다. 
<진해는 바다다>의 저자 이종구 위원이다.

그가 정의 내린 진해만큼이나 담백한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 녹록치 않은 가정 형편으로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도와 배를 탔기에 어민들의 고충과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사람. 그래서 일까. 역대 최장수 수협중앙회장과 한국인 최초 국제 협동조합연맹 수산위원장이라는 타이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진해가 끝까지 바다일 수밖에 없다면 이종구는 진해를 위해 현장에서 뛰고 있는 현재 진행형 바다 사나임이 틀림없다.

마산과 창원, 김해를 병풍삼아 바다를 품고 있는 진해는 배산임수형의 풍수지리학적 가치가 있는 도시다. 충무공 동상과 진해탑은 봄에 열리는 벚꽃축제인 군항제와 함께 진해를 대표하는 관광 자원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대표적 해군기지로 군사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시설과 종사원이 집결되어 있기에 군항이라고도 불리는 진해. 이 곳에서 나고 자라 진해 앞바다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뱃사람 출신 이종구는 이름 그대로 딸만 여덟에 아홉 번째로 태어난 맏아들이다. 고등학교시절 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바다에 나와 가족의 생계를 꾸려 나가며 어민들과 현장에서 함께 해왔다.

가세가 기울었더라도 기세는 등등했다.
거기에 근면과 성실함으로 무장해 피조개 양식과 머구리배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고향마을 제덕어촌계 간사부터 시작해 23살 때 제덕어촌계장이 됐고 36살에는 전국 최연소 수협 조합장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5선을 역임하게 된다. 1995년 제1회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 경남도 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가정형편 때문에 다하지 못한 만학의 꿈을 위해 47세 때에 야간대학인 밀양대학교 (현 부산대 밀양캠퍼스) 행정학과에 진학하게 된다. 이어 경남대 행정대학원에도 진학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에는 제22대 수협중앙회장에 취임했고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8년 2개월간 역대 최장수 수협중앙회장으로 재임했다. 재임 중 ‘어업인 교육문화 복지재단’과 ‘한국 수산산업 총연합회’를 설립하게 된다. 200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인 최초로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수산위원장으로 선출됐으며 2011년 멕시코 칸쿤에서 ‘협동조합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로치데일 파이오니어상’을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로 수상했다. 수산업 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금탑산업훈장’과 2013년 국립 부경대(옛 수산대)에서 명예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책에는 그의 지나온 삶과 단상이 6장으로 나뉘어 담겨 있다.
1장<최장수 수협중앙회장 이종구>에서는 수협중앙회장으로 재직하면서 겪었던 수산 관련 비사를 담고 있다. 해양수산부 폐지와 부활에 얽힌 뒷이야기와 제2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과 관련한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실려 있다.
2장<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에는 고향 진해 웅천과 ‘종구’라는 이름의 비밀 그리고 집안의 몰락과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진한 감동이 묻어나 있다.
3장<최연소 어촌계장, 진해 수협조합장 이종구>에서는 중학교 때부터 배를 타게 되는 어려움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23살의 어린 나이로 고향의 어촌계장으로 선출되고, 마침내 36세의 전국 최연소 수협조합장에 당선되는 희망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4장<또 하나의 도전, 만학의 꿈>에서는 경남도 의원직 상실 후 캐나다에 유학가 영어공부에 몰두한 이야기와 야간대학에 입학해 명예경영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하는 만학도 이종구의 집념을 엿볼 수 있다.
5장<부녀지간 아닙니다. 부부지간이라고요>는 동안인 아내를 딸로 사람들이 오해한 에피소드와 중국 며느리를 맞이한 흥미로운 사연을 담고 있다.
6장<진해의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해, 이종구가 간다!>는 통합 창원시 출범 후 진해의 위상을 높여 국제적 해양관광·해운항만도시로 만들어 영광과 자존심의 도시로 재도약시키겠다는 이종구의 비전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 정책자문위원으로 있는 그는 고향 진해에서 내년 20대 총선 출마 준비 중이다.

진해 앞바다의 험난한 파고 속에서 다져진 정신력으로 고향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무장해온 그는 진해를 지킬 자격이 있는 사람임이 분명하다. 맑은 소나무를 뜻하는 그의 호인 ‘淸松’은 진해 앞바다를 한결같이 바라보고 있는 해송일게다.

진해는 바다다.
이종구는 진해를 지킬 바다 사나이다.
jakk364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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