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남녀의 관계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구석이 있는 것도 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것만 같은 남녀 관계가 지속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만나서 그날로 여성의 집에 가서 몇일 동거를 하듯 지내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성매매 업소에서 만난 여성이 업소를 떠난 뒤에도 아무런 대가도 없이 손님이었던 남성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뭔가 원하는 것이라도 있다면 이해가 가겠지만 그런 것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런 만남이 지속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만남들은 모두 현실이기도 하다. 도대체 이런 이해하기 힘든 남녀 관계는 어떤 것이고, 둘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직장인 김모씨는 3개월 전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나이가 워낙 어려 보이는 동안이라 담배를 피우면 그간 ‘어른들’로부터 훈계를 듣는 경우도 있었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상대는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아니라 한 30대의 여성이었다. 매번 당하는 일이라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렇게 훈계를 한 뒤 갑자기 그녀의 태도가 돌변했다. 갑자기 친한 척을 하더니 자기의 남자 친구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글썽거리는 것이 아닌가. 이게 뭔 일인가 싶어 김 씨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시작했다. 물론 그녀의 외모와 얼굴이 전혀 ‘꽝’은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 씨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외모와 생김새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완전히 나빴다면 나도 ‘재수없다’고 말하고 그냥 지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가슴도 작지 않고 외모도 약간은 야하게 생겼다고 할까. 뭔가 모를 끌림이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좀 이상한 상황이기는 했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자신의 옛 남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해서 마치 자동차 사고가 나듯, 길거리에서 갑작스러운 만남이 시작됐고, 여성은 가슴에 한이 맺혔다는 듯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정신병이나 이런 류의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한다. 약간 횡설수설은 했지만, 외모가 너무 번듯하고 옷도 깨끗했기 때문에 ‘정신이 이상한 여자’라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는 것. 결국 이 씨는 순간적으로 약간은 ‘응큼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결국 여자와 소주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했고, 그녀 역시 외로움 때문이었는지,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처음 만난 선남선녀는 소주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하기 시작했던 것. 하지만 점점 술잔이 오가고 술병이 쌓일수록 묘한 기분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마치 오래된 연인 같은 친밀함을 느끼게 됐다는 것. 특히 말솜씨가 능수능란했던 김 씨의 경우에는 외롭고 울적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던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손색이 없었던 것.
결국 그녀는 그날 밤 김 씨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고 한다. ‘집에 가서 한잔 더 하자’고 했던 것. 이쯤 되면 거의 일(?)은 성사된 것이나 마찬가지. 결국 김씨는 여자의 집에 가서 무려 2박3일 동안 함께 지냈던 것. 우연찮게도 금요일 에 그녀를 만났으니 말 그대로 ‘황금연휴’를 즐긴 셈이다. 그녀는 또한 요리솜씨까지 뛰어났기에 김 씨는 일석이조의 즐거움과 행복함을 누렸다고 한다. 알고 보니 그녀는 얼마 전 남자와 헤어지고 몹시 울적한 기분이었고, 김 씨를 만났을 때는 이미 약간의 술에 취해 있었던 것이다. 결국 그렇게 해서 김씨는 섹스 파트너를 만들게 됐고, 이후에도 관계를 지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잘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한다. 어떻게 처음 본 여성이 남성과 술을 마시고, 또 2박3일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 지낼 수 있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해할 수 없는 남녀관계는 이 일뿐만 아니다.

과거 성매매 여성과의 사랑?

어떤 남성은 자신이 오피스텔 성매매 했던 여성과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자영업자인 박모씨는 유흥에는 이력이 날 정도로 많은 여성과 관계를 가졌다. 그러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우후죽순으로 생긴 오피스텔에 어느 정도 재미를 붙였던 것. 하지만 그것도 여러 번 하다 보니 딱히 큰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만나게 된 한 20대 초반의 아가씨에게 상당히 좋은 느낌을 받았다는 것.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었던 박 씨가 그런 여성에게 마음을 완전히 빼앗길 리는 없었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친밀함을 전하기는 했다는 것. 그러나 어느 날 그녀에게서 ‘이제 가게를 그만 둔다’는 메시지를 받게 됐고, 박 씨는 그 이야기를 들은 후 ‘이제 더 이상은 만날 수 없게 됐다’며 아쉬워했던 것. 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전혀 예상과 달랐다. 그러지 말고 함께 여행이나 가자는 것. 박 씨는 그녀의 반응에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혹시나 그녀가 ‘공사’를 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저 여행만 가는 것은 그리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흔쾌히 여행을 갔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부터 보여주었던 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순수했다고 한다. 딱히 뭔가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닳고 닳은 ‘작업녀’처럼 공사를 치려는 기미도 전혀 없었다는 것. 그때부터 박 씨는 심한 혼란에 빠졌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솔직히 뭔가 원하는 게 있으면 그녀가 나를 만나는 이유를 이해라도 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녀는 그런 기미는 전혀 보이질 않았다. 거기다가 그녀에게는 뭔가 특별한 사연이 있는 듯했다. 학교도 잘 다닌 것처럼 지적면 면도 보였고, 돈만 쫓는 천박함도 없었다. 그런데 그녀가 나에게 마치 친한 오빠처럼, 또는 연인처럼 해주니 나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지 않은가. 물론 나도 그녀와 여행을 할 때에는 마치 20대가 된 듯한 감성에 빠지기도 했다. 순간 나 자신에게 놀랐다. 나도 화류계에서 놀아볼 만큼 놀아봤다고 생각했는데, 한 순간에 한 여자를 만나 그렇게 유치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우리의 만남은 시작됐다.”

이러한 만남 역시 쉽게 이해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개의 화류계에 있던 여성들은 자신이 업소를 그만 두는 순간부터 과거에 알고 있던 모든 사람들과의 인연을 끊게 마련이다. 특히 자신의 단골손님이었다면 특히 더더욱 그렇다. 자신의 얼굴을 기억하고, 자신의 과거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단골손님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떻게 해서든 그런 사람들만큼은 반드시 인연을 끊으려고 한다는 것. 하지만 이 여성의 경우에는 전혀 그런 기미가 없고, 오히려 마치 순진한 여대생처럼 그 남성과 여행을 가기까지 했다는 것이 쉽게 설명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런 일에 대해서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 한 남성은 ‘외로운 여성들의 특징이다’라고 잘라 말한다. 직장인 이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외로움에 지쳐 있는 여성들은 웬만한 남성이라고 하면 그냥 술 먹고 몸을 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방이 크게 나빠 보이지 않는다면 개의치 않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외로움이 가지고 있는 힘이기도 하다. 물론 그런 경우는 아주 특수한 경우라고 할 수 있지만, 어쨌든 그런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있는 건 사실인 것 같다. 특히 겉으로는 멀쩡하고, 심지어는 직장도 괜찮은 여성들이 그런 경우가 많다. 대개 그녀들보고 ‘겁이 없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그녀들은 겁이 없다기보다는 세상이 무서운 걸 잘 모르는 여성들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세상의 때를 덜 탄 순진한 여성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또 다른 한 남성은 ‘오히려 그런 여성들이 고난이도의 엔조이를 즐기는 여성이다’라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한다.

“엔조이라는 것이 뭔가. 말 그대로 그냥 즐기는 것이다. 그런 여성들은 남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냥 순수하게 엔조이에 몰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남들이 이상한 눈으로 보니까 ‘이해할 수 없는 관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닐까.”

어쨌든 세상은 누구의 말처럼 ‘요지경’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성적으로 잘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오늘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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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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