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5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15분 동안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남은 임기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낼 것” “적폐나 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는 등의 강성 발언들이 이어졌다. 그러면서 고강도 사정을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과거의 적폐가 경제 활력의 걸림돌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각 부처는 부정부패 척결에 더욱 매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적폐가 잔뜩 쌓여 있는데 돈을 쏟아붓는다고 피와 살로 가겠는가”라며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정책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계속 갉아먹는 적폐나 부패를 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병이 발병하고 나서 고치자고 하면 앓을 것을 다 앓고, 고생할 건 다 고생하고선 안 고쳐질 수 있다”며 사전 예방 조치도 강조했다.

이어 “부정부패에 대한 사전 예방 조치들을 정부에서 곧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황교안 국무총리가 지휘를 맡아 검찰·경찰·총리실 산하 부정부패 척결 추진단 등이 총동원돼 박 대통령의 발언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한다.

또한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전 국무위원들과 10분간 티타임도 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법안 등의 처리 지연과 관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안 하면서 맨날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 어떡하느냐”며 “눈앞에 할 수 있는 것도 안 하는 것은 신세타령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숨만 쉬고 어려우니까 어쩌니 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라며 “이 법(노동개혁법)도 빨리빨리 이뤄질수록 정부가 더 노력해야지, 한숨 쉬고 경제가 어렵다고 한탄하는 게 무슨 자랑이냐”고 꼬집었다.

통일 문제와 관련, 박 대통령은 “우리의 중요한 과제인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구축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최근 북한도 8·25 합의 이행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민간 통로 확대와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남북관계 정상화에 힘써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선 “역사라는 게 ‘역사 따로 개인 따로’가 아니라 자기의 일부”라며 “긍지도 자신감도 없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 못난이라는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너 잘났다. 너 잘났다’ 하면 진짜 잘난 줄 안다는 농담이 있는데, ‘너 못났다. 너 못났다’고 해서 자기가 진짜 못난 것으로 아는 케이스가 되면 안 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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