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이끈 핵심적 정신, ‘협업’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이 책은 시대와 세대를 넘나들며 혁신을 주도했던 인물들의 창의적 정신속에 ‘협업’이 늘 존재해왔음을 시사한다. 협업은 디지털 혁명을 꿈꾸며 달려온 그들의 서로 다른 성공에서 발견되는 공통분모인 것이다.

과거《타임》 편집장과 CNN의 CEO를 역임하며 전문 전기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 <스티브잡스>로 잘 알려져 있는 월터 아이작슨이다. 저자는 이책에서 IT의 역사를 한데 모아 개괄하며 인문학과 과학 간의 융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준다.

또한 1840년대 컴퓨터 프로그래밍 분야를 개척한 디지털 선지자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앨런 튜링, 인텔의 로버트 노이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워즈니악과 스티브 잡스, 구글의 래리 페이지 등 현대 디지털 혁명을 가져온 주역들을 시대별로 소개한다.

실리콘 밸리의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발전사를 보여주고 있는 듯하지만 결국은 협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언급한다. 천재성을 가진 자들의 아이디어는 기술이라는 과정을 통해 현실화 되고 이러한 기술은 유통과정에서 능력있는 사업가를 통해 빛을 발하게 된다. 이러듯 공동수행과정 속에서 디지털 혁명이 이뤄져 왔던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스티브 워즈니악 같은 응용 엔지니어가 기술을 덧입혀 구체적인 장치로 구현했던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또한 배니버 부시 - J.C.R. 리클라이더 - 더글러스 엥겔바트 - 앨런 케이 - 스티브 잡스로 이어지는 바톤식 계보 역시 그러하다. 복잡한 구조의 컴퓨터에서 트위터나 구글로 이어지는 결과물 또한 그 예다.

이 책 역시 초고를 온라인에 게재해 이메일로 반응을 보이는 독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수정보완하는 방식으로 추가 작업을 진행했다.

책은 모든 학문은 기초과학이 전제되어야 진정한 지식의 가치를 구현한다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인문학자들은 자연과학의 기초를 파헤치고 그 세계에 매료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디지털 시대의 창의력은 기술이라는 형식에 얽매이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노베이터]는 이 시대 인문학자들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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