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극장가에 공포영화가 몰려오고 있다. 최근 충무로에서는 ‘아랑’, ‘아파트’, ‘신데렐라’, ‘귀신이야기’, ‘스승의 은혜’, ‘전설의 고향’ 등 6편의 공포영화와 CJ와 SBS가 공동 제작하는 HD 공포영화 <어느날 갑자기-4주간의 공포> ‘2월 29일’, ‘D-day’, ‘네번째 층’, ‘죽음의 숲’이 관객들에게 선을 보이면서 공포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또한 송윤아(34), 고소영(35), 도지원(39), 김서형(31) 등 스타급 30대 여배우들과 박은혜(29), 서영희(27), 신세경(16), 이지현(29), 이영아(23), 소이현(23) 등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신세대 스타들이 공포영화에 출연하고 있어 누가 올 여름 극장가의 ‘호러퀸’으로 등극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름에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오싹하고 서늘한 공포영화. 올 여름 극장가를 공포로 몰아넣을 최고의 ‘호러퀸’은 누가 될까. 이달부터 8월까지 개봉되는 공포영화는 외국영화까지 포함해서 10여편. 이중 국내에서 제작하는 공포영화만 무려 6편이다.

공포영화의 내용은 주로 지하철, 도서관, 아파트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포영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미녀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도 올 여름 공포영화의 특색이다. ‘아파트’의 고소영, ‘아랑’의 송윤아, ‘귀신이야기’의 이영아, ‘네 번째 층’의 김서형, ‘전설의 고향’의 박신혜, ‘신데렐라’의 도지원, ‘스승의 은혜’의 서영희·오미희 등 톱 여배우들이 ‘호러퀸’의 자리를 놓고 다툰다.

특히 송윤아, 고소영, 김서형, 도지원 등 30대 여배우와 박은혜, 서영희, 이지현, 박신혜, 이영아 등 신세대 스타들의 ‘신-구 호러퀸 대결’이 공포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또한 이들 중 고소영, 송윤아, 김서형, 박은혜 등 상당수의 배우들이 이미 공포영화를 찍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층 더 성숙된 공포연기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고소영 “무서워서 불도 켜고 잤다”

2002년 영화 ‘이중간첩’ 이후 몇 편의 광고를 제외하고는 활동을 중단했던 고소영. 그녀가 4년만에 공포영화 ‘아파트’로 컴백했다. ‘아파트’는 지난 94년 데뷔작인 ‘구미호’에 이어 고소영의 두 번째 공포 영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강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아파트’. 영화에서 고소영은 차가운 캐릭터의 커리어 우먼을 맡아, 매일저녁 9시 56분이 되면 불이 꺼지는 아파트에서 살인이 일어나는 사건에 연루된다.

지난 1일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가진 영화 제작발표회에서 고소영은 오랜만에 컴백한 데 대해 “어색하지 않은 척했지만 카메라 앞에 오랜만에 서니 사실은 어색했다”며 소감을 전하고 “그동안 소속사 없이 혼자 일하는 스타일이었고, 대인 관계도 폭넓지 않다 보니 다른 것에 구애받지 않고 시간이 그냥 흘렀다”고 공백의 이유를 설명했다.

고소영은 원래 스릴러가 가미된 ‘식스센스’나 ‘디 아더스’ 같은 공포영화를 좋아한다고 한다. 때문에 이번 컴백에 있어서도 익숙한 멜로 연기보다 ‘공포영화’를 선택했다는 것. 하지만 공포영화가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공포영화가 그저 소리를 지르거나 놀라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는 것. 하지만 고소영은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혼자 영화를 이끌어 가야하고 감정의 절제가 필요해 많이 힘들었다”며 “그러나 배우로서 값지고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고소영은 영화를 찍는 동안 무서워서 텔레비전이나 불을 켜 놓은 채 잠을 청했지만 한동안 제대로 잠들 수 없었다며 촬영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오는 7월 6일 개봉하는 영화 아파트는 ‘가위’와 ‘폰’으로 유명한 안병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개봉 이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송윤아 “세련된 이미지 버렸다”

송윤아가 2004년 공포영화 ‘페이스’에 이어 두 번째 공포영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영화 ‘아랑’은 연쇄 살인 사건을 파헤치던 두 형사가 사건과 관계된 억울하게 죽은 귀신의 한을 풀어준다는 내용이다. 극중 형사를 맡은 송윤아. 영화에서 늘 샌드백과 펀칭볼을 하며, 폭력을 휘두르는 여주인공 역할을 맡았다. 기존의 참한 이미지와는 달리 강도높은 액션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특히 권투 훈련을 받다 발목을 다쳐서 지난달 29일 있었던 제작발표회에서도 다리를 저는 보습을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이날 송윤아는 “참한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터프한 이미지로의 변신이 힘들었다”면서 “여형사가 무조건 터프한 것 보다는 어느 정도 여성적인 면도 있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 그런 이미지로 만들어갔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번 ‘사랑을 놓치다’에서 이미 허름한 옷차림에 노메이크업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그녀, 터프한 형사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이번에도 과거의 세련된 이미지는 완전히 버렸다. 하지만 기존 송윤아의 공포 영화 ‘페이스’가 크게 흥행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어떤 결과를 나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도지원 “원래 나는 겁쟁이”

도지원의 스크린 첫 주연 데뷔도 주목된다. 연기경력 17년만이다. 영화 ‘신데렐라’에서 도지원은 공포의 키를 쥐고 있는 성형외과 전문의로 변신, 올 여름 ‘호러퀸’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 도지원은 “원래 겁이 많은 스타일”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하지만 공포영화인줄 모르고 ‘신데렐라’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비밀스러우면서도 애틋한 모정을 표현해야 하는 역할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한다.

또한 그동안 여러 작품들을 통해 굳어져온 악녀의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의도도 숨어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들어온 악역 제의를 모두 거절했다는 후문. 도지원이 맡은 ‘윤희’역은 다정다감한 성격의 성형외과 의사이자 한 고등학생의 엄마로, 자신이 성형수술을 해준 딸의 친구들이 하나 둘 참혹한 얼굴로 죽음을 맞게 되면서 공포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드는 캐릭터이다.

8월 초 개봉 예정인 영화 ‘신데렐라’에서 도지원의 딸을 맡은 신세경은 다중인격에 가까운 폭넓은 연기를 선보인다. 신세경은 서태지의 뮤직디비오에 나오는 소녀로 유명하다. 영화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으로 유명한 봉만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서형, “호러퀸은 나의 몫”

지난해 영화 ‘여고괴담4-목소리’로 호러 영화 신고식을 치렀던 김서형. 그녀가 두 번째 공포영화에 도전한다. 김서형은 CJ엔터테인먼트와 SBS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HD공포영화 ‘어느날 갑자기-4주간의 공포’에서 ‘2월 29일’, ‘D-day’에 이어 세번째 작품 ‘네번째 층’의 주인공을 맡았다. 4층이 없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아파트에 입주한 뒤 이상해진 딸과 의문의 죽음으로 고통받는 미혼모 민영 역을 맡았다. ‘어느날 갑자기-4주간의 공포’ 시리즈 세번째로 만들어지는 ‘네번째 층’은 7월쯤 SBS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김서형은 빡빡한 촬영 일정 때문에 촬영 종반에는 몰라보게 살이 빠져 공포의 분위기를 더했다는 후문.

신세대 너도나도 ‘도전장’

박은혜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호러퀸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박은혜가 주인공을 맡은 HD공포영화 ‘어느날 갑자기-4주간의 공포’ 첫 번째 작품 ‘2월 29일’은 4년에 한번 2월 29일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과 공포를 다룬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박은혜는 톨게이트 정산소 직원 지연 역을 연기한다. HD 공포영화 연작 ‘어느날 갑자기-4주간의 공포’의 마지막편 ‘죽음의 숲’에는 소이현이 출연, 차세대 호러퀸에 도전한다. 드라마 ‘황금사과’,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 등을 통해 그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신세대 스타 이영아는 ‘귀신이야기’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다.

이 영화는 귀신이 나오는 마을을 찾은 사진 동아리 학생들이 겪는 섬뜩한 하룻밤을 다룬 이야기다. 이영아는 발랄하고 대범한 주인공 ‘설아’ 역을 맡았다.영화 ‘스승의 은혜’는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에게 상처를 받았던 인물들이 16년여만에 선생님의 별장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다룬다. 서영희와 오미희, 이지현이 출연한다.

스승의 수발을 드는 미자 역은 서영희가 맡았고, 지난 2002년 영화 ‘보스상륙작전’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에 나선 이지현은 뚱뚱하고 못생긴 외모로 어린 시절 상처를 받아 성형 중독자가 되는 ‘순희’ 역을 맡았다. 초등학교 선생을 하다가 퇴직한 박 선생 역할은 오미희가 맡았다. ‘스승의 은혜’는 오는 6월말께 모든 촬영을 마치고 8월에 개봉할 예정.

영화 ‘전설의 고향’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일명 소복귀신이 나오는 공포영화다. 이번 영화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박신혜는 1인 2역을 맡아 죽은 자의 한과 산 자의 두려움을 동시에 표현한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 ‘천국의 나무’ 등으로 청순하고 맑은 이미지를 선보였던 박신혜. 조선 시대의 한 선비를 연모하는 쌍둥이 자매의 엇갈린 사랑을 통해 의문의 죽음과 원망, 질투, 한 등의 정서를 표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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