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창환 기자] 2016년 화제작 <레베카>3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레베카, 나의 레베카, 어서 돌아와 여기, 맨덜리로

4분짜리 킬링 넘버(Killing number)’ 하나만으로도 뮤지컬 <레베카>를 선택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댄버스 부인이 부르는 이 넘버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극 전체를 장악한다.

뮤지컬 <레베카>는 전 부인인 레베카의 죽음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막심 드 윈터와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며 맨덜리 저택을 지배하는 집사 댄버스 부인. 사랑하는 막심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댄버스 부인과 맞서는 (I)’를 중심으로 맨덜리 저택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 가는 작품이다. (I)의 성장담이 뼈대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로맨스와 반전을 거듭하는 서스펜스, 깊은 감정의 변화를 절묘하게 담아낸 강렬한 선율, 긴장감을 높여주는 무대 등이 어우러져 시너지를 이뤄내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욕망과 트라우마가 얽히고 설켜 극 내내 관객들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초연과 재연 당시 레베카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성공한 서스펜스 뮤지컬이라는 호평을 들었던 만큼 극 내용과 구성에 큰 변화는 없다. 그럼에도 화려한 라인업과 드라마틱한 씬, 몰입도 높은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무대 장치로 매번 새로움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국내 관객들이 가장 열광했던 2막 첫 장면인 발코니 회전 장면은 음악과 무대 전환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맞춰 극의 감동을 배로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과장된 형태의 조명과 그림자, 무대의 이질적인 색감은 기이하고 초자연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1930년 스타일을 사실적으로 구현한 모노톤의 의상은 마치 흑백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해 전체적인 통일감과 함께 작품의 퀄리티를 높였다.

어두운 과거로 인한 트라우마를 순수한 나(I)와의 사랑으로 극복해가는 막심 역에는 류정한, 민영기, 엄기준, 송창의가 캐스팅돼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또한 레베카에 대한 집착으로 맨덜리 저택의 새로운 안주인이 된 나(I)를 위협하는 댄버스 부인에는 신영숙, 차지연, 장은아가 발탁, 파워풀한 가창력과 강렬한 에너지로 관객을 압도하고 있다. 막심과 운명적인 사랑을 통해 성장해가는 순수한 여인 나(I)에는 김보경, 송상은이 캐스팅됐으며 잭파벨에 최민철, 이시후가, 반호퍼 부인 역에 김희원, 이정화가 발탁돼 탄탄한 라인업을 완성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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