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창업시장은 잠시 주춤했다. 메르스 여파와 내수 경기 침체 등으로 자영업 시장의 불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예비창업자들의 주목을 받은 히트 창업아이템들이 있었다.

외식업 분야 가운데 ‘양식 레스토랑’이 바로 이런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점차 다양해지는 고객의 니즈에 맞춰 양식 레스토랑은 갖가지 모습으로 변화하고 분화되었다.

또한 같은 메뉴 군에 속해 있다해도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각자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면서 소비자 만족도를 더욱 높이고자 애쓰고 있다.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주목받았던 히트 창업아이템으로 자주 거론된 ‘캐쥬얼 레스토랑’이 2016년에도 계속해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격적인 양식 레스토랑의 등장은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조명하는 80년대 이후다.
일본식 돈카츠를 원형으로 경양식 돈까스라는 한국의 독자적 메뉴가 탄생한 것이 그 시초. 이 메뉴를 주로 팔던 곳이 소위 ‘경양식 레스토랑’이다. 그러나 경양식(輕洋食)이라는 의미 그대로 가벼운 양식 메뉴들은 ‘한 끼’라고 불리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이후 2000년대부터 이러한 형태의 매장들은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10여년간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나 대형 패밀리레스토랑들이 기존 80~90년대 양식 레스토랑을 대체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2인 1메뉴를 앞세운 ‘서가앤쿡’이나 퓨전 레스토랑 ‘미즈콘테이너’ 같은 브랜드를 필두로 중저가의 스테이크와 양식을 즐길 수 있는 캐쥬얼 레스토랑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양식 업종에 있어 지금까지는 개인 브랜드의 매장들이 주를 이뤘지만, 1~2년 전부터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장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들어서는 ‘스테이크’와 ‘함박’을 중심으로 하는 매장들이 젊은 고객의 인기 외식 장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전에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각광받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조금 뒤로 밀려난 상황이다.

시장 개척에 나서다

일부 창업자들이 캐쥬얼 레스토랑으로 눈을 돌린 것에는 커피전문점 시장 등에서 사업성, 수익성에 의문을 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이 시장 진입에 시도했지만 일부 패밀리 레스토랑을 제외하고는 실패했던 메뉴가 바로 스테이크였다. 하지만 2~3년 전부터 몇몇 브랜드들이 이 시장 개척에 성공하면서 브랜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양식 캐쥬얼 레스토랑 가운데 가장 먼저 두각을 보인 ‘서가앤쿡’은 목살 스테이크와 2인용 스파게티 메뉴로 주요 상권에서 고객들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특히 20~30대 젊은 여성층에게서 붐이 일었지만 이제는 젊은 고객층을 넘어 가족 단위의 식사 형태로도 주목받고 있다. 고객층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브랜드 성장세가 두드러져 보이는 ‘돈까스클럽’은 교외 상권에서 피자와 스파게티, 돈까스를 결합한 이색적인 메뉴 구성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다양한 문화와 외식 베스트 상품을 특화해 한 매장에서 판매하는 ‘one-stop’ 방식은 고객들의 다양해진 니즈를 맞추기에 제격이다.

돈까스클럽에서는 돈까스를 비롯한 화덕피자, 스파게티, 스테이크, 커피 및 디저트 등 9개 카테고리 약 50여 개의 메뉴를 한 매장에 구성함으로써 고객에게 편리성, 합리성, 다양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돈까스클럽만의 다양성은 불황을 막는 대비책으로 예비창업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현재 전국 8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돈까스클럽은 월 1억 원 매출에 영업이익률 20∼30%를 목표로 점포 출점 전략에 나서고 있다.

메르스가 확산되던 시기에 두뇌계발이나 치매 예방은 물론 면역력 증대에 좋은 걸로 알려져 핫키워드가 된 카레는 카레라이스에 치킨, 돈까스 등 다양한 토핑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최근들어 건강메뉴로 인기를 얻고 있다.

만족도를 올려라

‘코코이찌방야’는 바로 이런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주목받는 브랜드다. 코코이찌방야는 같은 가격으로 최상을 만족도를 이끌어내 ‘현대인에게 가장 걸맞은 브랜드’로 불리고 있다. 이 성공 비결에는 바로 ‘고객의 선택’이라는 키워드가 있다.

코코이찌방야의 카레는 정통 일본식 카레로, 밥의 양과 매운맛, 토핑을 마음대로 정해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밥은 최소 200g에서 최대 600g까지 선택 가능하며 매운맛도 12단계로 나눠 선택할 수 있다. 또 육류, 해산물, 야채 등 여러 가지 종류의 토핑을 마음대로 골라 추가할 수도 있다.

2014년 12월 론칭된 ‘리즈스테이크 갤러리’의 핵심 키워드도 ‘가성비’였다. 사치보다 가치에 무게를 두면서 가격 대비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여기에는 ‘오니기리와이규동’으로 외식 시장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본사 ㈜오니규의 전략이 반영된 것이다.

리즈스테이크갤러리는 기존에 3만 원 이상 줘야 했던 스테이크를 7900원에서 9900원 가량의 가격대로 판매하고 있다. 스테이크에 닭다리, 목살, 소고기 등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했다는 것도 강점이다.

또한 스테이크 메뉴에서 2900원만 추가할 시 쌀국수까지 맛볼 수 있다는 것은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점이다. 퓨전을 즐기는 젊은 층, 저렴한 가격에 만족을 원하는 직장인, 든든한 외식을 기대하는 가족 고객들까지 사로잡은 한 수였다.

이 밖에도 ‘요난자’, ‘구슬함박’, ‘인더키친’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이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점점 단순한 ‘하나의 메뉴’가 아닌 ‘한 끼’로 충족될 수 있는 외식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메뉴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메뉴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피자의 경우 모든 레스토랑 사업에 필수 메뉴가 됐다. 캐쥬얼 레스토랑의 맛있는 피자는 배달 피자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퓨전 메뉴로 진화한 피자는 이제 중심메뉴로 등극할 수도 있을 만큼 주가를 높였다. ‘비비큐 카페’는 치킨에 피자를 판매하고 있으며, ‘니뽕내뽕’은 짬뽕과 피자를 함께 내놓고 있다. 특히 화덕피자와 도우가 얇은 피자, 치즈를 듬뿍 넣은 시카고 피자가 인기를 모았다.

2016년에도 피자와 스테이크 전문점을 앞에 세운 ‘양식 캐쥬얼 레스토랑’의 창업 성장 행진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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