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답게 키우는 피드백 교육법, 긍정 훈육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빠른 경제 성장과 사회발전 속에서 삶의 질은 나아졌지만 정신적인 우울 증상으로 불안, 공황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군다나 OECD국가 중 행복지수는 최하위를 달리고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 속에 청소년들이 흔들리고 있다. 늘어나는 학교폭력과 가출의 방지라는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자존감을 회복시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인성교육이 절실한 때다. 그러한 인성교육의 지침서가 될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을 전공한 제인 넬슨에 의해 집필되었다. 일곱 명의 자녀와 스물 두 명의 손주를 두고 있는 그녀는 교육심리학 박사로서 초등학교에서 상담교사 활동을 한 바 있다. 30년 이상을 긍정 훈육법에 대해 연구하고 현장에서 적용해 본 사례를 정립시킨 이론은 47개국에서 다양한 언어로 번역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그 이유는 연구 결과를 정형화시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례별 행동지침서로서 양육현장과 밀접하게 연결시켰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인정받아야 하고 행복해져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진정한 내면의 행복을 위해 평범해질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아들러의 심리학은 과거와 현재의 인과 관계에서 부득이 생기는 트라우마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기본 원칙을 세우고 진정한 내면을 바라보라 말한다. 이 책 1부에서 정해준 ‘긍정 훈육의 원칙’은 자신을 돌아보는 자아성찰의 시간이 전제되어야 한다. 부드럽고 단호하되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지을 수 있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말 대신 행동으로 보여주는 과정에서 체벌이 아닌 자신의 실수를 통해 깨닫는 과정이 필수다. 소통 기술을 개선하고 자신에 대한 적정한 기대수준을 정할 때는 가족 구성원끼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머감각을 잃지 말고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이 외에도 해서는 안되는 기준을 단호하게 강조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부모 또한 자신의 삶을 돌보는 ‘긍적적인 타임아웃’을 가지면서 서로 다른 공간 속에서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타임아웃은 유일하거나 최고의 교육방법은 아니지만 아이에게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단, 네 살 미만의 아이에게 적절하지 않음을 명시한다.

2부에서는 생활 속 긍정 훈육법을 연습해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가 제시된다. 마치 부모와 자녀가 처한 숱한 상황을 머릿속에서 그려 보는 훈육 시뮬레이션 현장처럼 느껴진다.
또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는 좋은 습관을 기르는 법과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삶의 기술을 양육 포인트와 함께 짚어준다. 정리하는 부분에서는 각 사례별 훈육 도우미를 한눈에 들어오는 박스로 처리함으로써 긍적적 훈육법의 동기를 심어준다. ‘정신없는 목욕시간’이나 ‘난장판 취침시간’, ‘승부욕이 강한 아이’, ‘금방 싫증내는 아이’등과 같은 챕터는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 입장이라면 더욱 관심이 가게 될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은 과거 트라우마 때문에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문제를 극복하려는 ‘의지 결여’라고 본다. 따라서 평범할수록, 미움받을수록, 어느 정도는 불행하다고 느낄수록 자신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심어준다고 말한다. 결국 긍정적인 훈육법도 부모가 먼저 자신을 돌보며 아끼는 감정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철학이 깃든 훈육이란 원칙을 세워 부모가 몸소 보여준 행동을 보고 자연스럽게 본받아가는 과정, 그 자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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