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보다는 정독으로 깊이 있는 울림을 받아야…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저자 박웅현은 ‘책은 주관적으로 사로 잡혀있던 바로잡지 못한 것 들을 한번에 찍어낼수 있는 도끼’와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광고카피 제작자이기도 하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진심이 짓는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사람을 향합니다’, ‘생각이 에너지다’, ‘던킨도넛; 커피엔 도넛’,‘텔레콤; 생활의 중심’‘네이버; 세상의 모든 지식’

몇 자도 되지 않은 음절들이 가슴에 새겨지는 광고 카피와 캠페인을 제작한 저자는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 텔레 커뮤니케이션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제일기획사에서 광고일을 시작해 현재는 TBWA KOREA의 ECD로 일하고 있다. 칸 국제광고제, 아시아 퍼시픽광고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생각은 공유해서 배로 나눠야 한다는 신념으로 광고를 만드는 장본인이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우리가 그 책은 왜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 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된는 거야.”라고 언급한 저자는 읽는 책의 대부분은 도끼였다고 말한다. 닫혀 있던 가슴을 열리게 하고 잠자던 세포를 깨우는 도끼자국은 머릿속에 선명한 흔적을 남기며 저마다의 울림으로 얼음을 깬다고 전한다.

이 책은 총 8강으로 나눠져 있다. 1강에서는 인간에게 ‘공유의 본능’이 있기에 울림으로 나누고 싶음을 알린다. 2강부터는 작가 김훈의 들여다보는 방법부터 알랭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고찰을 언급한다. 고은의 낭만에 취해 보기도 하고 햇살의 철학, 지중해의 문학을 통한 울림은 전한다. 삶의 속도를 조금은 늦추고 바라보라는 저자는 판화가 이철수의 다른 시선에 매료되는 이유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기도 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저자가 이끌어주고 다독여주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면 김소월 ‘산유화’를 예로 들어 ‘김훈’이라는 작가가 보는 시각을 언급해준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물을 인지하는 방법이 남다른 또 다른 작가들을 만나 볼 수 있게 해준다.

산에 꽃 피네
꽃이 피네
갈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김훈작가 왈, 이 노래는 말을 할 수 없는 자연을 향해 기어이 말을 걸어야 하는 인간의 슬픔과 그리움의 노래로 들린다
-본문 중-

이렇듯 광고인 박웅현의 아이디어 원천은 바로 ‘책'이었다. 고은의 <순간의 꽃>, 톨스토이 <안나 카레리나>,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프리초프 카프라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등 시집에서부터 인문 과학 서적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어렵지 않게 소개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깊이 있게 읽으라 권한다. 우리의 사고와 태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책읽기를 하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좋은 책이라면 여러 번 읽고, 감동을 준 문장들을 하나하나 밑줄 치고 따로 정리해두는 자신의 독법을 소개한다.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봄으로써 ‘보는 눈'을 가지게 되고 사고의 확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나이가 들수록 행복한 이유는 다른 사람보다도 조금 더 볼 수 있는 시선이라고 말한다. 한가로운 일요일 오전 11시에 고양이가 내 무릎에 앉아 자고 있고 제이슨 무라즈의 음악이 들리고 책 한권을 읽는 그런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표현한 저자는 얼마나 소박한 사람인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몇 개의 순간이 각인 되어 있느냐가 내 삶의 풍요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한 저자는 그것들을 얻기위해 약간의 훈련이 필요하고 그런 기준을 잡아주는 데는 책만한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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