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설 명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명절 후 찾아오는 온갖 후유증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피로감이 찾아온다.
장시간 운전에 명절 음식 까지 준비하랴, 혹사당한 몸은 이곳 저곳 쑤셔온다. 급기야 우울증으로 감정이 격해져 가정불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오죽하면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싶을 정도다.
명절후 찾아오는 대표적인증상으로 ‘척추관절 통증’을 들 수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최선의 예방은 통증을 줄이는데 있다. 우선 한 번에 장시간 앉아있는 자세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허리의 압력을 높여 염좌 등이 발생될 우려가 있어서다.
바닥보다는 허리를 지탱할 수 있는 의자에 앉기를 권한다. 장시간 앉아 있다가 바로 일어나서 무거운 물건을 혼자 서 드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뻣뻣해진 허리에 강한 압력까지 더해지면 유연성이 떨어져 다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스트레칭을 수시로 해 관절과 근육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 좋다. 무리하게 관절을 꺾는 스트레칭 대신 어깨와 목 등 신체 각 관절을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리거나 잡아당기는 등 부드럽고 천천히 움직일 수 있는 동작들이 더 효과적이고 안전하다.
이에 앞서 ‘절하는 자세’를 통해 몸 상태를 점검해보는 것도 명절로 인한 후유증을 줄이는 길이다. 특히 수시로 세배를 해야한는 명절에는 평소 운동부족이라면 절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오를 수 있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절’은 유산소 운동으로 안성맞춤이긴 하지만 무리하거나 잘못하면 허리를 삐끗하고 무릎을 다칠 수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우선 절을 할 때 앉았다 일어나는 과정에서 무릎에서 ‘우두둑’하며 소리가 나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보통 관절에서 나는 소리는 관절 주위를 지나가는 힘줄이나 인대가 관절 사이에 끼여 미끄러지거나 윤활액이 부족해지면서 연골과 연골이 부딪혀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고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힘줄이나 활액막이 뼈의 돌출된 부분과 부딪혀 나기도 한다.
무릎을 움직일 때 소리만 나면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통증까지 동반하는 경우 ‘추벽증후군’이 의심된다. ‘추벽’이란 무릎의 슬개골 뒤와 무릎 연골 측면에 위치한 얇은 활액막 조직의 띠로써, 이곳이 두껍고 딱딱해지면서 연골을 자극해 통증이 생기게 된다.
추벽증후군은 대한민국 국민 3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무릎을 굽히고 펼 때 추벽과 관절의 충돌횟수가 증가하면서 통증은 물론 연골의 마모도가 가속화되고 향후 퇴행성관절염이 유발될 가능성이 크다. 절을 할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중지해야 한다.
또한 절을 할 때 요상한 자세들이 반복된다면 척추관절의 구조적인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 만약 척추측만이 있는 경우는 절을 하려고 허리를 구부리면 등 양쪽의 높이가 다르다. ‘척추후만(일자허리)증’이 있다면 절을 할 경우 등이 구부정하면서 불록하게 솟은 형상을 띤다.
이밖에도 절을 할 때 허리부터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 허리부터 숙여 절하면 상체의 하중을 온전히 허리에 전달되기 때문에 허리가 약하거나 복부비만인 사람의 경우 허리를 삐끗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릎을 꿇으면서 자세를 낮춘 후 허리를 숙이는 것이 안전하다.
한편 명절이 지나고 며칠간의 휴식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일주일이상 지속되면 척추관절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도한 명절 노동으로 인한 통증을 방치할 경우 자칫 손목터널증후군, 퇴행성디스크 등 다양한 척추관절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일산하이병원 원장>
<정리=김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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